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문화는 이제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국가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K’의 저력은 문화 영역에 그치지 않고 ‘K방산’이란 이름으로 우리의 뛰어난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K2 전차·K9 자주포와 같은 무기체계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 그 성능을 인정받으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미국의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명실상부한 강국으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예비전력 또한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방산 시장에서 드러난 우리의 기술력과 시스템의 우수성은 자연스레 군사시스템으로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미국, 독일,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 예비전력 관계자들이 대한민국의 예비전력제도를 배우기 위해 방문했다.
이들은 예비군 편성, 훈련(과학화훈련장), 동원시스템 등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우리의 예비전력운용체계를 선진적 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K예비전력’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예비전력은 경제와 안보를 동시에 고려한 우리만의 독특한 경험과 효율적 시스템(가장 경제적인 군구조)으로 전 세계에 수출할 만한 매력적인 노하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의 긍정적 기대 이면에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예비군은 국군조직에서 제외돼 있다. 상비전력의 한계를 보완하고 안정적인 국방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예비전력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수이지만, 예비전력 예산은 국방비의 0.4%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예비전력의 양적·질적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근본적인 전력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예비전력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돼 합리적 투자가 이뤄져야 하며, 단기적 시각이 아닌 국가안보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로 과감한 예비전력 강화 결정이 필요하다.
아울러 예비전력에 관한 국민적 공감대와 인식 변화도 뒤따라야 힌다. K팝, K드라마, K방산이 국민의 사랑과 지지 속에서 성장했듯이 예비전력을 향한 국민의 관심과 존중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 나라의 부름에 언제든 기꺼이 응할 준비가 된 예비군에게 보내는 박수와 격려는 그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강한 예비전력을 만드는 중요한 힘이 될 것이다.
예비전력은 국가안보를 위한 중요한 축이며, 예비군 한 사람 한 사람이 국가안보 역량에 기여하는 주체라는 인식을 사회 전반에 확산시켜야 한다. 이렇게만 된다면 우리의 우수한 동원 및 예비군제도, 과학화훈련시스템과 구형 무기체계, 이들을 해당 국가의 안보 특성에 부합하게 잘 조성·지도해 줄 인적 자원까지 패키지로 편성된 ‘K예비전력’ 수출도 가능한 시기가 올 거라고 기대된다. 물론 국민적 동의와 성원이 선결돼야 한다.
K팝, K드라마, K방산이 세계 속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였다면 이젠 K예비전력이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브랜드가 돼야 한다. 예비전력 관련 법과 제도 정비, 예산의 현실화, 국민 인식 개선으로 예비전력을 한 단계 더 높여야 할 때다. 그러면 대한민국 안보는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세계 속의 K예비전력이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 K예비전력이 전 세계에 우리의 국방 역량을 알리는 또 하나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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