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기원, 역사 돌아보고
민족의 군대, 방향 제시하다
‘무장 독립군의 계보’서
우리 군의 정통성 찾기
법·역사적 연속성 입증
광복군의 전통 계승
군인기본법에 명시
국군 창설기념일
별도 제정 제안도
지난 1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맞서 싸웠던 독립군과 광복군이 바로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이자 근간”이라며 “독립군과 광복군의 피어린 투쟁이 없었다면 빛나는 광복 80주년의 역사와 그동안 이룬 눈부신 성취는 전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그들의 숭고한 희생과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이 세워지지 않았으리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광복 80주년, 건군 77주년을 맞아 한국광복군의 역사를 집대성한 『국군의 뿌리, 한국광복군』이 최근 조승옥(예비역 육군대령) 전 육군사관학교 교수에 의해 출간됐다. 국군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고, 국군의 뿌리를 되찾기 위해서다.
“출발점은 2023년 8월 불거진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이었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국군의 역사와 전통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는 걸 깨달았죠. 또 광복군에 관한 인식이 부족한 현실에서 국군의 뿌리가 잊힐까 우려됐고,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정규군이었던 광복군에서 국군의 정통성을 찾아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책은 1907년 대한제국 군대 해산부터 의병, 독립군,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정규군이었던 광복군으로 이어지는 ‘무장 독립군의 계보’를 국군의 뿌리로 제시한다. 광복군이 법적·역사적 연속성을 지닌 정규군이었음을 역사적 자료로 입증하며 국군의 정통성을 그곳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당시 통위부장과 조선경비대 사령관에 광복군 출신 인사가 임명된 사실은 미군정 역시 광복군을 건군 주체로 인식했음을 보여 주는 명백한 증거다. 광복군 출신으로 국군이 된 128명의 인적 사항을 새롭게 정리한 부분도 의미 있다. 특히 광복군의 공로를 구체적으로 복원한 부분은 국군 창설 주체로서 광복군의 위상을 확립하는 중요한 근거로, 사료적 가치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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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연구에선 국군이 광복군의 전통을 이어받았다는 게 단순히 ‘당위성’ 차원에 머물렀으며,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자료가 부족한 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연구자료와 국군의 활동을 바탕으로 국군이 한국광복군의 전통을 계승한 민족의 군대라는 건군 이념의 실질적 의미를 되새기고자 했습니다.”
책에 담지 못해 아쉬운 점도 있다.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지난 9월 16일 방영된 JTBC 보도다. 이에 따르면 1945년 10월 10일 중국 난징(南京)에서 열린 연합국 승전식을 미국 매체가 기록용으로 촬영했다. 이 행사에 동아시아에서 싸운 연합군 소속 부대들이 참여했는데, 이 부대들 사이에 한자로 ‘한국광복군’이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있었다. 광복군이 정규군 자격으로 국제무대에서 활동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승리에 기여했다는 점을 명백히 보여 주는 자료다. 다른 하나는 광복군 출신인 지청천 장군이 국방위원으로서 국군조직법을 제정할 때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이다. 개정판을 낸다면 꼭 포함하고 싶은 내용이다.
아울러 저자는 “한국광복군의 역사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오늘날 국군의 정통성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한 제언을 내놨다. 우선 국군 정통성의 법제화다. ‘국군은 한국광복군 전통을 계승한 민족의 군대’라는 내용을 군인기본법에 명시한다면 국군 장병들이 광복군의 후예로서 자긍심을 갖고 복무 의무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이와 함께 ‘국군의 날’ 외에 광복군 창설일을 ‘국군 창설기념일’로 제정해 역사적 의미를 살리고, 광복군 교육과 홍보를 강화해 장병들에게 독립군과 광복군의 역사·전통을 가르치면서 국군의 뿌리가 광복군임을 체계적으로 인식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한 군대가 되려면 뿌리가 있어야 합니다. 그 뿌리에 바탕을 둔 자부심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전력이 됩니다. 광복군과 국군이 연결되는 역사와 전통이 바로 그 힘의 근원이 될 것입니다. 뿌리가 없는 군대는 영혼이 없는 군대와 다름없습니다.”
『국군의 뿌리, 한국광복군』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우리 군의 정통성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다시 묻는 책이다. 국군의 기원을 되돌아보며 ‘민족의 군대’로서 국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김세은 인턴기자/사진=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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