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조명탄

줄어드는 우리 군 병력 숫자를 로봇군단으로 보충하면 어떨까

입력 2025. 08. 13   15:00
업데이트 2025. 08. 1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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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준 아주경제 논설주간 국제정치학 박사
박승준 아주경제 논설주간 국제정치학 박사



중국 중부 창장강(양쯔강의 본래 이름) 하류에 항저우(杭州)라는 도시가 있다. 1127년에서 1279년 존속했던 남송(南宋) 왕조 때는 이 도시가 수도였다. 현재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은 송 왕조 다음의 원(元) 나라 이후 수도가 됐다. 

항저우인의 긍지는 지금도 “하늘에는 천당, 땅에는 항저우(上有天堂, 下有杭州)”라는 말에 남아 있다. 항저우의 공기는 습기가 많아 온화하고 기온도 사계절 봄 날씨여서 건조하고 겨울이 추운 베이징 날씨와는 대조적이다. 항저우 한가운데는 ‘서호’라는 호수가 있어 청(淸) 왕조 때는 베이징 북서쪽에 서호를 본뜬 ‘이화원’이라는 인공호수를 만들기도 했다.

요즘 항저우인의 자랑은 온화한 날씨나 호수가 아니다. 네 발을 가진 지능형 로봇을 생산해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딥로보틱스(Deep Robotics)’라는 첨단 기업이다. 딥로보틱스의 웹페이지(www.deeprobotics.cn/en)에 한 번 들어가 보실 것을 권한다.

중국의 이 인공지능(AI) 로봇 제조기업은 대담하게 자신들이 생산한 로봇개를 광고 동영상으로 올려놨다. 네 발로 걷는 ‘링스(LYNX) M20’이라는 모델명의 로봇개는 영하 20도부터 영상 55도까지 극한 기후의 사막지대를 빠른 속도로 이동한다.

발이 푹푹 빠지는 펄도 긴 다리로 거뜬하게 이동하고, 강물은 잠수해 건넌다. 계단은 네 발로 빠른 속도로 기어오르고, 장애물은 놀라운 점프력으로 뛰어넘는다. 외나무다리도 떨어지지 않고 잘 건너며, 폭이 좁고 깊은 험한 골짜기도 거뜬하게 이동한다. 불 끄는 소화기나 화염방사기를 달고 작업할 수도 있다.

판매용 지능형 로봇을 광고하기 위한 딥로보틱스의 동영상을 보고 있으니 학사장교 시절 받던 유격훈련이 생각났다. 얼굴에 위장칠을 하고, 장애물을 기어오르고, 외줄을 타고 개울을 건너고, 포복으로 위험지역을 통과하고…. 유격훈련의 기억을 중국 지능형 로봇 생산회사 딥로보틱스의 광고 동영상에 겹쳐 보니 중국의 네 발 달린 로봇들에 유격훈련을 시키면 사람보다 훨씬 잘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영하 20도 이하나 영상 55도 이상의 극한 기후에서도 병력 손실 없이 작전을 거뜬히 수행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로봇개들에 총기만 장착해 주면 우수한 전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국방부가 지난 10일 국회에 제출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 군 병력은 2019년 56만 명에서 2025년 7월 현재 45만 명으로, 6년 만에 11만 명이 감소했다. 자료에 따르면 2022년 50만1000명 수준이었던 국군은 2023년 47만7000명, 2024년 47만1000명으로 줄어 왔다. 국방부는 2023년 ‘2024~2028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해 “2028년까지 상비 병력 50만 명 수준을 유지하며, 중·소령 및 상사 등 중견간부를 6000명 증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비해 중국 검색엔진 바이두에 나타난 북한군의 숫자는 2025년 현재 육·해·공군 모두 합해 105만~120만 명으로 드러난다. 물론 숫자와 방위력이 비례하진 않겠지만 병력 수 1대 2라면 문제가 크지 않을 수 없다.

인구를 갑자기 늘릴 수 없으니 우리 군 병력을 빨리 늘릴 순 없는 일이다. 어떨까? AI를 갖춘 로봇으로 빠르게 줄어드는 병력 수를 보완하는 계획을 세워 보면. 중국 딥로보틱스의 광고 동영상을 보면 로봇군단은 이제 더 이상 애니메이션에나 나오는 공상과학 이야기가 아닌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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