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75주년 특집 라디오 방송 ‘어머니는 전쟁 영웅’이란 프로그램에 사단 장병 대표로 참석하는 영광을 누렸다. 원주보훈요양원에서 이뤄진 이번 방송은 올해 101세를 맞으신 6·25전쟁 참전용사 안옥윤 여사와 그 가족의 이야기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온몸으로 살아 내신 분들의 삶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녹화 시작을 알리는 큐사인과 함께 안 여사의 두 따님과 사위분께서 빈 휠체어를 끌고 무대에 오르셨다. 원래는 안 여사께서 자리에 함께하실 예정이었으나 녹화 며칠 전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참석하지 못하셨다는 소식에 제작진은 안 여사와 따님이 지난봄 요양원 정원을 산책하며 나눴던 대화를 들려줬다. 흐드러지게 핀 꽃들을 보며 “청춘이 돌아온 것 같아”라고 말씀하시던 어르신의 목소리에서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치 않는 삶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안 여사는 강원 영월경찰서에서 여경으로 근무하다가 전쟁이 발발하자 포항전투 등 전장에 참전하셨다고 한다. 방송은 안 여사뿐만 아니라 미군 부대에서 유격군으로 참전하셨던 오용녀 여사, 간호사로 일하다가 전선에서 고귀한 생명을 살리셨던 박춘화 여사, 정훈공작 활동 중 장렬히 전사하신 고(故) 곽용순 여사와 이름 없이 스러져 간 수백 명의 여성 학도의용군 등 잊혀선 안 될 수많은 여성 영웅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특히 마지막 순서로 안 여사의 둘째 따님께서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어머니께 보내는 편지를 읽어 내려갈 때 스튜디오는 숙연함으로 가득 찼다. 딸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어머니를 향한 존경과 사랑, 그 속에 담긴 그리움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던 듯하다.
근무 중인 육군36보병사단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지난 11일 참전용사와 보훈단체를 초청해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또한 지난 24일에는 6·25참전유공자회 원주시지회장인 참전영웅 손희수 옹을 초청해 특별강연을 했다. 손옹의 강연은 장병들에게 역사의 산증인이 들려주는 생생한 경험을 통해 나라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고, 앞으로 우리가 지켜 나가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깊이 성찰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6·25전쟁 75주년을 맞아 진행된 특집방송, 참전용사 초청행사, 특별강연과 같은 활동은 의례적인 행사를 넘어 참석한 모든 이가 보훈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다시금 일깨우는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일상 속 살아 있는 보훈, 모두의 보훈’이라는 슬로건처럼 과거의 영웅들이 지킨 역사가 바로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번영이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는 오늘의 우리가 그분들의 헌신을 기억하고, 그 숭고한 정신에 보답하며, 미래 세대에게도 보훈정신을 면면히 실천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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