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더 넓은 지평 열었고
정부의 전폭 지원·군의 기술 혁신
방산기업의 수출성과 선순환 구조
K방산, 더 높은 곳을 향한다
유럽·중동·동남아 해외영토 확장
단순 산업 넘어 안보·외교 자산으로
K방산이 새로운 도약을 맞고 있다. 정부의 든든한 지원 아래 첨단 무기체계 개발·혁신을 이어가고, 야전에서의 완벽한 검증으로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주요 방산 업체들과 협력해 수출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지속적인 무기체계 개발과 전력화가 강군 육성의 바탕이 되고, 다시 방산 수출의 힘이 되는 것. ‘방산 4대 강국’의 길목에 선 K방산의 현재를 조명한다. 송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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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질적·양적 ‘아낌없는 투자’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이 지출한 국방비는 역대 최대 규모인 2조4600억 달러(약 3539조 원)다. 전년과 비교해 7.4% 증가한 수치다. 우리 국방비는 439억 달러(약 61조7000억 원)로 세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중국, 인도, 일본 다음이다. 특히 방산 수출 면에서는 상위 10위권에 오르며 K방산의 위상을 굳혔다. 미국·프랑스·러시아 3강 체제 속에서 빠르게 성장해 독일·영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다.
K방산 성장의 핵심에는 정부의 지원이 자리하고 있다. 질적·양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내년도 국방예산 역시 66조2947억 원을 편성하며 미래전 대비 역량 강화를 본격화했다. 그중 방산 지역 연계·생태계 기반 구축에 698억 원을 들이고, 스타트업을 선제 발굴하는 ‘미래선도형 방산스타트업’ 육성 사업에 54억 원을 투자한다. 지역 특화산업을 기반으로 산·학·연 협업을 통한 지역 방산 중소기업 투자도 698억 원을 배정해 올해보다 580억 원 이상 확대한다.
특히 ‘인공지능(AI) 전환’을 추진하는 ‘AX 스프린트(SPRINT)’ 사업에는 600억 원의 예산이 새로 투입된다. 관계부처 합동 사업으로, AI 융합 사업 중 단기 내 성과 창출이 가능한 유망 분야를 선정해 집중 지원한다. 195억 원과 61억 원을 각각 들여 AI 민·관 협력의 장을 조성하는 ‘군·산·학 협력센터’와 AI 기반 폐쇄회로(CC)TV 감시체계 구축 등 신규사업도 추진한다.
아울러 방산 4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K방산 수출 및 협력 확대 전략을 가동 중이다. 고위급 주도의 세일즈 외교를 통한 해외 판로 개척, 방산수출 컨트롤 타워 기능 강화, 교육·훈련 연계를 통한 우방국 협력 확대, 후속군수지원 체계 마련 등이 핵심이다. 또한 도전적 연구개발(R&D) 환경 조성을 통해 방산업체의 수출 역량을 높이고, 전략적 파트너 국가들과 방산협력을 체결해 지속 가능한 수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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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검증 체계로 신뢰 확보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축은 첨단 국방기술 개발이다. 그중에서도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2025~2029년 280개 무기체계 소재·부품 개발 로드맵을 마련해 국산화율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방산혁신기업을 지정하고 민간 우수기술을 국방에 도입하는 등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시도도 활발하다. 이는 전력 증강과 동시에 국내 기업이 글로벌 부품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검증 체계의 엄격함은 한국 무기체계의 신뢰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국방기술품질원은 실사격·혹한·혹서 시험과 장시간 내구성 검증 등 국제 수준의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한국 무기체계는 단순한 ‘가격 경쟁력’이 아닌 ‘성능 보장 제품’으로 인식되며 해외 시장에서 신뢰를 얻고 있다. 폴란드가 K2 전차와 K9 자주포를 도입하면서 한국의 철저한 품질 검증 절차를 높이 평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검증의 철저함은 한국 방산 수출 확대의 숨은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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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 자랑하는 K방산기업들
기업들의 실적도 이를 증명한다. 2025년 2분기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8644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현대로템도 2576억 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IG넥스원은 776억 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852억 원 흑자를 달성했다. 주요 4사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2848억 원이고, 상반기 누계는 2조208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508억 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K9 자주포, K2 전차, 다연장로켓 천무, 중거리지대공미사일 천궁II, FA-50 전투기 등의 수출 성과가 뒷받침한 결과다.
특히 K2 전차는 2022년 폴란드 첫 수출 이후 지난 7월 8조5000억 원 규모의 2차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 방산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K9 자주포는 호주·인도·핀란드 등으로 수출되며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았고, 천무는 중동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FA-50 전투기는 2023년 폴란드에 이어 필리핀·말레이시아 등으로 계약이 확대됐다.
특정 품목 의존이 아닌 다변화된 수출 구조는 K방산이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2~5일 폴란드에서 열린 ‘제33회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MSPO 2025)’에서도 민·관·군이 원팀이 돼 K방산 수출 증대에 온힘을 다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원팀으로 수주전에 뛰어든 ‘오르카 프로젝트’가 눈길을 끌었다. 오르카 프로젝트는 폴란드 해군이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8조 원 규모의 사업이다.
한화오션은 독자 설계한 3000톤급 장보고Ⅲ(KSS-III) 배치II를 앞세웠다. 현존 디젤 잠수함 중 최고 수준의 잠항능력을 갖췄고, 장거리 타격 능력까지 확보했다. HD현대중공업의 잠수함 기술 경쟁력도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전시회에서는 K9 자주포의 성능개량형 모델인 K9A2도 시선을 모았다. K9A2는 100% 자동 장전 시스템을 통해 분당 6발에서 9발 이상으로 발사 속도를 끌어올리고, 승무원도 기존 5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폴란드 시장을 겨냥한 수출형 보병전투장갑차 K-NIFV도 처음 전시했다.
결국 정부와 군의 기술 혁신, 기업들의 수출 성과가 맞물리면서 한국은 방산 4대 강국으로 도약할 토대를 마련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첨단 무기체계를 선보이고, 우리 군이 전력화해 우수성을 직접 검증하는 등 민·관·군의 하나 된 노력으로 방산 수출 증대로 이어지는 것.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더욱 발전된 첨단 무기체계를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중이다.
K방산은 미국·러시아·프랑스 중심의 3강 구도를 흔들며 독일·영국을 제치고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한 산업 성과를 넘어 국가 안보 역량 강화와 외교적 영향력 확대라는 전략적 자산이 된다.
급변하는 국제 안보 환경 속에서 K방산의 도약은 세계 군비 지형을 바꾸는 새로운 변수로 자리 잡고 있으며, 한국은 이제 명실상부 글로벌 방산의 핵심 강국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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