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군사 최신 무기의 세계

대형 수직이착륙 전투용 무인기 ‘공중전 게임체인저’로

입력 2025. 10. 29   14:32
업데이트 2025. 10. 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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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무기의 세계
실드AI의 무인전투기 ‘X-BAT’

V-BAT 후속 모델 신형 무인항공기
F-16 엔진 장착 초음속 비행 가능
길이 8m 동체 공대공 미사일 탑재
활주로 부담 없어 섬·군함서도 운용
내년 비행 테스트 시작 2028년 완성
전력화 땐 새로운 공군력 시대 열 것


‘스타트업(Start Up)’은 원래 작지만 파괴적이고 혁신적인 기술로 승부해 대기업이 만들 수 없는 야심찬 제품을 내놔 큰 성공을 노리는 창업기업을 의미한다. 하지만 모든 산업 중 가장 보수적인 국방 분야에서는 이런 파괴적 혁신을 지닌 스타트업이 나오기 힘든 것이 그동안의 상식이었다.
세상은 바야흐로 ‘국방 스타트업의 폭풍’ 시대에 진입했다. 특히 미국의 인공지능(AI) 기술을 국방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이제 전 세계 방위산업의 돌이킬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번 ‘최신 무기의 세계’에서는 팔란티어(Palantir), 안두릴(Anduril)과 함께 세계 3대 국방 AI 스타트업으로 불리는 실드AI(Shield AI)가 선보인 혁신적 무인전투기 ‘X-BAT’에 대해 살펴본다.

 

 

실드AI가 개발하고 있는 무인전투기 X-BAT의 수직이륙 상상도.
실드AI가 개발하고 있는 무인전투기 X-BAT의 수직이륙 상상도.



X-BAT 이은 두 번째 무인항공기

X-BAT은 V-BAT에 이어 실드AI가 개발하는 두 번째 무인항공기다. 이 기체는 지난 23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공개행사에서 처음 실체가 밝혀졌다. 실드AI는 이전에도 V-BAT이라는 수직이착륙(VTOL) 무인항공기를 개발했기 때문에 후속 모델의 개발 소식 역시 여러 곳에서 예측됐다. 하지만 실제로 등장한 제품은 세계 항공우주 전문가들에게 놀라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실드AI의 신형 무인항공기 X-BAT은 V-BAT과 전혀 다른 비행기였기 때문이다.

실드AI가 공개한 X-BAT의 가장 큰 기술적 특징은 대형 엔진을 도입한 전투용 무인항공기라는 점이다. X-BAT은 미 공군 F-16 전투기에 사용되는 GE에어로스페이스의 F110 엔진을 장착했다.

애프터버너를 갖춘 전투기급 엔진을 탑재함으로써 X-BAT은 다른 협력전투항공기(CCA) 기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초음속 비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과거 F-15 ACTIVE, F-16 VISTA 같은 기술 실증기에서 사용된 3차원 추력편향노즐을 적용해 인간 조종사로는 불가능한 수준의 경이로운 기동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X-BAT은 최대 이륙 중량이 2만2000파운드(약 10톤)에 달하며, 날개 폭은 39피트(약 12m), 동체 길이는 26피트(약 8m)에 이르는 대형 기체다. 내부 무장창에는 AIM-120 암람 공대공 미사일과 AIM-174B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으며, 항속거리는 2000해리(약 3700㎞) 이상이다.

 

실드AI가 개발하고 있는 무인전투기 X-BAT의 수직이착륙 개념.
실드AI가 개발하고 있는 무인전투기 X-BAT의 수직이착륙 개념.



기존 무인편대기의 상식을 벗어난 콘셉트

X-BAT을 무엇보다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수직이착륙(VTOL) 기능이다. X-BAT은 거대한 트레일러에서 수직으로 발사된 후 임무를 수행하고 복귀 시에도 공중에서 수직으로 전환해 착륙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실드AI가 자랑하는 AI 파일럿 ‘하이브마인드(Hivemind)’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과거 1950년대에도 시도됐으나 인간 조종사 능력으로는 도저히 제어가 불가능해 사장된 기술들이 이제는 AI 발전에 힘입어 현실이 되고 있다. 이러한 운용 방식은 활주로 건설 및 유지에 대한 부담을 없애고 분쟁 지역 섬이나 군함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공중 전력을 운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유연성을 제공한다.

실드AI는 X-BAT이 기존의 CCA 개념을 넘어 활주로가 필요 없는 VTOL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미래 공중전의 패러다임을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는 실제로 거의 사실에 가까워 보인다. 워낙 혁신적인 콘셉트와 기능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현재 미 공군 주도로 개발 중인 대부분 CCA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유인기를 보조하는 역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록히드마틴의 ‘벡티스(Vectis)’, 안두릴의 ‘YFQ-44A’ 같은 경쟁 기체들이 모두 아음속기로 개발되는 것과 달리 X-BAT은 초음속 성능과 강력한 무장을 갖추고 있다. 더욱이 수직이착륙 기능은 경쟁 기종들이 구현하지 못한 독보적 기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아시아 미 동맹국 수출 겨냥해

실드AI는 X-BAT 공개 직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마케팅 캠페인에 착수하며 대한민국, 일본, 대만을 핵심적인 잠재 판매 대상국으로 지목했다. 특히 광활한 해양과 수많은 섬으로 이뤄진 아시아·태평양의 지리적 환경은 X-BAT의 활주로 독립성이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진 최 실드AI 한국담당 이사는 해외 항공우주 전문매체 ‘에비에이션 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이 독도함이나 한반도 연안의 여러 섬에서 X-BAT을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구체적인 운용 방안을 제시했다. 일본의 경우 당장의 도입보다 옵서버 자격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 또한 대만 역시 X-BAT의 잠재적인 고객이 될 수 있지만 이는 미국 정부의 수출정책 결정에 달려 있다. 실드AI는 2026년 수직이착륙 비행 테스트를 시작으로 2028년까지 완전한 임무 수행 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X-BAT이 실제로 전력화되면 활주로라는 제약에서 벗어나 새로운 차원의 공군력 운용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실드AI 제공

 

필자 김민석은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특파원으로, 국내 방위산업 소식을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국내 매체 비즈한국 및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외 방위산업 소식을 알리고 있다.
필자 김민석은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특파원으로, 국내 방위산업 소식을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국내 매체 비즈한국 및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외 방위산업 소식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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