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불길에 꼼짝없이 갇힌 순간 달려온 ‘국민의 軍’

입력 2025. 08. 11   16:52
업데이트 2025. 08. 1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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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각급 부대 장병들이 위기에 처한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 주위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국민의 군대’로서 사명을 다했다. 최한영·이원준 기자/사진=부대 제공

 

대형화재 현장에서 시민을 구조한 홍준석(가운데) 하사 등 육군1포병여단 장병들이 구조 현장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대형화재 현장에서 시민을 구조한 홍준석(가운데) 하사 등 육군1포병여단 장병들이 구조 현장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가구 제조공장 화재, 연기 뚫고 시민 기적같이 구조

지난 6월 19일 새벽, 경기 포천시의 한 가구 제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공장과 인접한 육군1포병여단의 장병들은 불길에 갇힌 시민 2명을 극적으로 구조하며 ‘국민의 군대’로서 소임을 다했다.


1포병여단 홍준석 하사는 화재가 발생한 그날 5분대기소대장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목공용 시너와 석유가 폭발하며 커진 화마는 공장 3개 동을 태울 만큼 강력했다. 

홍 하사는 화재 진압을 위해 도착한 소방차를 안내하기 위해 위병소에 있었다. 그러던 중 담장 너머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다급한 목소리를 들었다.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한 홍 하사는 다른 간부들과 함께 영내 독신자 숙소에서 이불과 사다리를 가져와 담장으로 달려갔다.

홍 하사를 비롯한 장병들은 사다리를 이용해 담장 위로 올라간 뒤 윤형 철조망을 이불로 눌렀다. 그리고 불길과 가까운 곳에 있던 시민 2명을 담장 너머로 끌어당겼다. 이후에는 연기를 마셔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를 부축해 구급차에 태우기도 했다.

당시 구조된 김진욱 씨는 “앞은 불길로, 뒤는 높은 담장과 철조망으로 인해 꼼짝없이 갇혔다고 생각한 순간 기적같이 구조의 손길이 나타났다”며 “긴박한 순간에 빠른 판단으로 목숨을 구해준 장병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러한 미담은 사고 소식을 접한 공장주에 의해 부대로 제보됐다. 이에 1군단은 군인정신의 귀감이 된 홍 하사 등 3명에게 표창을 수여하기로 했다.

 

물에 빠져 의식을 잃은 시민을 목격하고 생명을 구한 육군1보병사단 2기갑여단 성규석(왼쪽) 상사와 전차대대 이현식 중사.
물에 빠져 의식을 잃은 시민을 목격하고 생명을 구한 육군1보병사단 2기갑여단 성규석(왼쪽) 상사와 전차대대 이현식 중사.


물놀이 중 심정지 ‘4남매 엄마’ 심폐소생술로 살려


심장박동이 멈춰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 놓인 시민을 구조한 육군 부사관들의 헌신이 감동을 주고 있다.

육군1보병사단은 11일 “전차대대 이현식 중사와 2기갑여단 성규석 상사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시민이 ‘국민 신문고’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감사 인사를 해왔다”고 밝혔다.

사단에 따르면 평소 친분이 있던 성 상사와 이 중사는 지난달 13일 주말을 맞아 경기 파주시의 한 실외수영장을 찾았다가 물놀이 중 물에 엎드려 움직이지 않는 여성을 목격했다. 두 사람은 발견 즉시 여성을 물 밖으로 끌어냈다. 이어 호흡과 맥박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119에 신고한 후 심폐소생술에 돌입했다. 이 중사는 119 신고 후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전달했으며, 성 상사는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심폐소생술을 계속했다.

심폐소생술 덕분에 10분 후 여성은 호흡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이 응급조치 후 환자를 이송할 때까지 두 사람은 자리를 지켰다. 도움을 받은 여성은 국민 신문고에 자신을 ‘4남매 엄마’라고 소개하면서 “긴박한 상황에서 신속한 조치로 생명을 구해주신 군인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성 상사와 이 중사는 “누구든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주저 없이 나섰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리가 필요한 현장이 있다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휴가길에 신속한 응급조치로 시민의 생명을 구한 육군12보병사단 쌍호여단 이승훈 상사.
휴가길에 신속한 응급조치로 시민의 생명을 구한 육군12보병사단 쌍호여단 이승훈 상사.


온열질환으로 쓰러진 20대 남성에 빠른 응급조치

육군 간부가 휴가길에 신속한 응급조치로 시민의 생명을 구해 주위에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육군12보병사단 쌍호여단에서 UAV반장으로 임무수행하고 있는 이승훈 상사. 이 상사는 지난달 21일 휴가 출발을 위해 인제 시외버스터미널을 찾았다가 20대 남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곧바로 현장에 달려간 이 상사는 남성의 상태를 확인하며 경찰과 소방에 신고한 뒤 응급조치에 돌입했다. 무더운 날씨 탓에 온열질환으로 쓰러진 것으로 판단한 그는 먼저 남성의 신발과 옷 등을 벗겼다. 그리고 남성을 옆으로 눕힌 뒤 혀를 깨물지 않도록 입안을 확인했다. 빠른 조치 덕분에 남성은 잠시 뒤 의식을 되찾았다.

그 뒤로도 이 상사는 경찰과 소방이 도착할 때까지 남성의 곁을 지켰다. 인제경찰서는 다음날 남성이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국민의 생명을 구한 이 상사에게 포상금을 전달했다.

이 상사는 “군인으로서 언제, 어디서나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평소 부대에서 배우고 습득한 교육훈련 내용이 실생활에서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꼈다”고 전했다.


단양군청에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는 육군37보병사단 단양대대 이인재 소령.
단양군청에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는 육군37보병사단 단양대대 이인재 소령.


헌혈과 기부활동…6년째 쉼 없는 이웃사랑 실천

육군37보병사단 단양대대 이인재 소령은 6년째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 소령은 지난 8일 단양군청에 사회 취약계층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금 100만 원을 전달했다. 이 소령은 지난해부터 대대 지원과장 직책을 수행하며 단양군청과 맺은 인연으로 이번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

그는 평소에도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아 2019년 사회복지사 학위와 자격을 취득했고, 이후 헌혈과 기부활동 등 꾸준한 선행을 펼쳐 오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성금 100만 원 기부를 시작으로, 2021년 KF94 마스크 8000장 기부, 2022년 헌혈유공장 은장 수상, 부대원과 헌혈증 100장 기부, 2023년 희망강릉365 이웃돕기성금 100만 원 기부, 2024년 원주시청 100만 원 기부 등 쉼 없는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 소령은 “저의 작은 마음이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어려운 분들을 위해 변함없이 노력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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