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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반란전 교육을 통해 체득한 전략과 교훈

입력 2025. 10. 14   15:41
업데이트 2025. 10. 1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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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원 대위 육군특수전사령부
노윤원 대위 육군특수전사령부

 


최근 네팔 바라 지역에서 실시한 ‘대반란전 교육’을 수료했다. 실전적인 정글전투와 전략적 통찰을 경험하며 귀중한 교훈을 얻은 시간이었다.

1976년 네팔 육군이 정글전 대응을 위해 개설한 이 전투 전문가 과정은 열대우림 생태계에서의 게릴라전에 특화된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었다.

정글 생존기술, 소규모 분대 전술, 현지민 협력전략 등 현장 적용이 가능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었다. 특히 나무뿌리 식용법, 습기 제거를 통한 무기 관리, 360도 위협 감지훈련은 기존 군사교육과 차별화된 실전적 요소였다.

훈련 과정에서 강조된 ‘3:7원칙(군사작전 30%, 민간 협력 70%)’은 2006년 대규모 시위 진압 당시 군과 민간 갈등에서 도출된 교훈이었다. 실제 군과 민간의 무혈사태가 실제 교육 파견 중에도 빈번히 발생했다. 모의훈련에서의 현지 언어 기초학습, 마을 장로와의 협상 역할극은 문화적 이해의 중요성을 체감하게 했다.

1950년대 네팔 공산당 창당부터 2006년 마오이스트 반군과의 평화협정에 이르기까지 네팔의 군사작전은 항상 정치적 변수와 맞물려 있었다. 교육 과정 중 다뤄진 1996~2006년 내전 사례 연구에선 반군 숙영지 습격작전보다 2003년 휴전협상 실패가 더 큰 전략적 교훈으로 조명됐다. 이는 군사력만으론 빈곤과 차별 같은 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켜 줬다.

현재 네팔군은 정글전투 전문성 면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연합훈련을 주도할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나 장비 현대화와 사이버 전장 대비는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2023년 영국군 용병 모집에 네팔 청년 30만 명이 지원했다는 사실은 청년실업이 반군 재등장의 불씨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군사 대응은 경제적 지원과 병행될 때만 진정한 내부 위협 해소가 가능할 것이다.

이번 교육에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군사적 승리가 정치적 평화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역사적 진실이었다. 안보협력은 단순한 전투기술 전수를 넘어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인프라 구축까지 확대돼야 한다.

이번 교육에서 군사적 역량뿐만 아니라 문화적 감수성과 인도주의적 관점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군인은 단순한 전투 수행자가 아닌 지역사회와 협력하며 평화를 실현해 나가는 존재임을 알게 됐다.

다양한 국가 군인들과의 교류는 사고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고, 우리와 다른 배경을 가진 이들과 함께 고민하고 협력하는 과정은 인격적으로도 성숙할 수 있는 귀중한 자산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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