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목함지뢰 도발 10주년, 육군1보병사단 수색대대 임무현장에 가다

입력 2025. 08. 04   17:14
업데이트 2025. 08. 0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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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함지뢰 도발 10주년, 육군1보병사단 수색대대 임무현장에 가다

DMZ 완전작전으로… 오늘을 지켜낸다 

년의 다짐으로… 그날을 기억하며
즉각조치 사격·통문 통과 등 수색예행연습…실전적 반복 훈련 펼쳐 
신형 지뢰탐지기·BT확인봉으로 위협 제거…부상자처치도 숙달
결의대회 통해 군인정신 되새겨…전투영웅 8인 초청 홈커밍행사도

2015년 8월 4일 오전,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던 육군1보병사단 수색대대 3중대 작전팀이 북한군이 설치한 목함지뢰에 의해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두 명이 중상을 입었지만 장병들은 위급한 상황 속에서도 평소 훈련한 대로 움직여 전우의 생명을 구했다. 이후 벌써 10년이 흘렀다. 1사단 수색대대는 그날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DMZ 완전작전을 위한 교육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글=이원준/사진=조용학 기자

지난달 31일 JSA전술훈련장에서 육군1보병사단 수색대대 장병들이 즉각조치 사격훈련의 하나로 2명씩 조를 이뤄 기동사격을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JSA전술훈련장에서 육군1보병사단 수색대대 장병들이 즉각조치 사격훈련의 하나로 2명씩 조를 이뤄 기동사격을 하고 있다.

 

목함지뢰 도발 10주년을 앞두고 완전작전 결의문을 제창하는 모습.
목함지뢰 도발 10주년을 앞두고 완전작전 결의문을 제창하는 모습.

 

수색대대 장병들이 ‘리멤버 804’ 결의대회 중 받들어총을 하고 있다.
수색대대 장병들이 ‘리멤버 804’ 결의대회 중 받들어총을 하고 있다.

 

수색대대 연병장에서 진행된 ‘리멤버 804’ 결의대회.
수색대대 연병장에서 진행된 ‘리멤버 804’ 결의대회.



DMZ 투입 전 수색예행연습

지난달 31일 민간인통제선 이북 지역에 있는 JSA전술훈련장. 개활지·수목·흙무덤 등 실제 DMZ 환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훈련장에선 1사단 수색대대 장병들의 수색예행연습이 한창이었다. 예행연습은 즉각조치 사격, 통문 통과, 전투부상자처치 등으로 이뤄졌다. 대대 장병들은 DMZ 작전을 앞두고 이곳에서 훈련을 반복하며 실전 감각을 일깨우고 있다. 통상 1개 작전팀이 1주일에 네 차례 DMZ 작전에 투입된다고 하니 예행연습까지 더하면 매일 임무와 훈련을 반복하는 셈이다.

DMZ에서 이뤄지는 수색·매복작전에는 6명이 작전팀을 이룬다. 현장지휘자인 작전팀장을 필두로 조장·통신관·의무관·통신병·의무병으로 구성된다. 이날 훈련장에도 DMZ 투입을 앞둔 6명의 작전팀이 첫 번째 훈련으로 즉각조치 사격훈련에 나섰다.

사격훈련은 △근접전투(CQB)사격 △전술장애물(VTAC)사격 △다수표적사격 △기동사격 순으로 진행됐다. 이 중 근접전투사격은 도시지역작전에서 많이 활용되지만 대대는 DMZ 환경에 맞춰 다양한 사격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우거진 수목으로 시야가 제한되는 곳에서 적과 조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술장애물을 활용한 다각도 전술사격도 이뤄졌다. 직사각형 형태 전술장애물에는 크기·형태가 제각각인 구멍이 뚫려 있고, 이를 이용해 장병들은 서서쏴, 엎드려쏴, 앉아쏴 등 다양한 사격 자세를 연습할 수 있었다.

“DMZ 작전에 필요한 전술사격 능력을 숙달할 수 있도록 기존 사격장 시설을 대폭 개선해 올해부터 활용하고 있습니다. 고정 표적을 자동화 표적으로 바꿨고, 실제 DMZ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해 종합적인 상황조치훈련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10년 전 두 명의 전우를 안전하게 후송하고 무사히 작전을 종결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이처럼 끊임없는 반복 훈련이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사격훈련 모습을 지켜보던 조상진(중령) 수색대대장의 설명이다. 그의 말처럼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는 DMZ 안에서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실전적 교육훈련뿐이다. 평시 흘리는 땀방울이 유사시 흘리는 피를 방지할 수 있다.

