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는 전·평시 군이 보유한 모든 장비를 원활히 운용하게 하는 군 전투력 발휘의 핵심 자원이다. 유류의 성능과 품질이 보장되지 않으면 장비 불가동을 초래하고, 이는 전투력 약화로 이어진다. 이에 우리 군은 유류 품질 보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전후방 각지에 유류 시험조직을 편성해 유류 시험을 통한 적합성을 확인함으로써 전·평시 장비의 성능 및 수명 유지, 안전사고 예방, 장비 운용의 신뢰성을 확보하려 노력 중이다. 

그러나 현재 육군의 유류 시험여건은 그 중요성에 비해 보완이 필요하다. 유류 시험은 전문인력과 장비, 시설이 필수요소인데 일부 시험실은 인력이 부족하거나 담당인력이 공석인 경우가 있다. 장비 또한 사용연한이 오래돼 성능이 저하됐거나 추가 시험장비의 확보가 요구된다. 시설 역시 안전을 고려해 환기 등 기본설비가 갖춰져야 하지만, 일부 시험실은 다른 시설의 일부를 전환·사용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이처럼 총체적인 상황으로 인해 전방 시험실은 기본적인 육안검사 위주로 운용 중이며, 시험장비를 활용한 정밀 시험은 육군종합보급창의 전문 시험실에 집중되고 있다. 그 결과 부대별 업무가 불균형해지고 일부는 과밀화된 시험으로 적시적 유류 시험 지원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육군은 혁신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후방에 분산된 유류 시험조직을 효율적으로 재구성, 권역별로 통합해 역량을 집중하는 체계로 전환 중이다. 이에 전문인력의 안정적 배치와 유류 시험실 본연의 임무 수행이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시설 신축과 장비 구입 등 소요예산은 기존 자원의 전환과 재사용을 통해 효율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야전부대가 간소화된 유류 시험절차로 유류 성능을 신속하게 확인함으로써 전투준비태세를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유류 시험체계의 혁신은 단순히 시험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임무의 효과성과 예산 절감, 장비 운용 신뢰성 향상이란 3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제한된 인력과 장비에 의존하는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시험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군은 유류 품질검사체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 장병들이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장비를 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전투준비태세를 완비함으로써 전승을 뒷받침해야 한다.

유류 시험 혁신의 발걸음은 이제 막 시작됐다. 앞으로도 꾸준한 개선과 발전을 거쳐 더욱 신뢰성 높은 유류 관리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