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육군특수전사령부, 고공강하 경연대회

입력 2025. 11. 10   17:25
업데이트 2025. 11. 1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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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하고 담대하게 적진 속으로
1㎝의 오차도 감점, 두려움은 집중력으로 기술 넘어 생존 목표 

29개 팀 150명 참가 열띤 경쟁
정밀강하 개인·단체전 우승 비호부대
“바람 흐름·하강 속도 읽는 감각 중요”

 

청명한 가을 하늘을 무대로 특전요원들의 정밀한 임무 수행 능력과 담대함이 시험대에 올랐다.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가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제47회 특수전사령관배 고공강하 경연대회’를 열어 타 군 장병과 민간 고공강하 전문가 등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것이다. 하늘에서 정확성·기동성·팀워크를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이번 대회는 특수전의 본질인 ‘정확한 침투와 완벽한 임무 수행력’을 위한 각 팀의 노력을 실전처럼 확인하는 자리였다. 글=박상원/사진=조종원 기자

 

 

지난 5일 경기 하남시 미사리 육군특수전사령부 고공훈련장에서 열린 ‘제47회 특수전사령관배 고공강하 경연대회’에서 참가 장병들이 낙하산을 펼친 채 하강하고 있다.
지난 5일 경기 하남시 미사리 육군특수전사령부 고공훈련장에서 열린 ‘제47회 특수전사령관배 고공강하 경연대회’에서 참가 장병들이 낙하산을 펼친 채 하강하고 있다.



훈련 거듭될수록 장병들 감각 세밀해져

지난 5일 오후 1시 경기 하남시 미사리 고공훈련장 상공에 따뜻한 바람이 일었다. 4000피트(약 1219m) 높이에서 UH-60 블랙호크가 원을 그리며 선회하자 이어 낙하산들이 순식간에 하늘로 흩뿌려졌다.

참가 장병들은 바람의 결을 읽으며 하늘에서 부유하듯 움직였다. 낙하산이 하늘빛과 어우러지며 푸르른 가을 하늘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는 순간, 관람석 곳곳에서 환호가 터졌다. ‘고공강하 경연대회’ 중 정밀강하 종목이 한창인 순간이었다.

정밀강하는 지름 2㎝ 중앙지점에서 1㎝씩 멀어질 때마다 1점씩 감점되며 총 8라운드 결과를 합산해 최종 우승자를 선정한다. 장병들은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눈으로 읽어 내며 목표지점 중심부를 향해 천천히 내리꽂혔다.

착지판 중심을 기준으로 단 1㎝의 오차만 발생해도 감점되는 종목이기에 참가자들은 착지 직전까지 숨을 죽였다. 땅에 발을 딛는 순간 누군가는 무릎을 굽혀 충격을 흡수했고, 누군가는 마지막까지 낙하산 줄을 조종하며 완벽한 착지를 노렸다. 현장을 총괄하는 안혁(소령) 인사근무계획장교는 무전기를 들고 착지선을 응시했다.

“정밀강하는 착지점 중심에서 1㎝만 벗어나도 감점이 되기 때문에 바람의 흐름과 하강 속도를 읽는 감각이 생명입니다. 실제 작전 상황에서 목표지점에 얼마나 정확히 침투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과정이죠. 실전에서의 1㎝ 오차는 곧 작전 성공과 직결됩니다.”

안 소령의 말처럼 고공강하는 ‘하늘에서의 정밀함’을 완성하는 기술이다. 훈련을 거듭할수록 참가 장병들의 감각은 세밀해졌고, 조종 줄 하나의 떨림을 느끼면서 바람의 방향을 읽는 데 여념이 없었다.

 

 

참가 장병들이 상호활동 종목을 연습하고 있다.
참가 장병들이 상호활동 종목을 연습하고 있다.

 

참가 장병들이 고공강하 준비를 위해 이동 중이다.
참가 장병들이 고공강하 준비를 위해 이동 중이다.

