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지난달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호국보훈의 달, 대통령의 초대행사’에 참석했다. 6·25 참전유공자의 손녀로, 유공자분들께 전하는 감사편지 낭독을 맡았다.
국가유공자란 국가를 위해 공헌하거나 희생한 사람을 통칭하는 단어다. 할아버지께서는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 참전하셨고, 이후 그 공로로 참전용사증서와 국가유공자증서를 받으셨다. 할아버지께서는 매년 6월이 되면 양복을 갖춰 입으신 뒤 참전용사 모자를 쓰시고, 6·25 행사에 참석하러 나가시곤 했다.
올해는 할아버지를 대신해 행사에 참석했다. 행사에 함께하신 참전유공자분들의 모습을 보니 할아버지 생각이 났다.
초등학교 3학년 때쯤 할아버지와 경기 파주시를 간 적이 있다. 임진각에서 할아버지와 같이 ‘철마는 달리고 싶다’란 글귀가 적힌 열차를 보고, 군인처럼 경례도 해 보며 사진도 찍은 추억은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기억 중 하나다.
그날 할아버지께서는 6·25전쟁 당시의 이야기를 해 주셨다. 할아버지께선 6·25전쟁 때 가족과 대한민국을 지키고자 북한군에 맞서 총을 드셨고, 옆에서 스러져 가는 전우들의 모습을 보며 슬픔을 느낄 새도 없이 싸우러 나가셨다고 했다. 치열한 격전 속에 할아버지께서는 부상당해 치료받으셨고, 그때의 감사함을 잊지 못한다고 말씀하셨다.
어린 마음에도 전쟁의 참혹함이 느껴졌고,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더 힘을 더 길러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전쟁 중 할아버지를 치료해 주셨던 누군가처럼 타인을 돕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그때의 마음이 지금까지 이어져 4년간의 간호사관생도 생활을 마치고 올해 소위로 임관했다. 할아버지께서 보여 주신 호국정신을 이어 대한민국 장교가 됐다는 데 자부심을 느꼈다. 그 자부심으로 현재 국군홍천병원에서 내외과간호장교로 근무하면서 훈련 도중 다치거나 질환에 걸린 장병들을 간호하는 데 힘쓰고 있다.
할아버지께서 지어 주신 ‘다스릴 윤(尹)’ ‘상서로울 서(瑞)’, 나라에 힘이 되라는 ‘윤서’라는 이름에 걸맞게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누구보다 앞장설 수 있는 간호장교가 되고 싶다. 국가를 지켜 낸 영웅들의 용기·헌신을 본받아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든든한 군인이 돼야겠다.
마지막으로 할아버지와 같이 우리나라를 위해 헌신한 참전유공자·국가유공자분들께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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