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선행 감동 스토리
우리 군 장병들이 곳곳에서 다양한 선행으로 국민의 안전을 지켜냈다. 위기에 빠진 시민을 목격해 즉각 달려가 구조하고, 오랜 시간 소중히 기르고 모아온 모발·헌혈증을 기꺼이 내놓았다. 조용하고 묵묵한 모습으로 인해 뒤늦게 알려진 장병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소개한다. 임채무·김해령·박상원 기자/사진=부대 제공
육군수기사 이다정 군무주무관
혈액암 환자에게 조혈모세포 기증해 귀감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재정실 소속 이다정 군무주무관은 혈액암 환자에게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기증해 귀감이 되고 있다.
이 주무관은 지난달 조혈모세포 기증을 완료했다. 조혈모세포는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 혈액세포를 만들어내는 세포로, 기증을 위해서는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해야 한다. 혈연이 아닌 타인 간 일치 확률은 약 2만분의 1에 불과하다.
이 주무관은 2022년 7월 헌혈의 집을 방문했다가 ‘조혈모세포 기증’ 안내문을 우연히 접한 뒤,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문구에 감동해 즉시 기증희망자로 등록했다. 이후 약 3년의 시간이 흐른 뒤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조직형이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주저 없이 기증을 결정했다.
그는 기증 전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충분한 수면, 카페인 미섭취 등 철저한 자기관리를 이어갔다. 또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준비하며 요양원 봉사활동을 꾸준히 병행해 ‘남을 돕는 삶’을 실천했다.
이 주무관은 “누군가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할 수 있어 오히려 제게 더 큰 선물이 됐다”며 “앞으로도 이 마음을 잊지 않고, 작지만 꾸준한 나눔을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육군72사단 김한경 중사
물에 빠진 시민 구하려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
휴가 중이던 육군72보병사단 김한경 중사가 바다에 빠진 시민을 구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8월 말 경북 영덕군의 한 해안가에서 피서객이 물에 빠져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다.
해안에서 약 50m 떨어진 수심 깊은 곳에서 한 여성이 허우적거리며 도움을 청하고 있었고, 함께 있던 남성도 구조를 시도했지만 안전장비가 없어 위험한 상황이었다.
인근에 있던 김 중사는 망설임 없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김 중사는 즉시 근처 튜브를 이용해 여성을 붙잡게 한 뒤 안전하게 해안까지 이끌었다. 김 중사는 초등학생 시절 수영선수로 활동했으며, 입대 전 해병대에서 7년간 복무한 경험이 있어 뛰어난 수영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구조된 여성은 의식이 있었으나 크게 놀란 상태였다. 여성을 비롯한 일행은 김 중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사례의 뜻을 밝혔지만, 김 중사는 군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사양했다.
그는 “눈앞의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며 “무사히 구조돼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육군75사단 최재영 중사(진)
마트서 여성 몰래 촬영하던 남성 검거 기여
육군75보병사단 예하 독수리여단 최재영 중사(진)는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촬영범을 현장에서 제압해 검거에 기여했다.
최 중사는 지난달 6일 서울 강동구 한 마트에서 장을 보던 중 치마를 입은 여성을 몰래 촬영하던 남성을 발견했다.
그는 즉시 남성의 행동을 제지하고 휴대전화 사진첩을 확인, 불법 촬영 사실을 추궁했다. 이후 남성의 도주를 막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을 통제해 범인을 인계받을 수 있도록 했다.
최 중사는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범죄 현장을 목격하면 주저 없이 행동으로 나설 것”이라며 “군인의 책임감으로 언제 어디서든 국민 곁에 서겠다”고 밝혔다.
공군17전비 서승이 중사
10·7세 두 딸과 함께 머리카락 기부
공군부사관이 자신의 두 딸과 함께 어린 암 환자를 위해 소중히 길러온 머리카락을 기부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공군17전투비행단 항공기정비대대 서승이 중사는 지난달 30일 10·7세 딸들과 함께 어머나운동본부에 머리카락을 기부한 뒤 기부증서를 받았다.
