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은 방위산업의 날이다. 2023년 8월 ‘방위산업발전법’이 개정되면서 국가기념일이 됐다. 방위산업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방산업계 종사자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자는 목적이다. 이날은 『난중일기』에 기록된 거북선의 첫 출전일이기도 하다. 거북선이 상징하는 조선의 국토 수호의지와 독자적 기술력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고려했다고 한다.
지난 8일 그랜드하얏트 서울호텔에선 제1회 방위산업의 날 기념식이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K방산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 주듯 주최 측인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외에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주요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에 앞서 K방산 역사에 기록될 만한 기쁜 소식도 있었다. 지난 2일 폴란드와 현대로템이 65억 달러(약 9조 원) 규모의 K2 전차 수출 2차 계약 협상을 완료한 것이다. 해당 물량은 당초 지난해 계약이 끝났어야 했다. 하지만 국내 정치 상황과 폴란드 내부 사정 등으로 미뤄지다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협상이 마무리됐다.
양국은 정부 고위급이 참석한 가운데 이른 시일 내 계약식을 한다는 방침이다. 늦어도 오는 9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 전엔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방산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1000대에 달하는 이번 계약은 단일 건으로는 역대 최다 물량이다. 더 의미 있는 건 이번 물량 공급을 위해 현지에 공장을 짓기로 합의하면서 추가 계약 가능성을 열어 뒀다는 점이다. 실제로 방사청은 이번 협상 소식을 발표하며 “현지 생산거점 구축은 총괄계약에 포함된 K2 전차 1000대의 나머지 물량 후속 계약의 이행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 간 협상으로 진행되는 방위산업이 국내 산업의 주축으로 부상하면서 대통령 역시 큰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오후 방위산업의 날 기념식 이후 열린 ‘K방산, 미래의 길을 찾다’ 토론회에 직접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도 참여할 수 있는 방산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정부가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방사청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방산 수출액은 95억 달러를 기록했다. 연초만 해도 200억 달러를 내세웠지만, 폴란드 K2 전차 등 2차 계약 물량이 지연되면서 목표액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2023년 135억 달러 수출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했다.
이에 방사청은 2025년 수출 목표액을 제시하는 데 다소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다만 올해는 폴란드 K2 전차 2차 수출 계약이 이뤄지는 만큼 반등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 3월 2025년도 연감에서 한국의 방산시장 점유율이 2.2%로 10위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방산 4대 강국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 정부 출범 초기 국가 차원에서 방산 지원을 언급한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실이 방산 전담비서관 신설을 공식화하는 등 앞으로 정부가 방산 수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가 목표로 하는 방산 4대 강국 달성은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와 우리 군 모두가 힘을 합칠 때 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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