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트렌드
격변의 시대, 한국 산업의 전략적 리셋 방향
수익모델 여전히 불투명해도
미 벤처캐피털 절반 이상
전 세계 투자액 3분의 1 ‘흡입’
전력망 등 산업·사회구조 재편
거대한 도전에 필요한 전략
지속가능한 성장 등 본질 봐야
기술·규제·윤리·데이터·공급망
일관성 있는 긴 호흡 필요
글로벌 파트너십 활용도 필수
2025년 전 세계는 ‘인공지능(AI) 광풍’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만큼 거대하고 복잡한 변혁의 한가운데 있다. 생성형 AI의 급부상, 빅테크의 역대급 투자와 성장, 미디어·콘텐츠 기업과 기술 기업 간 저작권 및 윤리 논쟁, 공급망과 데이터 인프라의 구조 전환, 각국 정부와 시장의 규제 실험까지. 이런 격변 속에서 대한민국 산업계가 마주한 기회와 도전, 그리고 실질적인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거대 투자와 성장, 그러나 커지는 불확실성
2020년대 중반 AI는 벤처캐피털(VC)·사모펀드·공공기관 등 모든 투자자의 최우선 화두가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미국 VC의 절반 이상, 전 세계 투자액의 3분의 1이 AI기업에 몰릴 만큼 ‘쏠림 현상’이 극대화됐다. 엔비디아·오픈 AI·메타 등의 주요 기업은 400억~1조4000억 달러 단위 펀딩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AI를 빼고는 투자 논의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하지만 실제 투자 구조를 보면 후기 단계(레이트 스테이지) 대형 기업에만 자본이 집중되고, 초기·혁신적 스타트업 투자는 오히려 줄어드는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AI 생태계 전체의 ‘혁신성 고갈’ 가능성과 함께 대기업 중심의 승자 독식 구조가 심화될 위험을 내포한다. 무엇보다 AI기업의 수익모델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투자 대비 실제 자본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시장의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저작권·프라이버시·법률…기술과 신뢰의 경계
올해 AI산업을 흔든 최대 이슈 중 하나는 미국에서 시작된 뉴욕타임스(NYT)의 오픈 AI·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한 저작권 소송이다. 언론사와 미디어 기업은 ‘내 콘텐츠가 챗GPT 학습에 무단 사용됐다’며 대규모 손해배상 및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법원은 오픈 AI에 2000만 건의 사용자 대화 제출 명령을 내렸다. 오픈 AI는 개인정보를 삭제해 제출하겠다고 응했지만 이들은 “디지털 인생의 가장 민감한 정보”라는 표현까지 하며 공개 반발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등 주요 국가도 AI 학습용 데이터 기준, 저작권 구조, 사용자 프라이버시 등 새 규제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AI 저작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콘텐츠 기업과 테크 기업 간 협력과 긴장 관계가 동시에 다시 짜이고 있다. 이런 변화는 앞으로 AI와 미디어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에 ‘윤리·법률·기술’의 삼중 안전장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데이터센터·공급망 패러다임 전환
빅테크들이 올해에만 AI 분야에 400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붓는 등 자본과 설비 투입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에선 오라클이 3000억 달러 규모의 AI 컴퓨팅 거래를 성사시키는 등 데이터센터, 서버, 고성능 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산업 구조 자체에 전력·에너지·공급망 전쟁이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주요 통신·IT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AI 인프라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동시에 데이터 자체의 관리·운영 방식, 에너지 효율화, 국가 전력망 연계 등 산업·사회 구조까지 ‘AI 파워’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개발이나 투자 전략을 넘어 산업 전반의 에너지 정책·공급망 다변화·전력 수급과 직결된 국가적 리스크 관리가 필수임을 시사한다.
우리에게 본질적 질문과 실질 전략
지금의 AI 열풍은 단순히 ‘신기술 쇼케이스’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 기업과 산업계는 급격한 변화와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그 중심에는 몇 가지 본질적인 질문과 실질적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
첫째,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AI의 사회적 파급력은 IT부터 콘텐츠, 제조, 서비스까지 전 산업을 관통한다. 무한 경쟁과 단기 성과에만 치중해서는 안 된다. 혁신성 고갈과 생태계의 불균형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을 추진하는 동시에 인문, 윤리, 법률적 가치가 균형을 이루는 융합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종합적 사고와 체계적 관리만이 미래 산업의 건강한 성장을 담보한다.
둘째, 데이터 주권과 글로벌 협상력 확보가 경쟁력의 핵심이 된다. AI 시대의 자원은 데이터며, 국내외 콘텐츠 및 서비스 기업은 AI 학습용 데이터 제공과 저작권, 프라이버시 보호의 경계에서 높은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각국의 규제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우리만의 합리적 데이터와 저작권 모델을 정립해야만 글로벌 시장에서 협상력을 확보하고, 생태계 주도권을 지킬 수 있다.
셋째, 공급망과 인프라 전략 역시 놓칠 수 없다.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와 에너지 다변화, 스마트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아야 한다. AI산업 특성상 데이터센터·네트워크·전력 등 인프라 투자가 당장 큰 비용과 부담을 초래할 수 있지만 이는 미래를 향한 사회적 투자임을 인식해야 한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인프라가 곧 국가 미래의 경쟁력이 된다.
마지막으로 법적·윤리적 리더십 확립이 산업 전체의 신뢰를 좌우한다. AI의 저작권 문제, 데이터 활용, 프라이버시 보호는 단순 규제를 넘어 산업 신뢰의 기반이다. 표준계약서와 학습 기준 등 객관적이고 실천 가능한 표준을 마련하고, 국내외 우수 사례를 적극 발굴해 전파해야 한다. 글로벌 법률 환경 변화에도 빠르게 대응하는 태도와 책임 있는 리더십이 동반될 때 산업 전체가 건강하게 성장한다.
결국 우리 산업계는 기술 혁신만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규범, 그리고 미래를 위한 전략적 준비를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산업 생태계와 사회 모두가 AI 시대에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지금 바로 이러한 근본적 질문과 전략을 중심에 두고 긴 호흡의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한국 산업계가 글로벌 AI 격변기에 살아남으려면 ‘기술·규제·윤리·데이터·공급망’ 등 가장 어려운 숙제들을 일관되게 풀어가는 긴 호흡, 글로벌 파트너십을 활용한 전략적 연대, 산업과 사회의 균형 잡힌 신뢰 기반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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