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교수실에서

지속 가능한 군,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작은 움직임

입력 2025. 09. 08   15:51
업데이트 2025. 09. 0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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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후 전문군무경력관 가군 육군3사관학교 화학환경과학 교수
정은후 전문군무경력관 가군 육군3사관학교 화학환경과학 교수

 


“The soldier, above all other people, prays for peace, for he must suffer and bear the deepest scars of war.”

“군인은 누구보다 평화를 바란다”는 이 말에는 깊은 울림이 있다. 군은 단순히 전투를 수행하는 집단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그 세상과 이어질 미래를 지켜야 하는 존재란 뜻도 내포하고 있다. 미래를 이끌어 갈 군의 모습은 어때야 할까? 단순히 강하고 빠른 조직을 넘어 국민이 신뢰하고 미래 세대가 자랑스러워할 더 나은 군이 돼야 할 것이다.

오늘날 군은 단순한 방어와 훈련 등으로만 평가받지 않는다. 군은 더 이상 한정된 공간이나 시간에서만 기능하지 않는다. 사회와 환경, 지역과 함께 살아가는 하나의 큰 시스템 안에서 어떤 책임을 다하는지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훈련장을 비롯해 주변의 생활, 사용하는 자원과 에너지, 각종 시설의 운영과 관리 등 연관된 여러 요소가 미래 세대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향한 전략이다. 지금 당장 편리함이나 단기 성과만 바라보면 언젠가 더 큰 비용과 문제로 돌아오게 된다. 좀 더 멀리 보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발전한다면 더 강해지고 신뢰받는 군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군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길은 기술적 발전이나 무기체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자원 효율성과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군의 존재 가치는 더 빛을 발할 것이다.

실제로 많은 조직에서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한 해외 기지에선 태양광발전과 에너지 저장장치를 도입해 자체 전력을 공급 중이다. 이를 통해 화석연료 사용량을 낮춰 에너지 절약뿐만 아니라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로는 훈련장에서 발생하는 폐수와 생활하수를 재활용해 조경과 소방용수로 공급하는 자원 재활용시스템을 도입, 수자원 절약은 물론 환경도 보호하고 있다.

이런 조직적 실천만이 지속 가능한 군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배우고 익히는 작은 습관 역시 훗날 큰 힘으로 돌아올 수 있다.

훈련장 주변의 자원을 아끼고 쓰레기를 줄이며 장비를 오래 쓸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 동료를 존중하고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며 지역사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런 사소해 보이는 행동이 모여 더 나은 군을 만드는 단단한 초석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실천은 결코 개인 차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 사람의 변화가 옆 사람에게 전해지고 부대 전체의 분위기와 문화로 확장된다. 사소해 보이는 작은 행동이 어느새 조직의 자랑스러운 전통이 되고, 후배들에게도 이어진다. 이러한 움직임은 군의 효율성을 넘어 지역사회를 비롯한 미래 세대에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군은 한 사람의 힘만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모두 각자 자리에서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하나의 큰 목표를 향해 움직일 수 있다.

지금 실천하는 작은 움직임은 후배들에게 “우리가 이렇게 해 왔기에 지금의 군이 존재한다”는 자부심을 심어 준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생각하며 작은 실천을 소중히 여기는 여러분의 걸음이 더 강하고 신뢰받는 군을 향한 지름길이 될 것이다.

오늘의 작은 움직임이 모여 내일의 더 나은 세상을 여는 씨앗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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