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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열정 샛노란 온기 새파란 젊음… 다 품은 우리의 색은 국방

입력 2025. 10. 14   17:22
업데이트 2025. 10. 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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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다문화가정 출신 장병 적응 돕는 다양한 노력

소통 수월한 담당 조교 배정해 적응 돕고 병영언어 교육

한 생활관에 모여 통역병 노하우 전수·한국어 함께 공부

초저출산 시대, 병역자원 감소에서도 군(軍) 내 다문화가정 출신 장병 수는 증가 추세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출신 입영 장병 수가 2030년이면 1만여 명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군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주요 병역자원이 되는 이들의 적응을 돕는 것이 급선무라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다문화 장병이 자연스럽게 우리 군의 일원이 될 수 있게 돕는 일선 부대들의 노력을 소개한다. 최한영 기자

육군6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송수민(오른쪽) 상병이 이대현 이병과 함께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대제공
육군6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송수민(오른쪽) 상병이 이대현 이병과 함께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대제공

 

육군6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송수민(오른쪽) 상병이 이대현 이병의 훈련병 시절 군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 부대 제공
육군6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송수민(오른쪽) 상병이 이대현 이병의 훈련병 시절 군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 부대 제공


육군6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출신 이대현 이병

육군6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송수민 상병은 얼마 전 색다른 경험을 했다. 지난 7월 28일 입대한 이대현 훈련병의 복무 적응을 돕기 위해 세심한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

이 훈련병은 아버지가 한국인, 어머니가 필리핀인으로 세 살 때 누나들과 필리핀으로 이주했다. 이후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20여 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처음에는 신병훈련을 잘 받을 수 있을지 걱정했다. 오랜 해외 생활로 인해 한국어가 서툴러 제대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지 두려움도 컸다. 이 훈련병은 대대의 관심과 배려에 힘입어 금세 적응을 마쳤다. 대대는 외국 유학 경험자면서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송 상병을 담당 조교로 배정했다. 이를 통해 이 훈련병이 교육훈련 중 소통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였다. 군 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군대 용어, 기본적인 병영언어 교육도 병행했다.

이 훈련병 입대 동기면서 한국과 미국 복수국적자인 윤다현 훈련병도 지원을 자청했다. 두 사람은 서로 의지하며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선택한 길을 함께 걸었다. 많은 이의 관심과 배려 속 이 훈련병은 지난달 초 신병교육을 무사히 마치고 25보병사단에서 자대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아직은 서툴지만 빠르게 적응해 군에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임해빈(중령) 신병교육대대장은 “‘정병육성’ 목표 달성은 존중과 배려, 섬김과 정성의 마음에서 시작한다”며 “앞으로도 타지에서 조국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 다문화 장병이 입대할 경우 적응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동규(왼쪽) 일병은 양우혁 상병이 병 기본교육 자료를 영어로 해석해 알려준 덕분에 병 기본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부대제공
이동규(왼쪽) 일병은 양우혁 상병이 병 기본교육 자료를 영어로 해석해 알려준 덕분에 병 기본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부대제공

 

한국·영국 복수국적자 이승원(왼쪽) 일병은 박재환 일병의 토익 시험 준비를 도왔다. 부대제공
한국·영국 복수국적자 이승원(왼쪽) 일병은 박재환 일병의 토익 시험 준비를 도왔다. 부대제공

 

육군5군수지원여단 15보급대대 온누리 생활관 병사들. 사진 제공=천송희 대위(진) 부대제공
육군5군수지원여단 15보급대대 온누리 생활관 병사들. 사진 제공=천송희 대위(진) 부대제공


육군5군수지원여단 15보급대대, 온누리 생활관 운영


육군5군수지원여단 15보급대대에는 ‘온누리 생활관’이라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지난 7월부터 운영 중인 온누리 생활관에는 다문화 가정 출신이거나 복수국적을 보유한 병사 4명, 영어를 잘하거나 영어 공부에 관심이 있는 병사 5명이 생활하고 있다. 대대는 다문화·복수국적 병사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온누리 생활관을 만들었다.

다문화 가정 출신 이승원(한국·영국 복수국적 보유), 임차규(한국·필리핀 복수국적 보유) 일병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대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태어나 20여 년을 생활한 김현규 상병, 어머니가 중국인이면서 중국에서 태어나 인도네시아에서 20여 년을 생활한 이동규 일병은 복수국적이 인정되지 않는 국가에서 태어나 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대한민국 국적을 선택하며 훈련소에 들어섰다.

이들 4명의 병사는 일과 후 나머지 5명에게 틈틈이 영어 등 외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반대로 생소한 한국어나 군대 용어가 있을 때는 생활관 전우로부터 배우며 도움을 주고받는다.

외국에서 오래 생활한 병사들이 우리 군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하기 위한 대대의 노력은 빛을 발하고 있다. 이동규 일병은 매 분기 실시하는 병 기본 평가에서 언어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를 본 양우혁 상병이 모든 내용을 영어로 번역·설명해 준 덕분에 최근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임차규 일병은 생활관 전우들 도움으로 한국어능력시험에 도전하고 있다. 이승원 일병은 얼마 전 끝난 ‘2025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에 통역병으로 파견을 갔다 올 정도로 영어와 한국어 모두 자연스럽게 구사한다. 이 일병은 다음 통역병 파견을 희망하는 전우들에게 노하우도 전수하고 있다.

 

4명의 다문화·복수국적 병사는 생활관 밖에서 부대 내 다른 전우들과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만큼 한국어가 능숙해졌다. 이승원 일병은 “입대 초반에는 언어 문제에서 오는 막막함으로 스트레스가 컸다”며 “온누리 생활관에서 생활하며 군 생활의 즐거움을 느끼게 됐고 교육훈련에 임할 때 자신감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운영 과정에서 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병사들의 영어 실력이 향상되는 부수 효과도 얻고 있다. 

생활관 선임 양우혁 상병은 “전우들이 18개월 동안 언어가 통하지 않는 곳에 있으면 너무 답답했을 것”이라며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고 내 외국어 실력도 늘어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부대는 앞으로도 외국에서 오래 생활한 병사들의 언어장벽을 해소하고 적응을 돕기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천송희(대위·진) 지원과장은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전 장병이 일치단결하며 맡은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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