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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대비 공군5비 항공기 사고처리 대응훈련

입력 2025. 09. 18   17:16
업데이트 2025. 09. 1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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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가정…항공기가 비상 착륙했다
완벽한 대응…민·관·군 빈틈이 없었다

치솟는 화염 진압하고 기내 진입 환자 구출
사고 항공기 견인·후송 활주로 정상화까지
완벽한 대비태세로 APEC 성공 개최 뒷받침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은 각국 정상이 대한민국 땅을 처음 밟는 관문, 김해국제공항의 ‘절대 안전’에 달려 있다. 만약 국가의 첫인상이자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이 요구되는 이곳에서 항공기 사고라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면? 우리 군은 이 아찔한 가정에 ‘완벽한 대비태세’로 답했다. 공군5공중기동비행단(5비)은 18일 오전 한국공항공사 김해공항과 함께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혹독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민·관·군 합동 항공기 사고처리 대응훈련을 실전적으로 전개했다. 글=임채무/사진=조용학 기자

 

18일 공군5공중기동비행단이 한국공항공사 김해공항과 펼친 ‘2025년 APEC 대비 민·관·군 합동 항공기 사고처리 대응훈련’에서 5비 소방구조반 요원들이 중상자를 이송하고 있다.
18일 공군5공중기동비행단이 한국공항공사 김해공항과 펼친 ‘2025년 APEC 대비 민·관·군 합동 항공기 사고처리 대응훈련’에서 5비 소방구조반 요원들이 중상자를 이송하고 있다.



귀를 찢는 굉음과 함께 귀빈들을 태운 항공기가 활주로에 동체를 그대로 긁으며 미끄러졌다. 유압 계통 이상으로 착륙장치가 말을 듣지 않는 상황. 기계적 결함으로 비상 착륙장치 전개(Gravity Extension)마저 실패한 항공기는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활주로를 이탈, 라인 펜스를 들이받고서야 멈춰 섰다. 이내 충격으로 찌그러진 동체에서는 시커먼 연기와 함께 섬뜩한 화염이 피어올랐다.

“훈련 상황! 훈련 상황! 항공기 비상착륙!”

조종사의 비상착륙 선포를 수신한 관제탑이 즉시 사고 상황을 전파했다. 이에 현장지휘관인 5비 기지방호전대장이 모든 지상구조반을 현장으로 출동시켰다. 가장 먼저 달려온 것은 5비 소방구조반과 한국공항공사 공항소방대의 소방차들이었다. 이들은 항공기 주변에 신속히 포진한 뒤, 소화수를 화마의 심장부로 뿜어내며 기체 온도를 낮추고 화재 확산을 막았다. 동시에 5비 군사경찰대대 요원들은 사고 항공기 주변에 신속하게 현장 접근을 통제하고 구조·구급 차량의 통로를 확보했다.

 

 

구조된 승객들이 항공기 밖으로 대피하고 있다.
구조된 승객들이 항공기 밖으로 대피하고 있다.

 

5비와 공항공사 소방구조요원들이 항공기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5비와 공항공사 소방구조요원들이 항공기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골든타임 사수…신속한 초동대응

외부 화재가 어느 정도 진압되자, 기체 내부에 고립된 가상의 APEC 관계자들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충격으로 비상탈출 슬라이드가 작동하지 않아 탈출이 불가능한 상황. 구조대원들은 지체 없이 ‘플랜 B’를 가동했다. 구조대원들은 스텝 카(Step Car)를 활용해 항공기 전방 출입문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접안시켰다. 구조 통로가 열리자, 승객들이 의무요원들의 부축을 받아 조심스럽게 기체를 빠져나왔다. 탈출한 이들은 곧바로 인근 격납고에 설치된 현장 응급의료소로 안내돼 신속한 부상자 분류 후 응급처치, 심리적 안정 지원을 받았다.

“기내 수색 결과, 거동 불가 중상자 2명 발견!”

짙은 연기를 뚫고 기내로 진입했던 구조대원들의 무전이 다급하게 울렸다. 들것과 함께 다시 기내로 진입한 대원들은 중상자들을 조심스럽게 외부로 이송했다. 다발성 골절과 두부 손상을 입은 중증 환자는 구급차에 실려, 인근에서 대기 중이던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의무헬기로 옮겨진 뒤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어 공항 활주로 정상화를 위해 사고 항공기를 견인하는 항공기 부양 작업이 진행됐다. 훈련은 준비된 모의 항공기를 부양 장비로 들어 올린 뒤 안전한 지역으로 옮기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5비 의무요원들이 중상자를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5비 의무요원들이 중상자를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하나로 뭉친 민·관·군

이날 훈련에는 5비를 중심으로 공항공사, 강서소방서·보건소, 대한항공 테크센터 등 29개 기관 100여 명이 참가했다. 장비는 대형 민간 항공기를 가정한 공군의 KC-330 시그너스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1대, 소방차 10대, 구급차 5대, 민간 의무헬기 1대 등이 동원됐다.

훈련은 2025 APEC 정상회의 행사 주 공항인 김해공항에서 참가국 항공기 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가정해 유관기관 간 합동 대응능력을 높여 인명·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5비는 훈련을 통해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담보하는 것은 물론 어떠한 재난 상황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낼 수 있다는 민·관·군의 굳건한 통합대응태세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

박성빈(대령·진) 기지방호전대장은 “항공기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대응능력과 관계기관들과 협력체계를 강화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APEC 정상회의의 주요 관문 역할을 하는 김해공항의 안전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뒷받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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