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교양 자동차이야기, Fun Car

수제 차 제작하듯 꼼꼼히…0.1㎜ 오차도 허용 않는다

입력 2025. 11. 17   15:59
업데이트 2025. 11. 17   16:03
0 댓글

자동차이야기, Fun Car
日 도요타시 ‘GR 팩토리’ 가 보니

스포츠카 3종 하루에 100대만 생산
셀 방식·무인운반차 결합 정밀도 높여
접착제·용접 타점 확대 결합 강도 ↑
시속 120㎞ 주행 종합 테스트 후 출고

 

서스펜션을 장착 중인 GR 차량.
서스펜션을 장착 중인 GR 차량.

 


일본 아이치현의 도요타시.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자동차의 고향이다. 과거 이 도시는 고로모시로 불렸으나 도요타자동차의 이름을 따 도요타시로 개명했다. 도요타는 1937년 이곳에 일본 최초의 승용차 공장을 세워 세계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했고, 도요타시는 자동차산업 도시로 성장했다.

지난달 말 도요타시 모토마치 공장 내에 2020년 문을 연 GR 팩토리를 방문했다. 이곳은 스포츠카 전용 공장으로 GR은 ‘GAZOO Racing’의 약자로 도요타를 대표하는 모터스포츠 팀이자 고성능차 브랜드를 의미한다.

대량 생산과 효율화를 강조한 도요타 생산 방식(TPS)을 적용한 다른 공장과 달리 GR 팩토리는 장인정신으로 스포츠카를 소량 생산하는 특별한 곳이다. 꼼꼼한 작업을 거쳐 차량을 만들다 보니 GR 팩토리의 하루 생산 대수는 2교대 기준 100대 규모에 그친다. 생산하는 차종도 GR 야리스와 GR 코롤라, 렉서스 LBX 모리조 에디션 3종이다.

GR 팩토리 내부는 다른 공장보다 작업자 수가 많은 편이었다. 마치 수제 자동차를 제작하듯 작업자가 직접 손으로 진행하는 세밀한 공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정밀도를 최우선으로 하는 ‘셀(Cell) 생산’ 방식과 ‘무인운반차(AGV)’를 결합해 소량 및 고정밀 생산에 최적화한 공정을 마련했다.

셀 생산은 차체 하부 용접, 서스펜션 장착 등 공정을 구역별 ‘셀’로 나눈 방식을 말한다. GR 팩토리는 생산 중인 차량이 각 셀을 움직일 때 AGV를 사용해 이동한다. AGV는 컨베이어 벨트처럼 일정한 속도로 이동하지만 필요 시 멈춰 세밀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생산 방식을 구현한다.

GR 팩토리 관계자는 “셀 생산 방식은 일반 공장보다 시간과 공정 노력이 더 들고 생산량과 비용 면에서는 불리하지만 고정밀 생산과 양산을 동시에 실현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출고 전 검사 중인 GR 차량.
출고 전 검사 중인 GR 차량.

 

 

먼저 살펴본 곳은 보디(차체) 공정 라인이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GR 야리스의 경우 일반 모델보다 높은 차체 강성을 확보하기 위해 작업자가 다양한 추가 용접을 진행한다. 차체가 이어지는 부분에 구조용 접착제 적용 범위를 넓혀 비틀림 강성을 강화한다. 스폿 용접 타점도 일반 모델보다 확대, 차체 결합 강도를 높이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보디 정밀도 검사는 GR 팩토리가 고집하는 정밀 생산의 핵심 공정이다. 차체 하부의 홀 위치를 0.1㎜ 단위까지 정밀 측정한 뒤 데이터를 분석 시스템에 통합해 각 부품의 미세한 차이를 잡아낸다.

조립 공정도 살펴봤다. 일반 공장에서는 하부 부품 탑재를 중간 단계에서 진행하지만 GR 팩토리는 조향 및 구동과 직결되는 핵심 부품의 정밀도가 다른 부품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도록 가장 마지막에 조립한다.

GR 팩토리 관계자는 “일반 공장이 차체를 매단 상태에서 작업하는 것과 달리 GR 팩토리는 하부 부품을 정확한 위치에 먼저 세팅한 뒤 차체를 위에서 내려 결합하는 방식을 사용한다”며 “작업 흔들림을 최소화하고, 중력이 실린 실제 조건에서 조립 정밀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은 검사 공정이다. 랠리 주행 환경을 가정해 2명이 탑승, 연료가 가득 찬 상태의 차량 무게를 인공적으로 재현한 상태에서 휠 얼라인먼트(바퀴 정렬 작업)를 조정한다. 완성된 차량은 테스트 코스 평가를 거친다. 인증 테스트 드라이버가 실제 주행 테스트를 실시한다.

시속 120㎞까지 달려 직진 안정성, 차선 변경 시 조종 안정성, 제동 반응, 소음, 노면 대응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한다. 감각 평가와 기술 데이터를 함께 반영해 최종 품질 합격을 받아야 공장에서 출고할 수 있다.

GR 팩토리는 대량 생산보다 완벽한 품질의 고성능차를 만들려는 제조사의 집념이 드러나는 특별한 공장이었다. 세계적으로 공장 자동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추세지만 GR 팩토리는 ‘좋은 차는 결국 사람이 만든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었다. 사진=필자 제공

 

필자 정치연은 전자신문 모빌리티팀장으로 자동차와 모빌리티 산업을 취재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 올해의 차 선정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필자 정치연은 전자신문 모빌리티팀장으로 자동차와 모빌리티 산업을 취재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 올해의 차 선정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