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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화랑훈련을 통해 본 지역방위의 중요성

입력 2025. 07. 11   16:13
업데이트 2025. 07. 13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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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재 상사 육군51보병사단 비룡여단
한상재 상사 육군51보병사단 비룡여단

 


“인접 부대 내 테러 상황 발생! 기동중대 1개 소대 공중자산으로 긴급출동!”

항공유가 타는 내음을 맡으며 수리온으로 급하게 뛰어든 중대원들과 함께 날아오른 평택의 하늘은 쨍하고 더할 나위 없이 맑았다. 완전군장과 함께 로프 하나에 의지한 채 동승한 중대원들은 땀에만 젖은 게 아니었을 것이다. 묘한 긴장감, 고양감에도 함께 젖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화랑훈련 3일 차로 접어들고 있었다.

우리가 뛰어든 화랑훈련은 1997년 제정된 통합방위법에 따라 적의 침투 또는 국지도발과 같은 위협 등에 대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장을 중심으로 민·관·군·경·소방 통합방위태세를 확립하기 위한 훈련이다. 격년으로 실시하는 화랑훈련이 군 생활 중 8차례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새롭고 어렵게 느껴진다.

대학생 시절 군사학 과목에서 배운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에 쓰였던 ‘전장환경의 불확실성’이 매번 떠오르는 훈련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다변화·고도화하는 적의 도발 양상이 훈련마다 가미되고 있어서인 듯하며, 이에 따라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 변화가 요구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훈련이라고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철저히 준비했던 계획과는 다르게 가시화된 현장 실루엣은 간부로서 다양한 작전환경을 고려하고 주도면밀한 계획, 전술적 행동이 수반된 예행연습이 지속해서 요구된다는 것을 통감했다. 그리고 우리 부대가 위치한 지역 특성상 국가중요시설뿐만 아니라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무차별 테러, 즉 소프트타깃의 방호작전 등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훈련이었다.

한편 지금 이 시각에도 북한군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이란 전쟁, 인도·파키스탄 분쟁 등을 통해 다양한 전기전술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는 직접적인 병력 파견을 통해 실전 경험을 쌓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전개되는 세계 속 전장에서 전천후 다양한 전술적·전기적 대응 방법은 위기의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군과 현재 땀 흘리며 화랑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우리 부대에 필수 불가결하게 다가오고 있다.

이번 훈련을 통해 내가 속한 기동중대는 여단의 전·평시 임무의 중요한 주축으로 지휘관이 사용할 수 있는 최정예이자 전장의 게임체인저 제대로서 다양한 임무와 환경에 적응하고, 지상전의 우세를 달성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파부침주(破釜沈舟) 정신으로 전장을 지배하라’는 나의 군 생활 다짐처럼 우리 기동중대의 역할과 책임을 다한다면 지역방위사단의 기동중대로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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