지난 5일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 ‘푸젠함(福建?)’이 취역했다. 이 함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규모 때문이 아니다. 중국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전자식 캐터펄트(EMALS)를 처음으로 장착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랴오닝함과 산둥함은 스키점프(STOBAR) 방식의 이착함 방식을 채택했다. STOBAR 방식의 항공모함은 항공모함의 활주로를 통해 함재기의 자체 동력으로 이착함하기 때문에 이륙 가능 중량과 발사 횟수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전자식 캐터펄트는 충전식 전기의 전압으로 함재기를 이륙시킨다. STOBAR 방식과 증기식 캐터펄트는 출력 부족으로 콜드캣(함재기가 바다에 추락하는 것)이 발생할 수 있지만, 전자식 캐터펄트는 추력 조절로 부드러운 가속이 가능해 함재기 및 파일럿에 부담이 적다. 이는 함재기 운용 효율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여주는 기술적 진보다.
하지만 푸젠함의 전자식 캐터펄트는 단순한 무기체계의 업그레이드가 아니다. 그 이면에는 시진핑 시대 중국 전략문화의 전환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은 오랫동안 ‘대함대 건설’과 ‘양적 팽창’을 중심으로 해군력을 키워왔지만 이제는 정보·에너지·지능화를 통합한 질적 지배로 방향을 틀고 있다. 즉, 기술을 통해 전쟁을 통제하고 에너지와 데이터를 전략자산으로 관리하는 사고의 전환이 일어난 것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정보화와 지능화가 융합된 강군”을 강조하며, 전력의 디지털 전환을 국가전략의 핵심으로 제시했다. 푸젠함의 전자식 캐터펄트는 상징적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이 장치는 단순한 추진기술이 아니라 중국식 ‘전쟁관’의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 물량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정밀제어·자율통제·네트워크화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작전 문화로의 진화다.
이러한 변화는 기술적 차원을 넘어 정치·전략적 함의를 가진다. 푸젠함이 완전운용에 들어가면 중국 해군은 한 차례 출동으로 서해·동중국해·남중국해를 잇는 연속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해상전력 증강이 아니라 주변국을 상대로 ‘존재적 시위’ 강도를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우리와 맞닿은 서해에서도 회색지대 전략, 법률전·심리전 등 비전통적 압박 수단이 더 빈번해질 가능성이 있다. 푸젠함의 전자식 캐터펄트는 기술과 전략, 그리고 정치가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다. 중국은 이제 전쟁을 무력 충돌이 아닌 ‘에너지·정보·인지의 통합적 전장’으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가 취해야 할 새로운 억제 수단은 무엇일까?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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