 


한순간 타이밍 놓치면 균형 무너져 

김희석(원사) 교육담당관은 참가 장병들이 강하에 나서기 전 낙하산을 안전하게 착용했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정밀강하는 전시 공중침투 시 목표지역에 정확히 착륙·침투하기 위한 훈련입니다. 하늘에선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의 흐름이 지상보다 훨씬 복잡하죠. 그 안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팀의 위치를 고려해 움직여야 합니다.”

그는 잠시 시선을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한순간의 타이밍을 놓치면 균형이 무너지고, 그 여파는 곧 전우에게로 번집니다. 오늘은 개인이 평가를 받지만, 팀 단위 종목에서는 팀워크가 절대적이지요. 그래서 이 훈련은 기술을 넘어선 ‘집중력의 싸움’입니다.” 김 원사는 고공강하를 ‘생존 기술’이라고 표현했다.

“특전요원에게 고공강하는 기술을 넘어 생존의 기본입니다. 대회를 통해 숙련도를 점검하고, 각 부대가 기술을 공유하면서 전투력 전체가 향상됩니다.”

참가자 중에는 현장을 오랫동안 지켜 온 부사관들도 있었다. 박병선(원사) 황금박쥐부대 보급급양부사관은 강하를 마치고 낙하산을 정리하며 미소를 지었다.

“고공강하를 처음 접했을 땐 두려움이 있을 것 같죠? 하지만 하늘에 오르면 그 두려움이 곧 집중력으로 바뀝니다. 낙하 도중의 침착함은 지상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정밀강하 종목에서 착지판에 정확하게 안착한 모습.
정밀강하 종목에서 착지판에 정확하게 안착한 모습.

 

UH-60 블랙호크에서 이탈해 하강하는 장병.
UH-60 블랙호크에서 이탈해 하강하는 장병.

 

블랙호크가 목표지점을 향해 이륙하고 있다.
블랙호크가 목표지점을 향해 이륙하고 있다.

 

낙하산을 점검받고 있는 고공강하 경연대회 참가 장병.
낙하산을 점검받고 있는 고공강하 경연대회 참가 장병.



올해로 47회…특전사 능력 국제대회서 입증

1977년에 시작된 특수전사령관배 고공강하 경연대회는 올해로 47회를 맞았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특전사의 고공강하 능력은 이미 국제대회에서 입증됐다.

지난해 헝가리에서 열린 ‘2024 국제군인체육연맹 고공강하대회’에서는 여군 대표팀이 사상 첫 상호활동 종목 3연패를 달성했고, 남군·여군팀 모두 종합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올해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인 29개 팀 150여 명이 참가해 경쟁을 펼쳤다. 특전사 예하 부대는 물론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항공스포츠협회 등이 참여해 △정밀강하 △상호활동 △전술고공강하 종목에서 기량을 겨뤘다.

특히 올해 처음 도입된 ‘전술고공강하’ 종목은 작전계획 수립부터 항공기 이탈·낙하·재집결지 점령까지 전 과정을 교리 기반으로 평가해 주목받았다. 5명 1조로 구성된 팀은 공중에서 임무 절차를 완벽히 수행해야 했고, 이는 실전 전술훈련에 가까운 난도 높은 종목이었다.

특전사는 11일 열리는 폐회식에서 각 부문 우수 개인·팀에 트로피와 상장, 상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정밀강하’ 개인전 1위는 특전사 비호부대 이용우 원사, 단체전 1위는 특전사 비호부대가 차지했다. ‘상호활동’ 1위는 스카이다이빙협회 알파다크호스팀에 돌아갔다. ‘전술고공강하’는 특전사 천마부대가 1위의 영예를 안았다.

특전사는 앞으로도 외군·타 군 특수부대와의 연합·합동 고공강하 훈련을 확대하고 전술고공침투 능력 향상을 위한 실전형 교육훈련에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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