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도전하는 자가 승리한다(Who dares wins)

입력 2025. 09. 04   15:06
업데이트 2025. 09. 0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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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예준 일병 육군6보병사단 용호대대
인예준 일병 육군6보병사단 용호대대



“너는 왜 군대에 왔니?” 미국 시민권자로서 입대 후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다. 대한민국 육군으로서 군대에 복무한 지 8개월이 넘어가는 지금, 스스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태어나 미 시민권을 갖고 있지만 조국을 향한 특별한 애국심이 있었다. 학교 다문화축제와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해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와 전통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고, 한국인임에 자부심을 느끼며 대한민국이 돋보일 수 있게 대표의식을 품고 살아왔다.

어렸을 때부터 국가를 수호하는 국방의 의무를 다할 것이라는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다. 미국 시민권자로서 미 대학에 입학하고 그곳에 정착하고 싶은 꿈이 있었기에 군 복무는 나와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 해외에서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내며 조국을 향한 사랑과 애정이 조금씩 옅어져 갔다. 애국심보다 중요한 가치가 생겼고, 한국인보다 미국인일 때 받을 수 있는 혜택과 미 대학생의 삶이 마음속 애국심을 조금씩 줄어들게 만들었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며 만난 형들은 군대는 안 갈 수 있으면 무조건 가지 않는 게 맞다고, 괜히 자원입대해 시간 낭비하지 말고 앞으로의 인생에 더욱 집중하라는 조언을 해 줬다. 그러한 다수의 충고에도 자원해 대한민국 육군에 입대했다.

솔직히 입대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부모님이 한국인이기에 대한민국 시민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함이었다. 마음 한편엔 한국인으로 태어난 이상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기도 했다.

그렇게 입대한 뒤 용호대대에서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작아진 애국심이 다시 불타오름을 느낀다. 처음엔 조금 지루하고 어렵게 여겨졌던 정신전력교육을 받으면서 그간 몰랐던 한국의 역사와 나라를 지키기 위한 선배 전우들의 피땀을 간접 경험할 수 있었다. 조국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국방의 의무가 그저 국가만을 지키는 게 아닌 소중한 가족과 지인, 곧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하는 신성한 의무임을 깨달으면서 군 생활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었다.

힘들고 답답했던 훈련의 순간도 돌아보면 전우들과 함께 청춘을 불태운 추억으로 남았다. 어쩌면 미국에 정착한 다른 한국인과 같을 수 있었겠지만, 입대를 선택함으로써 강력한 군인정신과 불타는 애국심으로 무장한 대한민국 군인이 됐다.

매일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군대에 왜 왔나?” 이 질문에 매일 자신 있게 대답한다. “사랑하는 나의 조국, 나의 국민, 나의 정체성을 지키고 더욱 단련되기 위해서라고.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이 입대를 결심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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