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53보병사단 창설 55주년
1970년 창설…10차례 대침투작전서 간첩선 4척 격침 성과
462㎞ 해안 철통 경계, 부산·울산 책임지는 ‘지역방위사단’
자율·책임 기반 효율적 운용…예비전력 20만여 명 즉응태세 유지
통합방위태세 완비…지난해 육군 도시지역작전 선도부대 선정
부산·울산을 지켜온 대표 지역방위사단인 육군53보병사단이 16일 창설 55주년을 맞는다. 제2의 수도인 부산과 우리나라 최대 공업도시 울산의 국가 중요시설은 물론 국민 안전까지 지켜온 사단은 이번 창설 기념일을 계기로 완벽한 통합방위태세를 갖추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창설 55주년을 맞은 53사단의 역사와 전통, 미래를 위한 노력을 조명한다. 박상원 기자/사진=부대 제공
책임지역 이해가 완벽한 임무수행 기본
사단은 창설 55주년을 앞두고 14일 부산시 동래구 충렬사를 참배하며 선배 전우들의 호국정신을 되새기고 임무 수행에 매진할 것을 다짐할 계획이다.
1970년 부산 경비단을 모체로 창설된 53사단은 다대포·청사포 작전을 비롯해 10차례 대침투 작전에서 간첩선 4척 격침, 무장간첩 13명 사살 및 생포 등의 전과를 거뒀다. 현재는 부산·울산을 책임지는 2개 보병여단과 15개 직할부대로 구성돼 462㎞ 해안을 경계하고 20만여 명의 예비전력을 운용하고 있다.
사단 애칭 ‘충렬부대’에는 임진왜란 당시 왜적에 맞서 싸우다 순절한 동래부사 송상현의 결사 항전 정신을 계승한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부대는 애칭 외에도 송상현홀, 충렬관, 충렬체육관 등 시설 명칭에 이를 반영하고 장병 교육과 각종 기념일, 계급·계층별 워크숍, 정신전력교육 시 충렬사를 현장학습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지역방위사단으로서 책임 지역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완벽한 임무수행의 기본이라는 강관범(소장) 사단장의 지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그는 장병들이 스스로 책임 지역의 가치를 느끼고 배우도록 정신전력교육에 현장체험형 프로그램을 도입해, 전투의지가 충만한 전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사단은 장병들이 근무하고 싶은 부대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22년부터 해안감시 우수부대와 인원을 선발하는 ‘충렬 명예의 전당 제도’를 시행해 왔다. 올해부터는 인사·군수 등 작전지원 분야까지 이를 확대해 부대원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
또한 매월 진급자·전역자·근속기념자·유공자를 대상으로 통합 축하행사를 열어 사기를 진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크루즈 여행, 건강검진, 야구 관람, 서핑 교습 등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장병 복지 향상에 힘쓰고 있다.
통합방위태세 완비…대통령 표창 14회 수상
사단은 세계적 물류도시 부산과 공업도시 울산을 책임 지역으로 두고, 소규모 병력으로 넓은 지역을 방호하기 위해 자율성과 책임을 기반으로 한 효율적인 병력 운용 체계를 확립했다.
해안복합감시체계와 지휘통제시스템을 바탕으로 모든 선박의 움직임을 추적·감시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러시아 선박 밀반입 시도와 불법 드론 운용자를, 올 1월에는 밀출국 외국인을 검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20만여 명의 예비군 동원즉응태세를 유지하고, 민·관·군·경·소방 통합방위태세를 완비해 대통령 부대 표창을 14회나 수상했다.
사단은 2024년 부산·울산권역 화랑훈련에서 전군 최초로 ‘지자체장 주도 핵·WMD(대량살상무기) 사후관리 훈련’을 정립했다. 도시지역 특성에 맞춘 테러 대비 훈련과 대응 매뉴얼 수립, 해안 침투 대비 합동훈련 등을 통해 현장 종결 능력을 확보했다.
