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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꿈을 굽습니다…행복한 일 찾아 제과제빵… 공부 군서 배운 끈기로 제2인생 날개

입력 2025. 11. 17   16:58
업데이트 2025. 11. 1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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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job)이 생길 거야
부사관 전역 후 호텔 파티시에 꿈 이룬 이찬혁 예비역 중사

관련 경력 전무…열정 하나로 도전 
SK 뉴스쿨서 주 3일 실습 역량 다지고
이력서·자소서·면접 스킬까지 도움
군서 익힌 책임감에 실무능력 더해
막연하던 호텔 파티시에 꿈 현실로

전역을 앞둔 군인에게 가장 어려운 질문은 ‘전역 이후의 삶’에 관한 것이다. 하루하루 지휘계통에 따라 움직이던 환경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직업을 선택한다는 건 누구에게나 막막하다. 육군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1방공여단에서 열상감시장비(TOD) 조장으로 근무했던 이찬혁(27·예비역 육군중사) 씨도 그 지점에서 오래 멈춰 서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워커힐호텔 베이커리에서 파운드케이크와 스콘을 굽는 파티시에로 매일 새벽을 연다. 군 생활에서 익힌 책임감과 체력이 전혀 다른 분야에서 다시 빛을 발하고 있다. 조수연 기자/사진=SK 뉴스쿨

 

 


전역을 결심한 이씨는 스스로에게 가장 단순한 질문을 던졌다. ‘군 밖에서 나는 어떤 일을 했을 때 행복했나?’ 

본능적으로 떠오른 답은 오래된 꿈이었다. 중학생 때 잠시 품었던 파티시에라는 꿈, 그리고 스무살 입대 전 했던 요식업 아르바이트.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결과물을 내놓는 과정이 그에겐 유난히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이씨는 전역하자마자 곧바로 제과제빵학원을 등록해 자격증 준비에 뛰어들었다. 재료 계량부터 발효, 굽는 시간까지 모든 단계에 신경을 쏟아야 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가슴이 원하는 일이기에 힘들지만은 않았다고 회상했다.

“빵을 만들기 위해 공부하는 것조차 재미있었어요.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인 파티시에가 되기로 결정했고요.”

자격증을 취득하고 바로 취업에 뛰어들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경력 없는 지원자를 반기는 곳은 많지 않았고, 지원과 불합격이 반복됐다.

“기술도 부족하고, 배운 것도 제한적이었어요. 이래선 파티시에가 될 수 없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때 군 복무 중이던 친구가 국방일보 기사를 보내왔다. 제과제빵·커피·와인·영어까지 1년 동안 체계적으로 배우는 ‘SK 뉴스쿨 카페베이커리과’ 신설 소식이었다. 당시 첫 기수 학생을 뽑는 시기였고, 관련 자료도 거의 없는 상태였다. 그럼에도 이씨는 확신을 가졌다.

“준비되지 않은 파티시에로 뛰어들다 계속 실패할 바엔, 제대로 준비된 파티시에가 되자고 결심했습니다.”

관련 자료가 거의 없었기에, 직접 증명하기로 했다. 지원서를 작성하고 면접을 볼 때까지 그는 한 가지에 집중했다. 왜 파티시에가 되고 싶은지, 얼마나 간절한지. 배워온 제과제빵 실습 경험을 정리하고, 군에서 책임감을 배웠던 순간들을 면접 답변에 자연스럽게 녹였다. 예비과정이 시작된 뒤에는 ‘항상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 기준을 높였다.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포기하고 싶었던 때에도 파티시에가 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버텼어요.”

결국 이씨는 카페베이커리과 1기 최종합격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금 돌아보면 SK 뉴스쿨이 바라본 건 딱 한 가지, 꿈을 향한 열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카페베이커리과에서의 1년은 그에게 완전한 재정비의 시간이었다. 주 3일 실습으로 제과제빵 기본기를 다졌다. 커피자격증·와인·외식마케팅·영어까지 확장된 역량도 키웠다. 오래 서 있는 직업 특성에 맞춰 신체훈련·자세 교정을 받고, 취업 전에는 이력서·자기소개서·면접 스킬까지 준비했다.

특히 이씨는 “실습 과정에서 ‘왜 이렇게 반죽해야 하는지’ 등 제조 과정의 원리를 자세히 설명해주는 강사님들의 열정이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레시피 암기가 아니라 실제 호텔·카페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감각을 익힌 것이다.

1기인 만큼 운영단·조교 역할도 경험했다. 학생들과 매니저 사이에서 소통을 돕고, 실습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준비하는 과정에서 책임감과 협업 능력을 확실히 키울 수 있었다고 한다.

 

 

이찬혁(오른쪽 둘째) 씨의 현역 시절 모습.
이찬혁(오른쪽 둘째) 씨의 현역 시절 모습.

 

이찬혁(맨 오른쪽) 씨가 SK 뉴스쿨 카페베이커리과에서 실습하는 모습. SK 뉴스쿨 제공
이찬혁(맨 오른쪽) 씨가 SK 뉴스쿨 카페베이커리과에서 실습하는 모습. SK 뉴스쿨 제공



교육 과정 후 목표로 삼았던 워커힐호텔 베이커리 부서 인턴으로 들어갔다. 처음엔 엄청난 양의 생산 속도에 압도됐다. “반죽 하나가 조금만 어긋나도 전체 작업이 흔들리기에 업무에 온 정신을 집중했어요.”

카페베이커리과에서 다져놓은 기본기를 바탕으로 반죽 상태, 발효 정도, 작업 동선 등을 빠르게 파악했고 군에서 익힌 책임감으로 맡은 일을 끝까지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지금 이씨는 빵파트 야간조에서 식빵·파운드케이크·스콘 등을 직접 반죽하고 굽는다. 르파사쥬 매장에 나가는 제품 상당수가 그의 손을 거친다.

“손에서 나오는 제품이 바로 고객에게 간다는 생각을 하면 대충 할 수 없습니다. 정말 온 정성을 다해야 합니다.”

워커힐호텔에서 정규직 전환에 성공한 건 이런 태도 덕분이었다. 그가 처음 세웠던 목표는 단순히 ‘호텔 파티시에가 되기’였지만, 지금은 새 목표가 생겼다. “이제는 제 레시피를 워커힐에서 판매하는 게 목표예요. 선배들에게 배우고, 공부를 이어가면서 온전한 호텔 일원이 되고 싶습니다.”

그는 전역을 앞둔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저도 ‘밖에 나가서 다른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이니까 결국 길이 열렸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마음을 믿고 한 번 제대로 도전해보세요.”

TOD 앞에서 호텔 제빵실로 이동한 이씨의 파란만장 재취업기는 우리에게도 교훈을 남긴다. 군에서 배운 책임감과 끈기는, 새로운 직업에서도 그대로 통한다는 것. 군문을 나서는 순간, 또 다른 시작은 충분히 가능하다.

SK 뉴스쿨은
‘불안했던 시간, 이제는 성장의 시간’을 슬로건으로 한 SK 뉴스쿨은 청년들이 전문직업인으로 자립하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청년 직업교육기관이다. 교육비 전액 무료, 생활·주거 장학 지원, 실무형 커리큘럼, 전문 강사진, 기업 인턴십 기회, 소수 집중교육 등이 강점이다. 올해는 오는 12월 1일부터 14일까지 2026년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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