 

 

김명섭 중사가 BT 확인봉으로 통문을 두드리고 있다.
김명섭 중사가 BT 확인봉으로 통문을 두드리고 있다.

 

장병들이 전술장애물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장병들이 전술장애물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개선된 지뢰탐지 장비로 위험 요소 제거

사격훈련을 마친 장병들은 자리를 옮겨 통문 통과를 비롯한 상황조치훈련에 나섰다.

DMZ 내에는 추친철책을 따라 많은 통문이 있다. 통문은 이름 그대로 기동로와 기동로를 연결하는 관문이자, 많은 위험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시설물이다. 지뢰·급조폭발물(IED) 등을 설치하기 쉽기 때문이다.

작전팀은 풀로 뒤덮인 기동로를 따라 은밀히 통문에 접근한 뒤 대열을 정비했다. 대열 선두에 선 조장 김성빈 중사는 통문 가까이 접근해 바짝 엎드렸다.

그리곤 도리깨처럼 생긴 기다란 부비트랩(BT) 확인봉으로 통문과 철책 곳곳을 건드렸다. 적이 설치했을지 모르는 IED 등 부비트랩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이 장비는 목함지뢰 도발 사건 이후 축적된 DMZ 작전 경험을 활용해 새롭게 제작했다.

폭발 위험성이 없는 것을 확인한 김 중사는 이번엔 지뢰탐지기를 꺼내 들고 통문까지 조심스럽게 전진했다. 통문 인근에 매설 가능성이 있는 지뢰를 탐지하기 위해서였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지뢰탐지 장비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구형 지뢰탐지기는 목함지뢰와 같은 비금속지뢰를 탐지하지 못하지만, 새롭게 전력화된 신형 지뢰탐지기(PRS-20K)는 지표투과레이다(GPR) 기술을 적용해 목함지뢰·나뭇잎지뢰 같은 비금속지뢰까지 탐지할 수 있다.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작전팀은 조심스럽게 통문을 통과했다. 그리고 선두에 선 조장이 남긴 발자국을 따라 밟으며 소리 없이 전진해 나갔다. 울창한 수풀을 헤치며 기동하던 중 소란이 생겼다.

“전방에 적 발견!” 작전팀은 빠르게 분산·엄폐한 뒤 적과 교전을 벌였다. 교전 중 부상자가 발생한 상황이 부여되자 곧바로 전투부상자처치(TCCC)에 나섰다. TCCC는 전장에서 이뤄지는 응급처치 및 후송처치로, 전우의 생명을 구하는 것과 직결되는 능력이다. 이에 따라 수색대대 모든 장병은 몸이 기억할 때까지 TCCC를 반복 숙달하고 있다.


“모든 팀원이 안전 복귀하도록 임무 수행”

이날 훈련을 이끈 이동명(상사) 팀장은 10년 전, 그날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2010년 임관한 그는 1사단 수색대대에서만 16년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당시 주둔지에서 완전무장 상태로 대기했습니다. 처음에는 미상 폭발로 환자가 발생한 줄 알고 있었다가 매일 지나치며 봤던 후배들이 상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후송되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명령만 떨어지면 밀고 들어가 복수하겠다고 분개했습니다.”

이 상사는 목발지뢰 도발을 겪으며 자신의 군 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전방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다친 전우들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 그는 다른 보직을 마다한 채 지금껏 DMZ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부대로 전입해 오는 초급간부와 병사들에게 잊어서는 안 될 그날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도 이 상사의 역할이다.

“모든 팀원이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DMZ 완전작전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고립된 DMZ 안에서는 작전팀장의 능력과 리더십에 따라 임무 성공이 좌우됩니다. 그래서 오늘과 같은 실전적 훈련을 반복해 작전능력을 높여야 합니다.”


‘리멤버 804’ 결의대회 열려

이날 오후 수색대대 주둔지에서는 ‘리멤버(Remember) 804’ 결의대회가 열렸다. 결의대회는 목함지뢰 도발을 기억하며 선배 전우를 기리고 완전작전을 다짐함으로써 당시 수색작전에 참여한 전투영웅을 기리고, 장병들의 명예심과 자긍심을 고양하기 위해 2016년부터 매년 시행되고 있다.

또 수색대대는 10주년 당일인 4일에는 하재헌 예비역 중사, 김정원 중사를 비롯한 전투영웅 8인을 초청해 홈커밍 행사를 개최했다. 그리고 부대 내 공원을 ‘김정원공원’으로, 실내체육관을 ‘하재헌관’으로 명명하는 기념현판식을 통해 전투영웅들의 군인정신과 전우애를 기억하고 완전작전 결의를 다짐하는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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