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조명탄

AI 문명시대, 가장 중요해진 AI 국방

입력 2025. 07. 25   16:12
업데이트 2025. 07. 2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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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은 인공지능(AI) 전쟁이라고 부를 만하다. 이미 미국은 2021년 국가 석학들이 작성한 미래를 위한 전략보고서에서 AI가 미국 패권을 지속하는 핵심 기술이며 유일한 경쟁자로 중국을 지목한 바 있다. 

이후 미국은 AI 패권 확보를 위한 투자를 차곡차곡 진행 중이다.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정책 브리핑에서 ‘스타게이트’라는 초거대 AI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는데, 예산만 무려 700조 원을 투입하고 GPU 100만 대를 배치하는 초거대 규모 AI 데이터센터 건립이 핵심이다. 미국은 이미 부지를 확보하고 건설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 100년간 세계의 패권을 유지했던 국가다. 패권을 차지하는 데 필요한 것이라면 투자에 주저함이 없다. 더구나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몽’을 외치며 패권 도전에 나섰으니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의 패권을 견고하게 유지할 수 있는 ‘AI’에 엄청난 자본을 투자하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런 미국의 행보에 뒤통수를 때린 게 바로 중국의 ‘딥시크(deepseek)’다. 절묘하게도 미국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발표 다음 주 딥시크의 성적표를 공개했는데, 그동안 최고 성능으로 알려져 있던 오픈AI의 GPT-4o, o1 등 첨단 AI 성적을 가뿐하게 뛰어넘어 세상을 경악하게 했다.

심지어 딥시크는 1985년생 량원평이 회사 창업 1년 반 만에 개발한 솔루션이었고, 미국의 GPU 상위 버전 대중 수출금지 조치로 저사양의 GPU를 조합해 개발한 것이라고 했다. 개발비도 약 80억 원에 불과하다고 밝히면서 수조 원씩 쓰고 있던 미국의 빅테크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GPU 없이도 AI 개발이 가능할 것이란 의견이 나오면서 하루 만에 엔비디아의 시가총액 880조 원이 날아가는 해프닝도 일어났다. 물론 해프닝으로 끝났다.

곧바로 미국이 반격했다. 2월이 되자 일론 머스크의 X.ai에서 Grok-3를 발표했는데, 딥시크를 압도하는 성적표를 보여 줬다. X.ai는 이를 개발하기 위해 무려 20만 장의 GPU를 설치해 운용했다고 밝혔다. GPU 가격만 무려 10조 원을 넘는다. 중국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3월에는 중국 스타트업에서 만든 마누스(manus)가 훌륭한 성적을 냈다. 심지어 오픈소스로 공개해 많은 기업이 쉽게 쓸 수 있게 했다.

이후 미·중의 AI 개발 전쟁은 점입가경이다. 7월 10일에는 X.ai의 Grok-4가 출시돼 압도적인 성능을 과시했다. 중국의 문샷이 만든 KIMI-K2와 알리바바그룹이 만든 QWEN-3는 오픈소스로 공개된 AI 중 최고 성능으로 평가받으며 미국 메타의 라마4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쏟아지는 오픈소스를 활용하며 AI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 매진 중이다. 다행히 최근 우리나라도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LG의 엑사원, SK텔레콤의 에이닷엑스4.0, kt의 믿음2.0, 카카오의 카나나1.5, 엔씨AI의 바르코2.0 등 토종 LLM이 대거 등장하며 세계 3대 AI 강국을 목표로 도전 중이다. AI는 국가 운명을 결정짓는 전략자산이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던 30여 년 전의 역사를 돌아보면 디지털 전환은 우리에게 사실 큰 역전의 기회가 됐다. 일본이 아날로그에 집착하는 사이 우리는 초고속인터넷망을 깔고 국가 고유의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인터넷 주권 확보에 많은 자본과 인재를 투자했다. 이 초기 인프라 투자는 우리 제조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자연스레 방위산업의 혁신으로 이어졌다. 일본보다 빨랐던 디지털 전환 덕분에 지금의 제조 경쟁력과 국방력을 갖춘 셈이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립과 방위산업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AI 활용 확대 등 발빠르게 움직여야 할 순간이다. 혁명을 슬기롭게 이겨 내는 모든 교훈은 언제나 역사에 새겨져 있다. 미래 대한민국의 안위가 AI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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