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첨단기술 접목한 장비에 창의적 노력 더해지며…모두가 ‘드론전사’ 증명하다

입력 2025. 09. 04   17:13
업데이트 2025. 09. 0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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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36사단, 드론·대드론 체계 시연 현장 
국방부 ‘소형드론·대드론 분야 실증 전담부대’ 최초 지정
운용개념·작전계획 구체화…여러 전장 활용 노하우 확보
국가 중요시설 방호 등 성과…군 테스트베드 역할 당부도

 

육군36보병사단은 드론을 직접 개발하고 운용하는 부대다. 적군 머리 위로 기습할 수 있는 ‘수류탄 투하용 드론’부터 은밀히 다가가 목표물을 타격하는 ‘일인칭 시점(FPV) 드론’까지. 전장에서 쓰이는 드론을 만드는 것은 물론, 적 드론을 무력화하는 ‘대(對)드론 체계 운용’ 능력도 갖췄다. ‘소형드론·대드론 분야 실증 전담부대’에 최초 지정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 군의 ‘50만 드론전사 양성’에 앞장설 36사단 드론·대드론 체계 시연 현장을 찾았다. 글=김해령/사진=한재호 기자

 

육군36보병사단 장병들이 안규백 장관의 격려에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육군36보병사단 장병들이 안규백 장관의 격려에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린 4일, 적 자주포가 발견됐다는 시연 상황을 접한 36사단 장병들에게도 ‘단비’가 내렸다. 다름 아닌 사단 장병들이 직접 개조한 FPV 드론의 등장이다. 고글을 쓴 장병이 조종을 시작하자 손바닥만 한 크기의 드론이 재빠르게 날아갔다.

드론의 비행 상황은 모니터로 생중계됐다. 드론은 수풀 지역으로 우회해 적 자주포로 향했다. 적에게 드론의 움직임을 들키지 않기 위함이다. 이어 자주포 위에 부착된 작은 풍선을 순식간에, 한 치의 오차 없이 터뜨렸다. FPV 드론은 주변 상황을 실시간 확인하며 조정이 가능하고, 자주포 한 문을 파괴할 수 있는 폭약이나 40㎜ 유탄을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됐다.

수류탄 투하 드론의 시연도 이뤄졌다. 경계용 드론이 표적을 찾고 수류탄 드론이 그 위로 날아가 연습용 수류탄 두 발을 정확히 투하했다. 두 시연 모두 병력을 투입하지 않고도 적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을 실감 나게 보여줬다. FPV 드론과 수류탄 투하 드론은 사단에서 상용 드론을 기반으로 3차원(3D) 프린팅 등의 기술을 적용해 만든 개조형 무기다.

이날 현장에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직접 찾아 시연 과정을 지켜봤다. 안 장관은 FPV 드론에 대해 ‘얼마나 날 수 있는지’ ‘비행시간 연장이 가능한지’ 등을 물었고, “체공시간만 늘리면 손색이 없겠다”고 말했다. 전시된 FPV 드론 조립·수리 도구가 담긴 ‘휴대용 드론 공구함’ ‘간이 정비세트’ 등도 세심하게 살폈다.

그러면서 안 장관은 ‘이런 것 다루는 사람은 상당한 교육을 받았는지’를 하헌철(소장) 36사단장에게 물었고, 하 사단장은 “금방 따라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안 장관은 “전술용 가방을 제작해 널리 보급해야겠다”며 “도입을 고려해 볼 것”을 주문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4일 군 최초로 소형드론·대(對)드론 분야 실증 전담부대로 지정된 육군36보병사단을 방문해 수소드론에 장착된 카메라를 살펴보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4일 군 최초로 소형드론·대(對)드론 분야 실증 전담부대로 지정된 육군36보병사단을 방문해 수소드론에 장착된 카메라를 살펴보고 있다.



안 장관은 사단이 개발 중인 △전기뇌관을 원격으로 터뜨리는 크레모아 자폭 드론 △식별된 드론에 전자파를 방사해 회로를 마비시키는 EMP(전자기펄스) 건 등도 확인했다. 안 장관은 “36사단이 창의적이고 다양한 노력을 통해 드론 운용 능력을 강화한 노하우 등을 타 부대에서도 적극 활용하고, 인공지능(AI) 같은 첨단기술이 접목된 장비를 군에서 신속하게 기술 실증을 할 수 있도록 중추적인 테스트베드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36사단이 실증 전담부대로 선정된 배경에는 기술 실증에 바로 참여가 가능한 최적화된 부대라는 국방부의 판단이 있었다. 사단은 그동안 드론 운용개념 및 작전계획을 구체화하고 긴 시간 교육훈련과 여러 전투실험 등으로 다양한 전장 상황에서의 드론 활용에 대한 노하우를 확보했다. 도심과 산악 지역이 뒤섞인 작전지역의 지형적 특성상 다양한 기술 실증 환경의 이점이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실제 국가 중요시설 방호 임무 지원 등 성과도 있다. 36사단은 지난해 1월 ‘강원 동계 청소년올림픽’에서 대드론 체계를 활용해 테러나 경기 방해 가능성이 있는 드론을 무력화하며 개막식부터 폐막까지 경비작전을 완벽히 수행했다. 또 관계 기관들과 업무협약을 맺어 기술을 습득하고, 드론교육센터 개소 및 ‘드론전술운용교육과정’을 통해 전문인력도 양성하고 있다.

36사단은 오는 10월 호국훈련에서 국내 민간업체 개발 우수 상용드론을 활용할 계획이다. 국가중요시설 대드론 방호 작전에서 군집드론과 대드론체계를 통합해 전투수행능력을 실증하고, 군 도입 가능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핵심부품이 국산화된 소형 교육훈련용 드론을 직접 써볼 방침이다. 이는 국토부 예산 40억 원으로 이뤄진다.

국방부는 36사단 운영 성과를 점검·평가 후, 각 군 및 부대 임무 유형에 적합한 실증 전담부대 추가 지정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안 장관은 “미래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드론 생태계가 발전하는 등 36사단이 대한민국 드론 산업 발전의 성지가 될 수 있도록 다 함께 뜻과 의지를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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