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다시, 나답게’ 나는 로딩 중

입력 2025. 09. 02   15:41
업데이트 2025. 09. 02   15:41
0 댓글
한윤정 대위 육군103정보통신단
한윤정 대위 육군103정보통신단



지난 1월 우리 아들 해솔이가 튼튼하고 건강하게 가족의 품으로 와 줬다. 임신·출산·육아 삼박자를 거쳐 엄마가 됐다. 출산 후 주어진 역할이 많아졌지만, 그만큼 더 단단해지고 성장했음을 느낀다. 

임신 기간 몸과 마음은 고단했다. 막달에는 체중이 20㎏까지 늘어나 거동이 불편했고, 밤낮이 뒤바뀐 육아로 잠이 부족해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급기야 30대 초반 골다공증 진단까지 받았다. 육아휴직 중일 때는 동료들이 내 빈자리를 채우느라 바쁘게 움직여야 했기에 미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그렇게 계속 ‘새로움에 적응’하는 과정을 겪었다. 임신에 적응하고, 출산에 적응하고, 육아에 적응한 끝에 이젠 다시 군인으로 돌아가기 위한 ‘또 한 번의 적응’을 남겨 두고 있다. 돌이켜 보면 이런 변화가 나를 ‘더욱 성장시킨 계기’가 됐던 것 같다.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처럼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극한의 상황을 맞이했기에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출산 전후로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예전엔 항상 ‘빠르고 강해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했지만, 지금은 ‘느리더라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이 오히려 더 의미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사랑하는 가족과 아이가 있다 보니 이들이 나로 인해 조금이라도 더 기쁘고 즐거웠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삶의 관점이 바뀌니 마음도 변하고, 마음이 바뀌니 행동이 달라짐을 실감한다.

출산 두 달 뒤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주변에선 아직 회복 중이니 조심하라고 했지만, 체력이 떨어지면 육아도 일상도 버텨 낼 수 없었다. 강원 고성군국민체육센터 헬스장에서 매일 30분씩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며 몸을 조금씩 회복해 나갔다. 그렇게 차근차근 준비한 끝에 출산 4개월 만에 임신 전 체력을 완전히 회복했고, 올해 체력검정에서도 ‘특급’을 받았다.

체력이 뒷받침되니 다시 삶에 활력이 생겼다. 현재 ‘군인 한윤정’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 운동 관련 피드를 올리는 SNS 활동도 시작했고, 올해 안에 ‘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목표로 계속 달리고 있다. 남은 육아휴직 기간 새로운 부대로 복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예열하고 로딩시켜 나갈 예정이다.

끝으로 출산과 복직 과정에서 아낌없는 격려·배려를 보내 주신 정보통신단장과 대대장님, 많은 선후배와 부대원, 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지금 이 순간 각자의 속도·방식대로 국가와 가정,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든 군인 엄마·아빠들에게 진심으로 존경과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

부모는 강하고 위대하다. 그러니 나 역시 앞으로도 당당하게 세상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파이팅!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