합참 대테러 분야 우수부대로 선정된 이후 부산 세계탁구선수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 등 국제행사의 안전활동도 지원했다.
사단급 맞춤형 교육훈련 체계를 정착시켜 전문평가관·병 진급 개인훈련평가, 간부 직책수행평가, 대대급 부대훈련 모델 정립 등을 시행했고 드론 경연대회, 충렬 탑팀 경연대회, 해안 유격훈련 등 창의적인 훈련으로 장병 전투대처 능력을 높이고 있다.
2023년부터 연합·합동·제병협동, 민·관·군·경·소방 통합방위작전을 확대 시행한 결과 전투지휘 및 작전수행능력 평가에서 동부지역 전투지휘훈련 외부평가 T1(숙달) 수준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육군 도시지역작전 선도부대로 선정됐다.
아울러 지난 2월 울산지역 과학화예비군 훈련장을 개장해 하루 500여 명을 교육하고 있으며, 연말에는 부산지역에 과학화예비군 훈련대를 창설한다. 이곳은 하루에 1500명을 동시에 훈련할 수 있는 규모로 기존 4곳의 예비군훈련장(영도·모라·장산·송정)을 해운대로 통합해 더욱 효과적인 예비군훈련을 시행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예비군 훈련 전담부대 운영이 가능해져 지역방위대대는 본연의 임무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지역방위사단’
사단은 태풍 ‘힌남노’(2022년), ‘카눈’(2023년), 울산 산불(올해 3월) 등 재난 상황에서 장병 1000명 이상을 긴급 투입해 인명 피해 방지와 복구에 기여했다. 또한 조류인플루엔자(AI)·구제역, 코로나19 방역 지원, 환경정화, 재해 예방활동 등 다양한 재해·재난 대응으로 지역민의 평온한 일상 복귀를 지원했다.
이처럼 지역방위사단으로서 충렬부대 전 장병은 부산·울산 시민이 필요로 하는 곳에서 중요한 역할과 충실한 임무수행으로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지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부대상을 확립하고 있다.
강 사단장은 “부대가 55주년을 맞은 것은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헌신해오신 선배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지역방위사단으로서의 기본 임무에 충실하고 부대를 내실 있고 탄탄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뷰 강관범(소장) 육군53보병사단장
"지휘관 바뀌어도 문제 없도록… 안정적 조직문화 구축 힘썼죠"
“2022년 12월 취임 이후 32개월 동안 전투태세와 조직문화를 동시에 다져왔습니다. 사단장의 지휘 의도를 잘 이해하고 실천한 우리 장병들에게 감사합니다.”
강관범(소장) 사단장은 창설 55주년을 맞은 감회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부대 역사상 최장수 사단장인 그는 ‘군인다운 군인·군대다운 군대 육성’ ‘조직과 시스템에 의한 부대 운영’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지역방위사단 정립’을 3대 지휘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무기체계와 전장 환경이 변해도 군인의 필수 자격요건은 불굴의 정신력과 강인한 체력”이라며 “이를 위해 교육·훈련과 조직문화를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왔다”고 강조했다.
강 사단장은 이 과정에서 해안경계작전과 주요 시설 방호를 위한 실전형 작전태세 강화, 과학화예비군훈련체계 전환을 통한 동원 즉시 100% 전투력 발휘가 가능한 사단을 목표로 임무 수행에 매진했다.
강 사단장은 “조직과 시스템에 의한 부대 운영을 정착시켜 지휘관 교체 시에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게 했다”며 “예하 부대장에게는 임무형 지휘여건을 보장하고 참모들의 전문성을 존중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강 사단장은 ‘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기본으로 돌아가자)’을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는 “저에게는 보직 종료 시까지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미이고, 부대원들에게는 기본과 기초에 충실하자는 뜻”이라며 “책임지역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에게 항상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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