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처럼 하늘을 나는 기분은 어떨까. 어렸을 적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상상을 해 봤을 것이다. 이는 실현 불가능한 일이기에 꿈을 간직한 사람은 비행기 조종사에 도전하곤 한다. 다만 파일럿의 벽 또한 너무나 높아 그 꿈을 현실로 이루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공군에 관심 있는 이라면 전투기를 한 번 타 보는 것을 평생 소원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 2022년 개봉한 ‘탑건: 매버릭’은 대중에게 전투기 탑승에 관한 호기심을 더 심어 주는 계기가 됐다.
우리 군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위해 ‘국민조종사’라는 아주 특별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육군에서는 한국형 기동헬기인 수리온을, 공군에선 국산 전투기에 탑승해 비행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자리가 한정적인 만큼 선발 절차는 매우 까다롭다. 군에서 특별한 사연을 선정한 뒤 후보자는 면접과 신체검사 등을 거쳐야만 실제 탑승이 가능하다. 비행 시 중력의 6배를 견뎌야 하는 전투기의 경우 중력 가속도 내성훈련(G-TEST)을 통과해야만 탑승 자격이 주어진다.
지난 20일 충남 계룡시 ‘2025 지상군페스티벌’ 행사장에서는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조종사 체험비행 및 임명식이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한 이날 체험비행에는 참전용사 후손 등 특별한 사연을 가진 4명의 조종사가 선발됐다.
이들은 육군항공학교에서 기초이론 교육을 수료하고, 수리온 시뮬레이터에서 이착륙훈련, 제자리비행, 항법비행 등의 실습을 거쳤다. 이후 체험행사 당일인 지난 20일 수리온 부조종사석에 올라 약 30분간 비행했다. 비행을 마친 뒤에는 육군참모차장으로부터 육군항공 조종사의 상징인 머플러와 임명장 등을 받았다.
베트남전에 항공기 조종사로 참전한 조부의 뒤를 이어 현재 육군 항공운항준사관을 준비 중인 김영호(26) 씨는 “오늘 체험을 계기로 할아버지의 조국수호 의지를 이어받아 반드시 항공운항준사관이 돼 조국을 지키는 멋진 군인이 되겠다”고 했다. 공군에서는 현재 국산 전투기 국민조종사 선발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1차 서류심사와 2차 심층면접을 거친 뒤 12명을 선발했다. 2차 합격자들은 공군항공우주의료원에서 기초이론 교육, G-TEST, 비상탈출훈련 등 비행환경 적응훈련을 받는다. 이후 평가 결과에 따라 4명의 국민조종사가 최종 선발된다.
최종 선발자들은 오는 10월 18일 서울공항에서 개최되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 2025’ 에어쇼 행사장에서 비행체험을 할 예정이다. 비행을 마친 뒤 공군참모총장은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를 국민조종사들에게 수여한다.
함정이 주력인 해군은 국민에게 함정 탑승 기회를 제공한다. 25일부터 27일까지 부산작전기지 및 인근 해상에서 이뤄지는 ‘2025 대한민국 해군 관함식’에 동참할 국민참여단 1000여 명을 모집하는 것이다. 국민참여단은 대형 수송함인 마라도함(1만4500톤급)과 상륙함인 노적봉함(4900톤급)에 올라 최신예 이지스구축함, 잠수함, 해상초계기 및 해상작전헬기 등을 직접 사열한 뒤 대잠작전, 해상화력 시범을 관람할 예정이다.
우리 군에서 국민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풀이된다. 이들이 장병들의 노고를 이해하고 군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군이 앞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기회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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