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5km 목표 달성! 근데 너무 덥다.” 남편의 문자메시지와 함께 시작하는 아침. 부부군인인 남편과 나는 각자의 부대에서 매일 달리기를 하고 있다.
항상 체력단련에 매진하고 있는 국군 장병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달리기 인구가 많이 늘었다. 달리기 인구의 급증과 함께 의료 현장에서 느끼는 또 하나의 급증이 있다. 바로 온열질환 환자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8월은 물론 습도가 높은 9~10월까지 달리기를 비롯해 체력단련, 각종 야외훈련 간 탈진하거나 탈수 증상으로 쓰러지는 장병 사례가 많다.
‘온열질환’은 높은 기온에 장시간 노출돼 발생하는 건강장애로 열탈진, 열경련, 열사병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열사병은 체온조절 기능이 마비돼 심각할 경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응급질환이다. 실제로 많은 장병이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이미 의식이 저하된 경우도 발생한다. 장병들은 체력 증진을 위한 달리기 등의 운동, 그리고 안전하고 성과 있는 훈련을 위해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첫째, 폭염과 온열질환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보통 겨울철 한랭 대비나 보온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갖고 대비하지만, 폭염이나 온열질환의 위험성은 안일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또한 우리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둘째, 수분과 전해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수분 섭취량은 성인을 기준으로 1.5~2L,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에는 수분 섭취 부족 시 경미한 탈수 증상부터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중증 탈수까지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운동이나 훈련을 마친 뒤에는 꼭 수분을 섭취해야 하며, 카페인 음료의 과다한 음용과 음주는 체내 수분을 부족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셋째, 폭염 시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온도지수를 고려한 부대활동 조정이 필요하다. 재난문자로 안내되는 폭염 경보나 야외활동 주의 안내뿐만 아니라 부대에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확인하고 있는 온도지수를 고려해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활동을 피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야외에서 부대활동을 해야 할 경우 비교적 시원한 시간대인 이른 아침이나 오후 늦은 시간으로 일정을 변경하는 유연성이 요구된다. 나아가 장병들은 활동 중 근육 경련이나 어지러움 등의 비정상적 활력징후가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한 주변에서는 즉각 신체에 시원한 물을 뿌리거나 아이스팩을 사용하고, 수액으로 적신 냉각 시트를 활용해 체온을 낮춰야 한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여름이 더욱 뜨거워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국군수도병원 전 의료진은 폭염에 대응해 ‘더 강하고 더 건강하게’라는 구호 아래 국군 장병의 전투력을 보전하고, 건강을 지키고자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온열손상 처치팀을 구성해 적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체온을 조절하는 의료용 장비인 아틱선(Arctic Sun)까지 구비하는 등 장병들의 온열손상 질환 예방과 치료에 탁월한 역량과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현장 장병들 또한 온열질환이 특정한 사람과 상황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건강과 직결된 사안이라는 인식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예방법을 숙지하고, 응급처치 요령을 알아두는 것이야말로 폭염 속에서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는 남편을 비롯해 국군 장병 모두가 안전한 여름을 보내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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