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방패’ 다산정약용함 진수식
울산 HD현대중공업서
정조대왕급 2번함 진수
3축체계 핵심 전력이자
해군기동함대 주축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 탑재
수중 위협 탐지력 수직 상승
첨단기술 기반 해군력 상징
정약용의 애민정신 담아 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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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과학기술에 기반한 해양강군 건설의 상징이자 국가 전략자산으로 활약할 두 번째 8200톤급 이지스구축함이 첫 기적(汽笛)을 울렸다.
해군과 방위사업청(방사청)은 17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광개토Ⅲ Batch(배치)-Ⅱ ‘다산정약용함’ 진수식을 거행했다.
광개토Ⅲ 사업은 이지스구축함 획득사업 명칭이다. Batch-Ⅰ은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7600톤급)이며, Batch-Ⅱ는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이다. 다산정약용함은 정조대왕함에 이어 Batch-Ⅱ 두 번째 함정이다. Batch는 동형(급) 함정을 건조하는 묶음 단위로, 기술 발전속도가 빠르거나 전력화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함정에 적용하는 용어다. I→Ⅱ→Ⅲ로 갈수록 함형 발전과 성능 개선이 이뤄진다.
국내에서 설계·건조하는 다산정약용함은 2021년 HD현대중공업과 건조계약 체결 이후 2023년 7월 착공식, 2024년 3월 기공식을 거쳐 이날 진수됐다. 착공식은 함정 건조의 첫 공정으로, 선체에 쓰이는 철판을 절단하는 행사다. 기공식은 함정의 첫 번째 블록을 건조 선대에 거치하는 행사다.
다산정약용함은 정조대왕함과 같이 해군이 보유한 수상함 중 가장 강력한 전투역량을 갖추고, 향후 ‘해양 기반 한국형 3축체계’의 핵심 전력이자 기동함대의 주축이 될 것이라고 해군은 평가했다.
진수식에서는 해군 관습에 따라 주빈인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부인 심혜정 여사가 작은 손도끼로 함정에 연결된 진수줄을 절단하자 기적이 울리고, 축포와 함께 종이꽃가루가 날렸다. 이어 국방부 장관 내외와 주요 내빈이 가위로 오색테이프를 자르고 샴페인 병을 선체에 깨뜨리는 안전항해 기원의식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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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정약용함은 길이 170m, 폭 21m, 경하톤수 약 8200톤이다. 7600톤인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에 비해 덩치가 커졌을 뿐만 아니라 적의 공격으로부터 함정을 보호하는 스텔스 성능도 강화되는 등 전반적인 전투 능력이 향상됐다.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은 경하톤수 7600톤급에 길이 166m, 폭 21m 규모다.
다산정약용함은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탄도미사일 탐지·추적만 가능했던 기존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과 달리 향후 SM-3 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 SM-6 장거리함대공유도탄을 탑재하면 적 항공기·순항미사일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다.
주요 무장은 5인치 함포, 장거리 대잠어뢰,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함대지탄도유도탄 등이 있다. 함교·함미 갑판에 장착된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Ⅱ를 활용해 대함·대지·대잠 유도무기 등 각종 무기체계를 운용할 수 있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첨단 통합소나체계는 적 잠수함·어뢰 등 수중 위협 탐지력을 수직 상승시켰다. 장거리 대잠어뢰와 경어뢰를 활용한 대잠 공격은 물론 최근 도입된 MH-60R(시호크) 해상작전헬기를 탑재해 대잠작전 능력이 더 강력해졌다.
추진체계는 세종대왕급에 장착된 가스터빈 엔진 4대에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체계(HED) 2대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항해 중 연료 소모를 절감해 경제적인 기동이 가능하고, 함정의 수중 방사소음이 줄어 생존성이 높아졌다.
승조원 근무환경도 큰 변화가 기대된다. 격실공간을 넓혀 거주성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또 무선네트워크체계가 함정 전반에 적용돼 승조원끼리 스마트기기로 해상에서 실시간 소통하고, 서로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화재, 침수, 익수자 발생 등 긴급상황 때 신속한 초동조치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해군은 구축함의 함명으로 국민에게 영웅으로 추앙받는 역사적 인물이나 국난 극복에 이바지한 호국인물을 선정한다. 해군은 함명 제정 기준을 바탕으로 다산 정약용 선생의 애민정신과 혁신의지를 계승하는 한편, 첨단 과학기술 기반의 신뢰받는 해군력 건설의지를 담아 광개토Ⅲ Batch-Ⅱ 2번함의 함명을 ‘다산정약용’으로 정했다.
방극철 방사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은 “다산정약용함은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와 독자 개발한 통합소나체계, 한국형 수직발사체계Ⅱ를 탑재해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여러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최신예 구축함으로 국가안보·해양주권 수호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글=윤병노/사진=한재호 기자
진수식이란…
진수식은 함정 건조 시 선체를 완성해 처음 물에 띄울 때 행하는 의식이다. 함명 선포와 함정 진수행사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성직자가 관장하는 일종의 종교행사였으나 19세기 초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최초로 영국 군함 진수식을 주관한 이후 성직자 대신 여성이 의식을 이끌어 가는 게 전통이 됐다. 이때 주관하는 여성을 ‘대모’라고 부른다. 대모가 손도끼로 진수줄을 절단하는 건 갓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자르는 것과 같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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