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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대와 함께하는 ‘국방안보진단’] 초연결 전장 시대, 선제·자율적 네트워크 전략 필요

입력 2025. 08. 12   15:25
업데이트 2025. 08. 1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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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대와 함께하는 ‘국방안보진단’ 
33. AI 연결의 시대로 가는 길 : 군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운용 적합 기술 요소 조기 식별 
민간 기술 발전과의 연계 모색
운용 개념 중심 테스트베드 확보
보안 강화 체계 수립 체계적 준비

군사 관련 아이콘과 글로벌 디지털 지도 배경을 활용한 6G 초연결 국방 네트워크의 개념적 일러스트. 출처=Genspark.ai
군사 관련 아이콘과 글로벌 디지털 지도 배경을 활용한 6G 초연결 국방 네트워크의 개념적 일러스트. 출처=Genspark.ai

 

 

우리는 지금,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가 실시간으로 융합하는 ‘초연결 전장’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6세대(6G)를 중심으로 한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은 단순한 통신 진화를 넘어 지휘결정의 신속성·자율성·통합성을 실현하는 전략적 작전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이제 국방은 따라가는 기술이 아닌, 선제적이고 자율적인 네트워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정리=윤병노 기자 
맥킨지가 최근 발표한 ‘2025 기술 트렌드 전망’에서 꼽은 핵심 전략 기술 중 하나인 ‘첨단 연결성(Advanced Connectivity)’은 5G·6G, 와이파이 6·7, 저궤도 위성통신 등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을 포괄한다. 향후 사회·산업·안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잠재력을 지녔다.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은 전송 속도 향상을 넘어 초저지연·초고신뢰·초연결성을 구현해 작전 판단의 정확성·적시성·지속성을 극대화함으로써 미래 전장의 생존성과 임무 성공률을 결정짓는 지능형 통신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 또 단일 통신망이 특정 영역에 종속되지 않고, 공중·지상·우주·사이버 공간을 포괄하는 다영역 운용체계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이는 군 통신체계가 추구해야 할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맥킨지 선임파트너 마틴 루를리히는 “6G는 센싱과 같은 새로운 기능을 통해 통신망을 데이터 생산 기반으로 전환시킬 것”이라며 “네트워크 인프라는 기존 데이터 유통 기능을 확장한 ‘데이터 생성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첨단 연결성이 구현된 미래에는 데이터 수집과 분석, 의사결정, 실행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초연결 네트워크를 통해 유기적으로 결합한다. 이는 각 산업뿐만 아니라 국방의 감시·정찰부터 판단, 타격에 이르는 작전 전 과정이 데이터 중심으로 통합하는 미래형 전투체계의 기반이 된다.


6G, 전장의 지능화 인프라

글로벌 표준화 주도 기관인 ITU-R이 발간한 6G 비전 문서에 따르면 6G는 5G의 전통적 통신 영역에서 3대 서비스 시나리오(몰입형 통신, 초저지연 통신, 초연결 통신)의 지속적인 확대와 더불어 인공지능(AI)·통신 융합, 센싱·통신 융합, 유비쿼터스 연결 서비스 시나리오의 실현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6G 기술을 통해 현실감 있는 서비스 구현과 다양한 분야에서의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방 분야에서도 이러한 기술적 방향을 기반으로 실시간 데이터 기반의 전장 상황 인식, AI 기반 의사결정 지원, 자율무인체계 운용 등 미래 군 작전환경에 특화된 시나리오를 도출하고 적용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미래 군 네트워크의 실현을 뒷받침할 핵심 기술로는 AI·통신 융합에 적용되는 AI·RAN(Artificial Intelligence Radio Access Network: 인공지능 기반 무선 접속망), 하나의 통신 시스템에서 센싱(탐지)과 통신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ISAC(Integrated Sensing and Communication: 센싱·통신 융합 기술), 지상망의 한계를 보완하고 어디서든 연결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유비쿼터스 연결의 핵심인 NTN(Non-Terrestrial Network: 비지상 네트워크) 등이 꼽힌다. 이들 차세대 통신 기술은 6G 시대의 전략적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국방 분야에서도 지휘통제, 정보 수집, 자율작전 등 핵심 전력체계의 혁신을 가능하게 할 기술이다.

