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훈련병의 편지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자

입력 2025. 08. 13   15:01
업데이트 2025. 08. 1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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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건 이병 육군훈련소 30교육연대
김동건 이병 육군훈련소 30교육연대

 


“도전하는 것을 주저하지 마라. 실패를 해 봐야 세상 사는 법을 깨칠 수 있다.” 아버지께선 늘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도전을 꺼렸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어떤 목표를 세운 뒤 자신감을 갖고 도전이라고 외쳐 본 적이 없습니다. 소심한 성격 탓인지 도전이란 늘 멀고도 두려운 동시에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입대는 새로운 기회였습니다. 모두가 하나가 돼야 하는 ‘제식’을 두고 분대장·소대장님들은 안 되면 될 때까지 노력하고 연습하면 되게 하는 반복 숙달의 현장으로 안내하셨습니다. 처음엔 느리고 부정확했던 우리의 움직임은 수많은 도전의 시간 끝에 절도 있고 정확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영점사격 첫날, 분대장님들의 사격 솜씨에 감탄하면서도 걱정과 불안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어느덧 찾아온 차례에 호흡을 가다듬으며 첫 발을 당겼습니다. 첫 3발이 탄착군을 형성할 듯 모여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야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매일같이 도전하고 또 성공하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세열수류탄 훈련 앞에선 긴장감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위험도를 알기에 수류탄을 쥐고 던지기까지 10초도 채 걸리지 않았지만, 기다리는 내내 체감상 10시간은 넘은 듯했습니다. 실제 수류탄을 투척하기 전에는 연습용 수류탄과 테니스공으로 반복했던 투척 훈련을 떠올리면서 확신과 자신감으로 불안감을 떨쳐 낼 수 있었습니다.

야간 행군을 할 때였습니다.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길에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문득 분대장 훈련병에 자원할 사람을 찾는 목소리에 자신감 없고 소심하던 모습을 뒤로한 채 일단 해 보자며 손을 번쩍 들어 지원했던 제가, 두렵고 힘들었던 훈련을 모두 이겨 내고 합격한 제가 마지막 훈련인 행군을 포기하려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됐습니다. 끝까지 가 보자며 발걸음을 뗐습니다. 부모님이 떠올랐고 친구들이 생각났습니다. 전우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스쳐 갔습니다. 쓰러지더라도 행군을 완수하고 쓰러지겠다는 마음으로 걸었습니다.

수료식을 앞둔 현재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했던 입대 전 모습이 아닌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훈련소 수료는 군 생활의 끝이 아닌 또 다른 도전입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수많은 도전을 하고 성공과 실패를 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실패의 순간에도 절대 멈추지 마십시오. 지금껏 우리가 해냈듯이 쉼 없이 달려가 모두가 그리는 그날에 당도하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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