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양식과 기후 변화에 따라 사람과 동물의 활동 범위가 확대되면서 인수공통감염병을 전파하는 매개체, 특히 진드기가 주요 보건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민간에서는 농작업, 야외활동 중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감염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매년 보고되고 있으며, 2017년에는 현역 군인 중에서도 안타까운 사망 사례가 발생했다. 초소 근무, 산악 기동, 각종 야외 훈련 간 진드기와의 접촉 기회가 높은 군에서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쓰쓰가무시병 감염증 등 진드기 매개 감염병 환자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진드기에 물리는 과정에서 바이러스, 세균과 같은 병원체가 체내로 유입되면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진드기에 물린 후 2주 이내 38~40도의 고열과 구토·설사 증상을 보이며 중증인 경우 혈소판·백혈구 감소,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3년 국내에서 첫 사망사례가 확인된 이후 지난해까지 206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치명률은 18.5%에 육박하지만 치료제 및 예방백신이 없어 증상에 따른 대증치료 또는 개인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만이 유일한 예방 대책이다. 따라서 군 예방의무 차원에서 ‘무(無)물림’을 실현하는 것이 전투력 보존의 핵심과제라고 할 수 있다.
군에서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을 비롯한 매개체 감염병 환자가 매년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육군본부 의무실은 질병관리청과 연계해 매개체 채집 및 종 분류, 병원체 유전자 검사 등 감염병 매개체 감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진드기뿐만 아니라 모기, 쥐를 통해 전파될 수 있는 매개체 감염병 발생 위험지역을 사전에 식별하고, 실질적인 방역대책 수립을 통한 장병 보건 향상 기여가 그 목표다. 또한 군내 진단검사기관의 주기적인 숙련도 평가와 실무위탁교육을 통해 신속·정확한 군 매개체 감염병 대응 능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군의무학교에서는 매개체 감염병 위험성에 대한 사례 중심의 현장감 있는 교육으로 경각심을 고취하고 있다. 매개체 및 감염병의 기본 특성을 이해하고 부대 내 환자 발생 예방을 위한 개인·부대 차원의 예방수칙, 진드기 물림 사고 발생 시 행동화 절차 숙지 등 예방의무 실무 교육을 통해 의무인력을 중심으로 한 매개체 감염병의 선제적 대응능력 강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진드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존재지만 명백한 우리 군의 보건 위협 요소다. ‘진드기 물림 제로’는 장병 생명을 지키고 우리 군의 강건한 전투력 보존을 위한 첫걸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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