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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의 주인공] 사단 첫 여성 군무원 K200 계열 장갑차 조종면허 취득

입력 2025. 11. 14   15:59
업데이트 2025. 11. 1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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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의 주인공 
육군8사단 박지민 군무주무관


적 부대·장비 특성 분석 책자 제작 순회교육까지 
적 기갑/기계화부대 분석 지원 임무 수행
‘사단 내 유일한 담당자’ 책임감에 업무 매진

제정 러시아 황제 표트르 대제는 정치·군사 외에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유럽의 발전된 모습을 배우기 위해 평민으로 위장, 네덜란드 조선소에서 배 만드는 법을 배웠다. 영국에서는 해군 훈련법과 천문학·항해술을 익혔다. 표트르 대제가 보인 다방면의 노력은 러시아가 근대 국가로 발전하는 원동력이 됐다. 우리 군 장병·군무원 중에서도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는 사람들이 있다. 얼마 전 K200 계열 장갑차 조종면허를 취득한 육군8기동사단 정보참모처 박지민(군무주무관) 기갑/기계화 분석 담당이 그중 하나다. 최한영 기자

 

육군8기동사단 정보참모처 박지민 군무주무관이 K200 장갑차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정기철 상사
육군8기동사단 정보참모처 박지민 군무주무관이 K200 장갑차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정기철 상사



박 군무주무관은 2022년 12월 군무원으로 임용됐다. 평소 군사정보에 관심이 많던 그는 지인 조언에 힘입어 도전했고, 시험에 합격했다. 박 군무주무관이 맡은 기갑/기계화 분석 담당 업무는 적 기동부대의 전투력, 운용상태, 기동성, 위협 평가 등을 종합 분석해 지원하는 것이다. 임용 후 처음 접한 분야라 어려움도 많았지만, 사단 내 유일한 담당자라는 책임감으로 업무에 매진했다. 

이 과정에서 ‘적 기동장비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 군이 운용하는 장비 제원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구체적으로 사단이 보유한 K200 계열 장갑차를 직접 조종하며 특성을 파악하면 업무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박 군무주무관은 “부서 간담회에서 류연호(대령) 참모장님이 조종면허 취득을 제안하신 것도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K200 계열 장갑차 조종면허를 따기 위해선 1차(필기), 2차(기능·주행 실기) 시험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박 군무주무관은 바쁜 업무시간을 쪼개 공부한 끝에 1차 필기시험에서 만점을 받았고, 2차 실기시험도 가뿐히 통과했다. 나란히 선 ‘라바콘’ 19개를 건드리지 않고 정해진 영내 도로 코스를 주행하는 능력을 높이기 위해 연습에 매진한 결과다.

사단에서 궤도차량 조종이나 정비를 직접 수행하지 않는 여성 군무원이 자발적으로 관련 면허를 취득한 것은 박 군무주무관이 처음이다. 그는 “이번에 함께 연습하며 면허를 딴 정보참모처 조철민 상사님, 작전참모처 김성진 상사님 응원이 큰 힘이 됐다”며 “더운 날씨 속 조종 기술을 쉽고 재밌게 알려주신 곽환수 교관님을 비롯해 면허 취득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여건을 보장해주고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군무주무관은 이번 면허 취득이 앞으로 적 기갑/기계화부대와 장비 분석 임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 호국훈련에서는 우리 군이 보유한 전차와 장갑차를 운용하며 공격과 방어를 번갈아 한다”며 “K200 계열 장갑차 조종면허를 취득해 새롭게 알게 된 장비 특성을 토대로 구별 능력을 키운 것은 지휘관의 판단·결심에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CCTV 관제 능력 향상’ 영상정보관리사 자격증도 취득

박 군무주무관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군사정보 관련 자격증을 최대한 많이 취득해 임무수행 능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도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얼마 전 영상정보관리사 자격증을 딴 것이 대표적이다. 대침투훈련 시 주변 특이점이나 인원 파악 능력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CCTV 관제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지금은 항공사진기능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박 군무주무관은 “항공기에서 찍은 사진들을 분석, 판독하는 능력은 기갑 분석업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지민(뒷줄 가운데)   군무주무관이   휴식시간   정보참모처  부서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박지민(뒷줄 가운데) 군무주무관이 휴식시간 정보참모처 부서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박지민   군무주무관이   업무에   매진하는  모습.
박지민 군무주무관이 업무에 매진하는 모습.



책자·영상 후 예하 부대 순회교육도 ‘호평’


박 군무주무관이 주위로부터 호평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그는 얼마 전 부서원들과 적 기갑/기계화부대와 장비를 분석한 책자와 참고 영상을 제작해 예하 부대 순회교육을 했다. 기동사단 장병이라면 적 부대·장비 특성을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교육자료는 대대급까지 전파해 필요시 계속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교육 후 설문조사에서 ‘적 전술 교육을 들으며 유사시 어떻게 임무를 수행해야 할지 생각해볼 수 있어 유익했다’ ‘영상을 보니 적의 위협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등의 반응이 나와 보람을 느꼈다.

박 군무주무관의 다방면에 걸친 노력은 사단 전투력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임용 후 지금까지 사단장급 이상 표창을 일곱 차례 수상한 것도 그가 우리 군 전투력 발전을 위해 헌신한 결과다. 인터뷰 말미, 박 군무주무관은 조금만 시야를 넓히면 업무능력을 높일 방법이 보인다고 말했다.

“‘조종면허는 조종자만, CCTV 관제 능력은 관련 담당자만’과 같은 고정관념을 깬다면 누구나 맡은 직책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러한 열정이 있다면 주변에서 도와줄 든든한 조력자가 분명히 생길 것입니다. 저 또한 앞으로도 자기계발을 계속해 사단이 우리 군 최강 기동부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 군무주무관의 다짐은 우리 군 장병·군무원들이 마음속에 품어야 할 표상(表象)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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