첫째, AI·통신 융합 기술은 통신망 자체에 인공지능 기능을 내재화함으로써 지휘결정 주기를 단축하는 자율판단체계로의 전환을 가능케 한다. AI·RAN을 통해 네트워크는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트래픽을 예측하고 자원을 자동 조정하며, 변화하는 전장 상황에 따라 정보 흐름의 우선순위를 재구성할 수 있다. 이는 분산된 소부대 중심의 전술 네트워크에서 작전 지연을 최소화하고, 자율성과 생존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기반이 된다. 나아가 엣지 AI가 적용된 전술통신 노드는 전투 단위의 현장 판단을 실시간 지원하는 핵심 기술 인프라로 작용하게 된다.

둘째, 센싱·통신 융합 기술(ISAC)은 하나의 통신 시스템에서 센싱(탐지)과 통신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전장 감시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 통신 장비에서 송신되는 신호를 활용해 주변 환경을 능동적으로 감지할 수 있으며, 이는 전파 간섭 없이 적의 움직임과 드론·차량·병력의 실시간 위치를 탐지하거나 피아 식별을 수행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특히 망이 단절된 상황에서도 아군 추적이나 근접전투에서 적군 감지, 전자전 대응 등 자율적 작전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기존의 감시정찰·지휘통제 체계를 통신망에 통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셋째, 비지상 네트워크(NTN) 기술은 통신 사각지대 해소와 글로벌 커버리지 확대, 재난 복구력 강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민간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저궤도 위성통신(LEO), 고고도 플랫폼(HAPS), 메시 네트워크, 엣지 클라우드 등을 결합한 NTN은 우주·공중·지상·해상을 아우르는 다계층 통합 네트워크를 구성하면 통신 인프라가 부재하거나 접근이 불가능한 적 작전 지역, 해상·항공 작전 공간, 위성 사각지대나 전파 교란 환경, 도시형 재난 구역 등에서도 실시간 정보 공유, 영상 기반 정찰, AI 기반 위험 감지를 가능케 한다.


기술 도입에서 작전 전략까지 

이처럼 6G 기반의 차세대 통신 기술들은 군 지휘·작전 체계의 구조적 전환을 가능케 하는 작전 인프라로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준다. 6G 기반 기술이 군 작전환경에 안정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기술들을 단순히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기술 생태계 전반을 고려한 도전적인 연구 과제를 통해 군 운용에 적합한 기술 요소를 조기에 식별하고, 민간 기술 발전과의 연계를 모색하는 전략이 현실적일 수 있다. 이러한 연구는 기술 확보에 그치지 않고, 표준화나 국제 협력 과정에서의 군 요구조건 반영을 가능케 하는 기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방은 초기 개념 검증과 운용 가능성 평가에 집중하는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첨단 통신 기술의 군 운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작전 운용 성능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국방 내에서도 이를 실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가 요구된다. 현재 민간 주도로 구축한 6G 시험망과는 별도로 미래 군 작전환경을 모사한 지능형 네트워크 시뮬레이션·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해 군 활용 가능성과 제한 사항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실증 환경을 구축하는 데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개방형·분산형 네트워크가 군 전장 환경에 적용될 경우 보안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로 트러스트 기반의 보안 아키텍처, 자율복구형 보안 운영 모델, 이기종 네트워크 간 보안 연동 기술 등 진화된 사이버 보안 체계를 함께 검토하고 기술을 확보해 나가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결국 6G는 초연결·초지능 환경을 구현하는 차세대 인프라이자 글로벌 기술 경쟁의 중심이다. 그리고 이 기술을 군 작전 환경에 안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느냐가 미래 전장 우위를 가를 것이다. 특히 6G에서 AI·RAN, ISAC, NTN으로 대표되는 차세대 통신 기술은 군 지휘결정의 신속성·자율성·통합성을 강화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방은 이를 대비해 기초 기술의 전략적 투자, 운용 개념 중심의 테스트베드 확보, 보안 강화 체계 수립 등 장기적 관점의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준비에 나서야 한다.

데이터 중심의 전장 환경이 이미 눈앞에 다가온 지금, 이를 뒷받침할 네트워크 인프라의 설계와 구축은 더 이상 미래 과제가 아니다.


임효영 국방대학교 관리대학원 교수
임효영 국방대학교 관리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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