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의 결단…생명 지켜라
1%의 승부…오염 막아라
화랑훈련 계기 민·관·군·경·소방 유기적 체계 구축
화학무기 위협 대응 수도권 보호 통합방위태세 점검
신속하고 빈틈없이…응급처치·제독 등 임무 수행
육군52보병사단이 화학무기 위협에 대비한 ‘대량사상자 관리훈련’을 전개하며, 수도권을 굳건히 수호하기 위한 통합방위태세를 점검했다. 단일 기관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복합 위기 상황에서 민·관·군·경·소방이 하나가 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협조·협력 체계를 확인한 것. 훈련 현장의 긴박한 대응 절차와 장병들의 노력을 소개한다. 글=박상원/사진=이윤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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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탄 낙하 상황 가정…긴장감 넘치는 현장
지난 6일 서울 양천구 목동운동장. “화학탄 낙하! 다수 사상자 발생!”이라는 상황 선포와 동시에 군·경·소방 인력이 일제히 움직였다. 들것을 든 구조대원의 움직임, 오염 감지를 위한 장비 작동음, 통제선을 유지하는 경찰의 지시가 뒤엉켜 실제 재난 상황과 다를 바 없는 긴장감이 흘렀다.
이날 2025년 화랑훈련의 하나로 마련된 훈련은 ‘대량사상자 관리’에 중점을 뒀다. 사단 예하 독수리여단 백호대대를 주축으로 기동대대·화생방지원대·의무대가 투입됐으며, 육군수도방위사령부 2화생방대대와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가 지원했다. 양천구청·경찰서·소방서·보건소 등 5개 기관 300여 명도 참여했다.
‘대량사상자 관리’는 단일 조직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재난 상황에서 가용 자산을 최대한 통합해 환자 분류·제독·후송, 영현 업무, 오염물 처리 등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활동이다.
훈련은 적 화학탄 공격으로 운동장 남문에 다수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으로 시작됐다. 장병 20여 명이 즉시 쓰러지며 현장은 급박감에 휩싸였다.
임무형보호태세(MOPP) 4단계가 발령되자 장병들은 보호의·전투화덮개·방독면·보호장갑을 착용하고 피해 지역으로 진입했다. 의무대원들은 들것을 어깨에 걸고 부상자들을 운동장 동문에 설치된 제독소로 신속히 이송했다.
화생방 정찰차가 진입해 오염물질을 분석했고, 이어 피해평가반이 현장을 통제하는 사이 의무대·소방대가 동시 투입돼 초기 응급처치를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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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제독소 가동…실전처럼 절차 숙달
운동장 동문에서는 ‘통합 정밀제독소’가 가동됐다. 차량·인체 제독 구역이 구분돼 △오염 감지 △세척 △제독 △검측 △피복 재보급까지 절차가 실전처럼 진행됐다.
차량 제독은 최초 세척, 외부 제독, 반응대기·하차, 내부·2차 세척, 최종검사 순서로 이뤄졌다. 인체 제독은 장비 제독, 피복·방독면 제거, 샤워 및 검측, 보호장구 재보급·의무치료로 이어졌다. 화생방방호사령부는 방사선 게이트 모니터를 설치해 장병들의 오염 수치를 실시간 측정했다.
화생방지원대는 인근에 오염전상자 분류소를 설치해 보행환자와 단순 오염자를 구분했다. 보행환자는 스스로 제독 절차를 수행할 수 있었지만, 단순 오염자는 들것을 이용해 인력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단순 오염자들은 먼저 피복 제거를 받고, 오염된 보호장구는 즉시 폐기됐다. 이어 화학작용제 탐지장비로 잔류오염 검사를 실시한 뒤 제독제를 활용해 신체에 남은 오염물질을 제거했다.
제독을 마친 단순 오염자는 양천구보건소·의무대의 판정에 따라 ‘긴급’ ‘응급’ ‘비응급’ ‘지연’으로 구분돼 후송 절차를 밟았다. 소방서는 주변 차단과 위험요소 통제에 집중하며 2차 피해 발생을 막았다.
현장에서는 ‘영현 관리소’도 설치돼 사망자에 대한 예우 절차와 안치 과정까지 숙달했다. 이는 전투지속능력 유지뿐 아니라 현장 인력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필수 절차다.
이번 훈련은 단순한 모의 상황이 아니라, 실전처럼 각 기관의 역량을 하나의 체계로 묶어 작동시키는 과정을 실질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단 관계자는 “군의 정밀한 피해평가와 화생방 대응, 소방의 구조 능력, 경찰의 통제력, 보건소의 의료 지원, 구청의 복구 체계가 한 흐름으로 연결되며 서울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통합 대응 기반을 다졌다”며 “앞으로도 52사단은 수도 서울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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