어머나 운동은 ‘어린 암 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 운동’의 약자로, 항암치료를 받는 소아암 환아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전달하기 위한 모발 기증 캠페인이다.
서 중사는 집을 정리하면서 딸의 소중한 배냇머리를 발견하고 이를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간직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소아암 환자를 위한 모발 기증을 알게 됐다. 그리고 딸과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기르면 함께 모발을 기증하기로 약속했다.
시간이 흘러 서 중사는 5년간 기른 머리카락을, 첫째 딸은 초등학교 입학 후 3년, 둘째 딸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7년간 기른 머리카락을 각각 기증하게 됐다. 기증한 모발은 어머나운동본부를 통해 소아암 환아들을 위한 가발 제작에 사용될 예정이다.
서 중사는 “딸과 함께한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기쁘다”며 “앞으로도 소아암 환아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육군지작사 특수기동지원여단 장병들
터널 차 사고 환자 신속 응급처치로 생명 구해
육군지상작전사령부 예하 특수기동지원여단 소속 조현준 중위·정석희 일병이 신속한 응급조치로 시민의 생명을 구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8월 26일 오전 10시께 경기 포천시 일동터널을 지나던 중 터널 안에 정차된 사고 차량과 도움을 요청하는 여성을 발견했다. 운전석에는 20대 남성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고, 머리에 출혈이 있는 상태였다.
조 중위는 즉시 달려가 남성의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머리를 고정하고 피가 입안으로 들어가지 않게 응급조치를 했다. 정 일병은 동승자가 충격으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자 대신 119에 신고해 사고 위치와 부상자의 상태를 신속히 전달했다. 이들은 구급대가 도착한 뒤에도 터널 내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도로 안전통제를 지원하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현장에 출동한 경기 포천소방서 119안전센터 구급대원은 “두 군인의 용기 있는 행동 덕분에 시민의 생명을 구하고 2차 사고도 막을 수 있었다”며 “환자는 병원 이송 후 맥박과 호흡이 안정돼 의식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조 중위는 “군인은 단지 나라를 지키는 존재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근본 임무라 생각한다”며 “망설임 없이 달려갔던 건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정 일병은 “처음에 상황을 접하고 당황했지만 군복을 입은 군인으로서의 책임감이 몸을 움직이게 했다”고 전했다.
국군강릉병원 김진욱 육군상사
헌혈 200회 달성…장기·골수기증도 등록
국민을 위해 꾸준한 헌혈을 펼쳐온 육군부사관도 있다. 국군의무사령부 국군강릉병원 김진욱 육군상사는 최근 헌혈 200회를 달성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유공장 ‘명예대장’을 받았다.
김 상사는 고등학생 때부터 헌혈을 시작했다. 중학교 시절 친구가 투병 생활을 겪을 때,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었던 현실이 안타까웠던 순간이 계기가 됐다. 그는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한 몸을 유지하며 헌혈을 반복했다.
이에 더해 김 상사는 조혈모세포 기증을 준비 중이다. 지난 7월 조혈모세포협회로부터 공여 가능 환자가 생겼다고 연락받으면서다. 김 상사는 약 20년 전 장기기증과 골수기증을 등록했다. 현재 유전자 검사가 진행 중이며 공여가 확정되면 오는 11월께 급성 백혈병의 어린 환우에게 도움을 주게 된다.
김 상사의 선행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20년 가까이 국내외 복지 사각지대에 놓은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해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2006년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질문이 가장 속상했다는 한 병사와의 면담이 끝난 직후부터 지금까지다.
김 상사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 생명을 살리는 일에 어떤 일이든 하자는 것은 자신과의 약속”이라며 “국민의 신뢰를 받는 부사관이 되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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