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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감시대의 꺼지지 않는 등대

입력 2025. 06. 26   16:20
업데이트 2025. 06. 2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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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중위 해군2함대
최재원 중위 해군2함대



2002년 6월 29일 연평도 서방 북방한계선(NLL) 해역에서 적의 기습적 도발에도 임전무퇴의 기상으로 조국의 바다를 지킨 제2연평해전 영웅들의 숭고한 정신은 우리 해군의 가슴에 새겨져 있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293감시대 상황실에는 ‘NLL은 당직자가 지킨다’는 명패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붙여져 있다. 293감시대는 NLL과 1마일(약 1.6㎞)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서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지는 부대다. 우리 장병들은 한순간도 방심하지 않고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며 철통같이 서해를 사수하고 있다.

감시대에서 근무하다 보니 NLL 인근에서 발생한 상황으로 인해 실전 전투 배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적 함정의 기동 패턴을 여러 감시장비로 분석하고, 우군 전력·연평부대와 신속한 정보 교환을 함으로써 전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상황 종료 시까지 상황실 당직자를 포함한 모든 감시대원이 숨죽이고 오롯이 자신의 임무에 몰두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우리 감시대 부대원들은 매년 전·후반기 꽃게 성어기 작전을 통해 타국 어선의 불법조업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국민의 생명·재산을 보호한다는 사명감과 항상 실전에 임한다는 책임감으로 임무 완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 감시대뿐만 아니라 모든 부대와 군인들 간에는 서로를 배려하고 아끼는 전우애가 반드시 필요하다. 제2연평해전 당시 “전우를 먼저 치료해 달라”는 고(故) 박동혁 병장이 의무병에게 남긴 말은, 생사의 경계에서조차 전우를 먼저 떠올린 해군의 진정한 전우애를 보여 준다.

우리 부대에도 끈끈한 선후임 관계를 바탕으로 한 이러 전우애가 있다고 자부한다. 작전 임무 수행 중 표적 관리 및 감시장비 운용에 다소 미숙한 후임들을 위해 선임들은 쉬고 싶은 마음을 뒤로하고 당직시간 외에도 상황실에 남아 후임들의 임무 능력 향상을 위해 본인의 노하우를 공유한다. 또 주말에는 마을에 나가 후임들에게 맛있는 밥 한 끼를 사 주며 격려하는 선임들의 모습을 볼 때 전우를 먼저 생각한 박 병장의 마음이 이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293감시대는 1964년 6월 창설돼 올해로 61주년을 맞는 대한민국 해군 내 가장 오래된 감시대다. 창설 이후 지금까지 변함없이 굳건한 대비태세를 유지하며 조기경보 임무를 완벽히 이행 중이다. 293감시대는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바탕으로 적의 도발을 가장 먼저 마주하고 승리를 위한 초석을 다진다는 사명감으로 제2연평해전을 비롯, 선배 전우들이 피로 지켜 낸 NLL을 반드시 사수해 대한민국 안보와 국민의 행복한 일상을 보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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