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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눈물을 닦아 드릴 수만 있다면

입력 2025. 08. 01   16:35
업데이트 2025. 08. 0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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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형 소령 육군7공병여단
김규형 소령 육군7공병여단



지난달 20일 새벽, 경기 가평군 조종면에 시간당 최대 76㎜ 폭우가 쏟아졌다. 일반적인 폭우 기준을 훨씬 웃도는 수치의 강우로 가평지역은 순식간에 참혹한 피해를 봤다. 갑작스레 쏟아진 폭우는 산사태로 이어졌다. 도로는 유실되고 일부 주택과 농경지는 흙더미에 휩쓸려 형체조차 알아보기 어려웠다.

‘국민을 위한 군대’라는 사명을 가슴에 새긴 우리 장병들은 곧바로 복구작전에 돌입했다. 수해복구를 위한 지원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굴착기·덤프트럭·로더 등 공병 장비를 긴급 편성했고, 장병들은 즉시 현장에 투입됐다.

처음 마주한 현장은 혼란 그 자체였다. 진입로가 막혀 고립된 마을, 토사에 덮인 주택, 물에 잠긴 도로 등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었지만 우리 장병들은 한 사람의 삶이라도 더 지켜야겠다는 마음으로 복구 지원을 시작했다. 이번 작전은 단순한 지원활동이 아닌 공병여단이 가진 모든 역량을 총동원한 피해 복구작업이다. 무너진 도로와 마을의 복구뿐만 아니라 장비 운용과 현장지휘, 안전통제까지 모든 분야에서 장병 모두가 혼신의 힘을 다했다.

우리 공병여단은 평시 교육훈련을 통해 전투기술을 담당하는 정예부대이지만, 국가 위기에는 ‘국민의 군대’로서 국가 구성원들의 생명·재산을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공병 장비가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어디든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고, 임무가 끝날 때까지 혼신의 노력을 멈추지 않으며, 가장 위험하고 우리를 필요로 하는 자리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 왔다. 이번 가평지역 호우 피해복구 지원도 그 연장선상에 있었다.

호우 피해복구 지원에 참여한 장병들은 여름휴가를 비롯해 각자의 계획과 일정이 있었음에도 이를 과감히 조정했다. 갑작스러운 호우 피해복구 지원으로 개인 일정을 취소하거나 조정한 것에 각자 불만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았다. 그들은 “국민의 피눈물을 닦아 드릴 수만 있다면 당장 지원현장으로 가겠습니다! 우리가 흘리는 땀 한 방울은 아무것도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복구작업을 마친 어느 날, 한 장병이 마을 어르신의 허름한 집 앞에서 조용히 인사를 드렸다. 그러자 어르신은 한참을 침묵하시다가 “정말 다 포기하고 싶었는데, 군인들이 와 줘 다시 희망이 생겼다”고 말씀하셨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공병 장비들은 멈추지 않고, 장병들은 흙먼지 속에서 묵묵히 국민의 일상을 되찾아 드리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우리 공병여단은 앞으로도 언제·어디든 국민이 필요로 하는 순간 가장 먼저 달려갈 것이다. 또한 호우 피해 국민의 피눈물을 닦는 그날까지 우리의 땀방울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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