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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의무후송작전 1000회 달성의 의미

입력 2025. 08. 20   14:52
업데이트 2025. 08. 2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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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호 소령 육군항공사령부
박상호 소령 육군항공사령부



“환자 후송 완료하였습니다. 기지로 복귀하겠습니다.” 

지난 7월 29일 17시57분, 환자를 무사히 병원에 후송한 후 조종사로부터 복귀 보고가 들어왔다. 의무후송항공대가 1000번째 작전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하늘을 가르며 달려간 1000번의 비행. 그저 한 생명, 한 사람, 그리고 한 가족의 기다림을 위해 임무를 수행해 왔다.

2015년 5월 1일 창설한 의무후송항공대는 이틀 후인 5월 3일 첫 임무를 시작으로 10년에 걸쳐 1000회의 임무를 통해 1052명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왔다. 창설 당시에는 KUH-1(수리온)으로 임무를 수행했고, 2020년 의무후송 전용 헬기인 KUH-1M(메디온)을 전력화해 현재까지 환자들의 골든타임을 수호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근무하는 현역 국군 장병과 군무원뿐만 아니라 민간인을 대상으로 긴급하게 후송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면 최단시간 내 환자를 병원으로 후송한다.

비무장지대(DMZ)를 포함한 내륙지역뿐만 아니라 도서지역까지 비행할 능력을 갖춰 서해 최북단인 백령도에서 발생하는 환자까지 후송하고 있다. 또한 항공기가 착륙할 수 없는 경우를 대비해 호이스트 장비를 활용한 환자 후송도 가능하다. 메디온에는 능동형 진동저감장치, 기상레이다, 보조연료탱크 등이 장착돼 안전한 환자 후송을 가능케 해준다.

메디온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총 5명의 인원이 필요하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지역도 오차 없이 찾아가는 수준급 조종사 2명과 현장에서 신속히 환자를 구조 및 후송하는 응급구조사 2명, 그리고 항공기 내에서 환자 상태를 진단하고 응급처치하는 군의관 1명이 탑승한다. 이러한 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의료 장비 및 물자들을 항공기에 탑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환자를 항공기로 후송하는 동안에도 환자의 상태를 유지 또는 호전시킬 수 있다.

메디온이 출동하는 동안에 지휘통제실에서는 출동 시간 단축과 항공기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된다. 지휘통제실에서는 항로 내에 다른 항공기나 무인항공기(UAV), 사격훈련 등이 있는지 확인해 공역통제를 요청한다. 또 항로 간 기상이 제한되는 곳은 없는지 지속적으로 살핀다. 환자가 탑승하는 지역의 안전성 또한 확보해 가장 빠르고 정확하면서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한다.

1000회의 임무 중 한순간도 위험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지켜낸 1052명 역시 촌각을 다투는 위급 환자였다. 이들의 골든타임을 수호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비바람을 뚫고라도 날아가겠다는 조종사의 다짐, 환자의 손을 꼭 잡아주던 구조사의 온기, 한밤중 기체를 점검하며 숨죽이던 정비사의 눈빛, 그리고 무사 복귀를 기원하는 부대원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이 치료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 손길을 1초라도 일찍 잡아줄 수 있도록 의무후송항공대가 늘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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