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관을 앞두고 제복을 처음 입었을 때의 벅찬 마음을 기억하실 겁니다. 간부로서의 책임감, 든든한 리더가 되겠다는 다짐, 가족과 동료들의 기대 어린 시선. 현실의 군 생활은 상상과는 많이 다릅니다. 행정업무는 끝이 없고, 훈련 준비는 늘 바쁩니다. 부대 분위기나 여건이 생각처럼 따라주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초급간부들은 ‘잘하고 있는 걸까?’라는 고민을 늘 안고 있습니다.
이는 사실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대부분의 사람이 마주하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기대했던 모습과 실제 삶이 다를 때 느끼는 혼란,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피로는 누구나 겪습니다. 다만 군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선 그 압박이 좀 더 크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현재 느끼는 어려움은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 ‘나도 마땅히 겪고 있는 성장의 과정’이라고 여기면 마음이 좀 편해질 겁니다.
그렇다고 어려움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때로는 잠시 멈춰 숨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마음에도 휴식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훈련장에서 잠깐 하늘을 올려다보며 마음을 비우는 순간, 저녁점호 후 생활관에서 동료와 나누는 짧은 농담, 근무를 마치고 혼자 조용히 걸으며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 이런 소소한 순간이 모여 마음을 지탱해 줍니다. 마치 음악에 쉼표가 있어야 아름다운 선율이 완성되듯이 군 생활에도 작은 쉼표가 존재해야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습니다.
간부란 위치는 늘 ‘사람’과 함께합니다. 장병들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상관의 지시를 받으며, 동기들과 협력해야 합니다. 이때 중간에서 치이고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 관계 속에서 큰 힘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힘들 때 동기에게 솔직히 마음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한결 가벼워지고, 후배에게서 “선배님 덕분에 힘이 납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 비로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보람을 느낍니다. 군대는 혼자선 결코 버틸 수 없는 곳이기에 함께하는 관계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꼭 필요한 버팀목입니다.
때론 ‘나’에게도 따뜻한 말을 건네길 바랍니다. 우리는 흔히 후임이나 동료에게는 격려를 아끼지 않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아직 부족하다”며 채찍만 들이댑니다. 자기 자신 또한 위로가 필요합니다. “오늘도 최선을 다했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이 짧은 한마디가 스스로를 지키는 힘이 됩니다. 초급간부로서 맞닥뜨린 매일의 과제가 어렵고 무겁더라도 그 안에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앞으로도 수많은 선택과 책임이 여러분 앞에 놓일 겁니다. 실수도 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경험이고, 그 경험이 쌓여 진짜 리더로 거듭나게 됩니다. 간부로서의 길은 결코 쉽지 않지만, 그 길을 걸으며 얻게 되는 성장은 평생의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초급간부 여러분, 지금은 힘들지만 분명 값진 시간입니다. 처음의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방황할 수도 있습니다. 그 틈새에서 자신을 단단히 세우는 법을 배운다면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힘을 갖게 될 것입니다. 오늘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여러분께 진심 어린 격려의 말을 전합니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 잘해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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