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베트남전 참전 할아버지
아들 이어 손자까지 군문의 길로
진정한 영웅께 존경의 마음 전하고파
1929년 11월 23일, 전남 영암 시골 마을에서 한 소년이 태어났습니다. 일찍이 부모님을 여읜 소년은 형과 함께 낡은 자전거로 신문 배달을 하며 생활비와 학비를 벌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소년은 좌절하지 않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학업에 정진해 마침내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기적을 이뤄 냈습니다.
꿈같은 시간도 잠시, 1950년 비극적인 6·25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조국의 위기 앞에서 그는 망설임 없이 병으로 육군에 입대했습니다. 그로부터 1년 뒤 국가를 향한 뜨거운 애국심으로 갑종장교로 임관해 본격적인 군인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베트남전쟁이 일어났을 때는 2년간 낯선 땅에서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수호하고자 피땀을 흘렸습니다. 귀국 후에는 상무대에서 교관으로 후배 장병들을 양성하면서 국가 안보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전역 후에도 국가를 향한 열정과 헌신은 식지 않았습니다.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면서 제자들에게 군 간부의 꿈을 심어 줬고, 많은 제자가 그의 뜻을 이어받아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으로 성장했습니다. 그의 삶은 대한민국을 위한 헌신 그 자체였습니다.
베트남전 참전으로 얻은 고엽제 후유증은 일생을 힘들게 만들었고, 원발성 폐암으로 수년간 투병하던 중 1996년 그의 빛나는 생은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그의 뜻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멋지고 늠름한 군복 입은 모습을 보며 자란 그의 아들 또한 자연스레 장교의 길을 택했고, 두 손자도 육군 장교와 공군 부사관으로 그 뜻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상은 저의 할아버지 이야기입니다. 특히 그의 첫 손자로서 할아버지 품에서 전쟁의 참혹함과 잔인함을 생생하게 전해 듣고, 우리나라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굳은 신념을 갖게 됐습니다. 그렇게 학군장교로 임관해 전후방 각지와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 등을 거쳐 현재 육군소령으로 중서부 최전방을 수호하는 무적태풍부대에서 임무를 수행 중입니다.
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소년의 삶은 애국심과 충성심이 얼마나 숭고한 가치인지, 우리의 임무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일깨워 줍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그냥 얻어진 게 아닙니다. 선대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의 역사를 기억하고 미래를 책임지는 자랑스러운 국군 장병이 돼야 할 것입니다.
호국보훈의 달이 돌아오면 더 간절히 생각나는 자랑스러운 할아버지와 이 땅의 자유·평화를 위해 헌신하신 선배 전우님께 진심 어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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