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월선자 발견·유도·통문 개방·포박·이송 ‘일사천리’

입력 2025. 06. 24   16:48
업데이트 2025. 06. 2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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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6보병사단 용문산여단 백호대대의 ‘GOP 완전작전’ 현장

영상감시병 중·근거리 카메라 활용

눈앞 조그만 움직임도 놓치지 않아
야간투시경 등 장비·임무 숙지 확인
총기 안전검사 후 꼼꼼히 철책 점검
GOP 근무 장병 “최전선 생활은 행운”

 

6·25전쟁 중 육군6보병사단 용문산여단의 활약은 눈부셨다. 여단은 개전 직후 춘천·홍천전투에서 성공적인 지연전을 펼쳐 적의 춘천 점령을 늦추는 데 이바지했다. 1951년 5월에는 중부전선 요충지 용문산 일대에서 중공군 최정예 3개 사단의 공격에 맞서 대승을 거뒀다. 70여 년 전 선배 전우들이 이룩한 빛나는 업적을 이제 후배들이 잇고 있다. 2015년 8월 일반전초(GOP) 경계전담부대로 지정된 뒤 완전작전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백호대대가 그중 하나다. 글=최한영/사진=김병문 기자

 

육군6보병사단 용문산여단 백호대대 장병들이 철책 점검을 하고 있다.
육군6보병사단 용문산여단 백호대대 장병들이 철책 점검을 하고 있다.

 


지난 18일 백호대대 O소초 막사에 사이렌이 울렸다. “훈련 상황. OO시OO분부로 월선자 발견. 월선자 유도작전 시행. 이상.” 생활관에서 대기하던 병사들이 부리나케 복장과 장비를 갖추고 통문 쪽으로 뛰어갔다. 박준서(중위) 소초장은 어느새 감시초소에 올라 작전을 지휘하기 시작했다.

월선자 역할을 한 장병은 흰색 수기를 흔들고 있었다. 귀순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소초원들은 박 중위 지휘에 따라 물샐틈없는 경계 속에서 통문을 열고, 월선자를 포박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물품을 회수하고 안대까지 씌워 이송했다.

소초 막사에서는 영상감시병이 중·근거리 카메라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카메라와 열상감시장비(TOD) 등으로 구성된 과학화경계시스템은 상황 발생 시 식별에서 판단까지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한다. 영상감시병은 눈앞 모니터 속 조그만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있었다.

감시장비가 발전했다고 해도 철책 이상 유무를 두 눈으로 확인하는 일은 필수다. 철책 점검을 포함한 야간 임무에 투입될 장병들이 군장검사를 위해 박 중위 앞에 섰다. 박 중위는 소초원들 사이를 오가며 야간투시경 등의 장비와 임무 숙지상태를 꼼꼼히 확인했다. 철책 점검에 나서는 장병들의 긴장도가 높아 보였다. 실탄과 수류탄을 지니기 때문이다. 장병들은 총기 안전검사까지 마친 뒤 철책 점검을 위해 발걸음을 뗐다.

 

 

장병들이 ‘월선자 유도작전’ 훈련을 하고 있다.
장병들이 ‘월선자 유도작전’ 훈련을 하고 있다.

 

야간투시경 이상 유무를 점검하는 장병들.
야간투시경 이상 유무를 점검하는 장병들.



적에 대한 강한 억제력으로 작용 

대대가 10년 가까운 완전작전 기록을 달성 중인 바탕에는 장병들의 노력이 있었다. 박 중위는 임관 후 대대로 전입해 3개월간 정찰소대장을 한 뒤 소초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최전선에서 군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게 행운”이라며 “대대원 모두의 노고가 대한민국의 내일과 평화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이들도 높은 책임감과 사명감이 돋보였다. 이태형(중사·진) 박격포부소대장의 외할아버지는 6·25전쟁 참전용사이자 화랑무공훈장 수훈자인 고(故) 김장태 옹이다. 이 중사(진)는 “70여 년 전 할아버지가 이곳에서 적과 맞서 싸웠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연년생 형제 허주원·주성 일병은 지난해 12월 아버지가 군 생활을 했던 사단에 동반 입대한 뒤 GOP 경계부대 근무를 자원했다. 한국과 미국 복수국적자인 손준영 일병은 55보병사단에 입대했지만 보충병 선발제도로 6사단에 지원했다. 자대 배치 과정에선 최전방을 수호하고 싶은 마음에 GOP 근무를 자원했다.

이동현(중령) 대대장은 “우리의 존재가 적에 대한 강한 억제력으로 작용한다”며 “‘매일 하게 돼 있는 것을 매일 잘하는 부대가 강한 부대’라는 사단장님 신념을 토대로 각종 훈련과 작전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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