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헌신으로 올인(All-In)’. 소속된 25교육연대의 대표 슬로건입니다. 사실 처음엔 이 문구가 마음에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저 군대의 흔한 구호쯤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자치근무자(소대장) 훈련병이 된 뒤 그 구호에는 책임과 실천이 따라야 함을 알게 됐습니다. 분대장(조교)에 지원해 저와 같은 훈련병들이 군인으로 거듭나도록 돕는 길을 가려고 합니다.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게 만든 2가지 경험을 소개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군인의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었던 개인화기 사격입니다. 훈련장은 매캐한 화약 냄새와 생각보다 컸던 총소리, 끊임없이 들려오는 간부님들의 지시 소리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진정 군대에 왔구나’ ‘정말 위험하고 중요한 교육을 받고 있구나’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역사책이나 낯선 나라의 뉴스로만 봤던 전쟁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었습니다. 묵직한 개인화기를 단단히 고쳐 잡으며 그 냄새와 소리를 절대 사랑하는 사람들이 평생 맡거나 들을 수 없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왜 군대에 왔으며 군인으로서 어떻게 군 복무에 임해야 하는지 텍스트나 영상이 아닌 몸으로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6주간의 교육훈련 기간 내내 간부·조교님들께서 보여 주신 열정과 헌신의 모습입니다. 한없이 어수룩했던 훈련병 1일 차를 지나 차근차근 적응하며 군인다운 모습을 갖출 수 있었던 건 눈뜨기 전부터 눈을 감는 순간까지 우리와 같이해 주신 간부·조교님들 덕분이었습니다. 훈련은 진지하고 엄격하게 진행됐지만, 먹고 입고 자는 일 등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지 하나하나 살펴주셨습니다.
올여름은 폭염이 연일 기록을 경신하며 많은 분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무더위를 피해 훈련일정이 일부 조정되기도 했습니다. 모든 훈련이 끝나고 복기해 보니 함께한 동기들 너머 간부·조교님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혹독하고 열악한 상황과 조건에도 모든 훈련을 탈 없이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를 한 명의 군인으로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정을 다하셨을 간부·조교님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상황이 아무리 열악해도 최선을 다해 임무를 완수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군인의 열정과 헌신이며 참다운 군인의 본질이었습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저 역시 열정과 헌신을 실천하는 군인이 되고자 합니다. ‘열정과 헌신으로 올인’, 이제는 단순한 구호가 아닙니다. 군인으로서의 사명이며,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 고백하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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