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경제 이슈
치열해진 AI 국가대표 선발전, 첨단기술 취업시장도 열린다
국가 주도 ‘소버린 AI’ 개발 사업
국내 내로라하는 테크기업들 출사표
네이버 등 5개 팀 1차 예선 통과
서바이벌 거쳐 2027년 2개 팀 확정
인재 육성 위해 대규모 인턴 모집
과학·기술·공학·디자인 전공 희소식
전역 이후 진로 고민 장병 도전할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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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해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직접 사용해 본 국군장병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올해 초 유행처럼 번졌던 지브리 스타일이나 디즈니 스타일 이미지를 메신저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한 경험이 있으시죠? 스마트폰의 음성비서가 통화 내용을 요약해 주고, 고객센터에서 챗봇의 도움을 받아 문의 사항을 해결한 사례는요? 모두 AI가 기반인 서비스입니다.
이처럼 AI는 실생활에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AI가 발전하는 속도도 빠릅니다. 이제는 단순히 질문에 답변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해 이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단계에 도달했습니다.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나 그녀(Her)의 ‘사만다’가 현실이 돼 가고 있는 셈입니다.
AI 전환(AX)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새로운 정부도 AI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AI 3대 강국 도약을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전 국민이 언제든 무료로 자유롭게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장벽을 낮추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에 국가가 주도하는 국가대표 AI 기초 모델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한국 기업이 한국 기술·데이터를 이용해 한국어·문화·사회를 가장 잘 이해하는 AI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구조 설계부터 데이터 수집, 학습, 튜닝에 걸쳐 성능 평가까지 전 과정을 독자 기술로 완성하게 됩니다. 글로벌 빅테크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보안이 중요한 공공·국방이나 전문 지식이 필요한 의료·제약, 강점 산업으로 꼽히는 제조·콘텐츠 등 분야에 도입할 수 있습니다.
이를 ‘소버린 AI’라고 부릅니다. 소버린 AI가 없으면 우리나라 정보기술(IT) 서비스가 주체성과 협상력을 잃고 빅테크 서비스에 종속될 위험성이 커집니다. 빅테크가 갑자기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구독료를 인상하면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 기밀이나 개인 정보가 유출된다면 수습이 어려울 겁니다.
이 프로젝트에 내로라하는 테크기업들이 줄줄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1일까지 공모를 통해 15개 팀의 제안서를 접수했습니다. 주관사를 기준으로 △네이버 클라우드 △루닛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바이오넥서스 △사이오닉에이아이 △업스테이지 △SK텔레콤 △엔씨AI △LG그룹 경영개발원 AI연구원 △정션메드 △카카오 △KT △코난테크놀로지 △파이온코퍼레이션 △KAIST 등입니다.
든든한 연합군을 구성한 부분도 눈에 띕니다. 네이버 클라우드는 트웰브랩스와 컨소시엄을 꾸렸습니다. 네이버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에 트웰브랩스의 영상 AI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서입니다. SK텔레콤은 크래프톤·포티투닷 등을 파트너로 포섭했습니다. KT는 솔트룩스·경찰청 등과 손잡고 수사기관·법무법인·대형병원 등 특정 산업에 특화된 AI 모델을 내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LG그룹 AI연구원은 LG유플러스와 LG CNS 등 계열사와 팀을 이뤘습니다. 카카오는 기업이 아니라 대학교들과 함께 승부에 나섰습니다.
이 가운데 10개팀이 서면 평가를 통과해 지난달 30~31일 발표평가를 치렀습니다. 발표평가의 성패를 가른 항목은 5분짜리 기술 시연 동영상이었습니다. 기업별 AI 모델 개발 역량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증거로 작용했습니다.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는 4일 정예팀을 선발했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엔씨AI △LG그룹 AI연구원 등 5개 팀으로 압축됐습니다. 이후 2026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1개팀씩 탈락하면서 최종적으로 2027년 2개팀이 살아남는 서바이벌 구조입니다.
정예팀으로 뽑히면 ‘K-AI 기업’이나 ‘K-AI 모델’ 등의 표현을 인용할 수 있습니다. 정예팀에는 정부·기관이 자원과 인력을 지원하는데요. 그래픽처리장치(GPU) 대여에 1500억 원, 데이터 확보에 620억 원, 인재 영입에 250억 원 등 20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편성된 상태입니다. 정예팀은 글로벌 AI 모델의 95% 이상 성능을 갖춘 소버린 AI를 개발해 공공·민간 분야의 AX를 유도하게 됩니다.
과학·기술·공학·디자인 전공자에게도 희소식입니다. 정예팀은 AI 인재 육성을 위해 프로젝트에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을 필수로 포함시켜야 합니다. 대규모 인턴십 참가자 모집이 예상되는 만큼 첨단기술·산업계 종사를 원하는 국군장병이라면 도전을 추천합니다.
기술 전수는 실습생이 실무진을 보조하며 AI 모델 개발을 경험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입니다. 교육기관 연구실의 연구개발(R&D) 시스템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상용화 관점에서의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추후 컨소시엄 주관사나 참여사 취업으로도 연결될 수 있어 매력적입니다.
기업별 AI 활용 전략이 다른 점도 흥미롭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AI를 검색·쇼핑·금융 등 다양한 비즈니스에 접목해 이용자와의 접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LG그룹은 신약 개발·공정개선 등 다양한 산업 현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게임·음악·캐릭터를 좋아한다면 엔씨AI, 통신망을 악용한 피싱 범죄를 막고 싶다면 SK텔레콤 등 관심사에 맞는 기업에 지원서를 내는 것이 유리해 보입니다. AI 모델 개발과 관련된 국비 교육도 열려 있습니다.
기업들은 AI 모델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면서 기술력을 증명하고, 장기간 축적된 서비스 기획·운영 경험을 내세워 사업성을 부각하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글로벌 시장을 접수할 K-AI의 탄생에 기대가 큽니다. 다만 빅테크도 기술 우위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중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로드맵을 공개했습니다.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고 육성에 주력하겠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조만간 오픈AI가 일반 모델과 추론 모델을 통합한 차세대 AI 챗GPT-5를 공개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IT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AI 패권 전쟁에 뛰어든 중국도 전폭적인 국가 지원 정책을 무기로 AI 시장에서 존재감을 굳히고 있습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중국에서 출시된 AI 모델은 1509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 세계 AI 모델의 40%에 해당하는 물량입니다. 특히 스타트업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딥시크의 R1은 놀라운 가성비로 충격을 안겼고, 문샷AI의 키미K2는 우월한 코딩 능력으로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IT업계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AI 기술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제도적 기반을 다지고, 사업자와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바람직한 AI 기본법을 제정해 산업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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