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6·25전쟁 중요 역사기록물 복원사업’ 현장 공개
높이 1.6m 작전지도 등
군사기록물 4만여 점
성공적 복원 완료
당시 이동 경로 한눈에
클리닝→메움→탈산
내구·보존성 높여
역사 계승 자료 활용
육군은 6·25전쟁 75주년을 맞아 당시 작전계획과 전투상황 등을 상세히 기록한 희귀 자료를 공개했다.
육군은 24일 “기록정보관리단 주관으로 국가등록문화재 제787호로 지정된 6·25전쟁 군사기록물 8만1420점을 복원 및 영구보존을 추진하는 ‘중요 역사기록물 복원사업’을 2020년부터 2032년까지 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4만422점의 자료를 성공적으로 복원했다”고 밝혔다.
국가등록문화재 제787호는 6·25 중 육군본부와 군단·사단·후방부대 등에서 작성한 기록물이다. 기록물은 전투를 수행하기 위해 세부적으로 작성한 작전계획·명령·지시, 전투 경과를 상세히 보고한 전투상보(전투가 끝난 후 작성하는 공식 보고서), 작전일지, 진중일지(부대 일상 활동과 장병 개개인이 수첩 등에 기록한 내용을 묶은 일지), 무용담 등을 아우른다.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후세 사람들의 이해를 돕는 귀중한 원천자료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록물이 시간이 지나면서 바스러지고 오염·변색되는 등 많이 훼손됐다. 기록정보관리단은 클리닝, 결손부 메움, 탈산(산성화된 기록물을 약알칼리성 액체에 침전시켜 중화함으로써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 등으로 자료의 내구성과 보존성을 높인 다음 서고로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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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는 낙동강방어전투, 다부동지구전투, 백마고지전투 등에서의 적 상황과 지형, 작전계획, 부대 배치 등을 상세히 기록한 자료가 눈길을 끌었다. 이 중 크리스마스고지전투 기록은 치열했던 고지전 모습을 생생히 보여준다. 국군은 1951년 12월 25일부터 정전협정 체결 직전인 1953년 6월 22일까지 강원 양구군 북방 1090고지에서 고지 주인이 수십 번 바뀔 정도로 적과 혈전을 치렀다.
국군7·20사단 장병들은 돌산이라 진지를 구축하기도 힘들었던 1090고지와 그 일대를 사수하기 위해 백병전, 유인격멸, 진내사격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웠다. 이날 공개된 작전요도와 상황일지에는 당시 국군의 모습이 고스란히 기록됐다. 높이 1.6m, 폭 90㎝에 달하는 작전지도도 눈길을 끈다. 지도는 전쟁이 시작된 1950년 6월 25일부터 2년여 동안 6사단 지휘소의 이동 경로를 기록한 자료로 사단의 진격과 후퇴, 치열한 공방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 밖에 1951년 12월 ‘중공군 3차 공세’ 전 미8군사령관이 미군과 국군에 하달한 작전명령, 화살머리고지전투 작전개요와 전투병력배치도, 학도병 참전으로 유명한 장사상륙작전 작전명령 등도 공개했다.
황해도에서 활동한 구월산유격대 전투상보와 장병들이 개인 수첩에 기록한 내용을 모은 진중일기 66건 등 복원 중인 기록도 선보였다.
육군은 복원을 끝낸 자료를 디지털화 과정을 거쳐 57권의 ‘6·25전쟁 사료’로 제작했다. 해당 자료는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 등에서 열람할 수 있어 연구자들의 전쟁사 및 학술·기록학 자료로도 쓰이고 있다. 국방부의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사업’과 육군의 ‘6·25전쟁 무공훈장 찾아주기 사업’ 기초자료로도 활용 중이다.
주용선(군무부이사관) 기록정보관리단장은 “중요 역사기록물 복원사업은 육군 기록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후대에 역사를 계승할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사업”이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소중한 기록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육군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더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한영 기자/사진=육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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