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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중 입은 정신적 부상 전장서 치료

입력 2025. 09. 18   17:21
업데이트 2025. 09. 1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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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간사, 스트레스신속처치 체계 개발
PTSD 방지·신속한 임무 복귀 유도
처치에 1시간 현장 적용·효율성 장점
시범교육서 효과성 확인 제도화 추진

조순영 국군간호사관학교 교수부장이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장병들을 대상으로 급성전장스트레스신속처치 시범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랑선주 군무주무관
조순영 국군간호사관학교 교수부장이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장병들을 대상으로 급성전장스트레스신속처치 시범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랑선주 군무주무관



우리 군이 전투 중 발생하는 정신적 부상을 전장에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개발했다. 전투부상자처치(TCCC)가 외상(外傷)에 한정됐다면 심리적 상처 치료에 초점을 맞춘 개념이다. 장병 대상 시범운용에서도 긍정적 성과를 거뒀는데, 군은 이를 토대로 체계 제도화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국군간호사관학교(국간사)는 18일 “장병들의 ‘전장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부상’을 급속 처치하는 체계를 군 최초로 마련했다”며 “이를 ‘급성전장스트레스신속처치(ASAP·Acute Stress Aid Protocol in Combat)’로 명명했다”고 밝혔다.

격렬한 전투를 겪는 장병들은 패닉, 공황 등 정신적 부상 위험에 노출된다. 실제로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고강도 전투에 투입된 병력 중 17.2%가 전장 스트레스로 정신적 부상을 경험했다고 한다. 정신적 부상은 부대 안전과 임무 완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방치될 경우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이어질 수 있다.

이스라엘과 독일, 미국, 영국 등은 육체적 부상만 대응하는 TCCC 한계를 보완하고자 일찍이 정신적 부상 신속처치체계를 도입했다. 국간사가 ASAP를 개발한 배경도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따른 것이다.

ASAP는 총 5단계 절차를 거친다. 전투 중 발생한 정신적 부상을 조기 안정화하고 전투원의 신속한 임무 복귀를 유도하는 게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①기능이 마비된 전우 상태 식별→②신체 접촉을 통한 연결→③질문으로 사고 회로 활성화→④사건 순서 정리→⑤명확한 임무 부여 등이다.

의학 전문가 등에 의한 기존 ‘심리적 응급처치(PFA)’는 6시간가량 걸리고 장소도 제한되지만 ASAP는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하고 전장에서도 가능하다는 게 국간사의 설명이다. 짧은 교육시간 역시 효율성과 현장 적용성에서 큰 장점으로 꼽힌다.

ASAP는 시범교육 때 장병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지난 7월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 장병 290명을 대상으로 ASAP 시범교육을 한 결과 만족도에서 9.2점(10점 만점)을 받았다. 국간사는 생도들에게 ASAP 교육을 실시해 정식 도입 시 지원 및 전군 전파 역량을 갖추고 있다.

조순영(육군대령) 국간사 교수부장은 “전투는 결국 감정을 가진 사람이 수행하는 일”이라며 “ASAP의 효과성을 확인한 만큼 제도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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