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의 손상통제 능력은 화재·침수 등 위기 상황 발생 시 손상통제 조직을 운영해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장비·선체를 신속히 복구해 함정의 생존성을 보장하며, 최종적으로 함정의 전투력을 신속 복원하는 데 목적을 둔다. 위기 상황은 전투뿐만 아니라 비전투 때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어 함정 승조원들은 늘 소화·방수·화생방 등 손상통제 능력을 갈고닦아야 한다.
해군 대조영함은 함정 승조원들의 손상통제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교육훈련에 매진해 왔다. 6월에는 함 자체적으로 최우수 손상통제 승조원을 선발하기도 했다. 지난 100일간 집중적으로 교육훈련을 하며 몇 가지 취약점을 발견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첫째, ‘손상통제 훈련은 힘들다’는 인식에서 기인한 거부감이다. 함정 승조원들이 손상통제 훈련을 힘겹게 생각하는 이유는 각자 전투임무를 수행하면서 소화·방수 등 손상통제 임무를 병행하기 때문이다. 손상 정도에 따라 승조원들이 임무를 수행하는 위치나 역할이 매번 달라지는 데도 이유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다양한 손상 상황에서 기준점으로 적용할 수 있는 손상통제 이론과 원칙을 명확히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대조영함은 자체 ‘골든벨 평가’와 함께 ‘소화복 신속하게 착용하기’ 등 기록 경쟁으로 함정 손상통제에 관한 이해도를 높였다.
둘째, ‘함정 손상통제는 손상통제·추진기관 등 일부 군사특기의 고유 임무’라는 선입견이다. 손상통제 경험이 많은 전문 군사특기가 있으니 그들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이다. 이런 선입견을 타파하고 손상통제는 모두의 임무라는 인식을 확립하고자 대조영함은 『손상통제 장비 활용 가이드북』을 제작해 반복 교육했다. 손상통제 경험과 관계없이 누구나 손쉽게 손상통제 장비를 운용하기 위해선 장비를 처음 사용해 본다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장비와 친숙해지는 것이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임관 5년 미만 초급간부와 수병들의 손상통제 훈련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함정 승조원의 상당수가 초급간부·수병으로 구성돼 있어 이들에게 여러 손상통제 상황을 교육훈련할 필요가 있다. 집중적인 훈련과 더불어 우수자들에게는 표창, 포상휴가 등 특전을 부여해 동기부여를 하고 자긍심을 고취하는 게 중요하다.
국방과학기술이 날로 첨단화하면서 고가치 전력이 증대되고 있다. 영화 ‘덩케르크’를 보면 연합군이 해군 함정과 각종 선박을 활용해 철수하는 상황에서 적의 공격으로 손상을 입는 장면이 나온다. 이들이 포화 속에서 철수작전을 무사히 마칠 수 있던 건 손상 상황에 신속히 대처해서다. 이처럼 승조원들의 손상통제 능력은 평시에는 두드러지지 않지만, 위기 상황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함정 생존성을 보장하는 최후의 보루인 손상통제 능력을 갈고닦기 위해 오늘도 훈련에 전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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