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외국어 영어로 읽는 손자병법

시작과 끝,인포메이션 사람이 정보다…사람을 읽어라

입력 2025. 06. 24   16:19
업데이트 2025. 06. 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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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읽는 손자병법 - 지혜로운 장수는 정보 운용의 대가다 

손자병법의 마지막 장 ‘간첩의 운용’, 정보전 본질 꿰뚫어
스파이는 아군의 손실 줄이는 인간 레이다
운용할 때 단순 명령·금전보다 리더의 품격·비전이 더 효과적

 

故惟明君賢將, 能以上智爲間者, 必成大功. 此兵之要, 三軍之所恃而動也 (고유명군현장, 능이상지위간자, 필성대공. 차병지요, 삼군지소시이동야)

오직 명석한 군주와 현명한 장수만이 뛰어난 지혜로 간첩을 써서 대업을 성취할 수 있다.
이러한 용간·첩보전이 용병의 요체이니 전군이 첩자가 제공하는 정보에 의지해 움직이는 것이다. 

Therefore, only wise rulers and shrewd generals can achieve great success through the use of spies and their exceptional intelligence. Spies are a most important element in war; the entire army relies upon them to make of its every move.

 

오늘날의 전쟁은 물리적 충돌보다 정보전·사이버전·심리전이 중심이다. 현대의 지휘관은 전투지휘뿐만 아니라 정보를 통제하고 전략을 완성할 줄 아는 감각을 갖춰야 한다. 미군의 사이버 작전 모습. 미 사이버사령부 홈페이지 캡처
오늘날의 전쟁은 물리적 충돌보다 정보전·사이버전·심리전이 중심이다. 현대의 지휘관은 전투지휘뿐만 아니라 정보를 통제하고 전략을 완성할 줄 아는 감각을 갖춰야 한다. 미군의 사이버 작전 모습. 미 사이버사령부 홈페이지 캡처



전략의 정점은 사람을 통한 정보다

『손자병법』 마지막 장은 ‘용간(用間)’, 즉 간첩의 운용(the employment of spies)을 다뤘다. 손자가 2500년 전에 쓴 전략서의 끝을 간첩으로 맺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significant). 손자는 지혜로운 군주(prudent ruler)와 현명한 장수(wise general)만이 간첩을 쓸 수 있다고 했다. 간첩 운용이 단순한 책략이 아니라 전쟁을 통찰하는(grasping the nature of war) 고차원의 지혜(profound wisdom)라는 선언이다.

간첩은 단지 정보를 수집하는 수단이 아니다. 그 존재는 전장의 흐름을 읽고(grasp the dynamics of the battlefield), 상대의 약점을 찌르고(strike at the enemy’s weakness), 아군의 손실을 줄일 수 있게 해 주는 나침반이다. 그들은 전쟁의 앞날을 보여 주는 인간 레이다(human radar)이며, 한 줄의 정보가 수천 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

그런 간첩을 잘 운용하려면 단순한 명령이나 금전이 아닌 리더의 품격과 비전(the dignity and vision of a leader), 사람을 다룰 줄 아는 정교한 인격의 리더십(refined leadership of character)이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간첩 운용이 승리의 발판이 된다

손자는 정보전의 본질(the essence of information warfare)을 꿰뚫고 있다. 이것이 전쟁의 요체(the core of warfare)이며, 삼군이 정보에 의지해 움직이는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은 곧 전쟁의 시작과 끝(the beginning and end of war), 승패의 향방(the direction of victory or defeat)은 정보에 달려 있고, 그 정보는 간첩이 제공한다는 것이다.

특히 오늘날의 전쟁(modern warfare)은 물리적 충돌(physical clash)보다 정보전, 사이버전, 심리전이 중심이다. 적의 전략을 사전에 읽고 차단하며, 우리의 의도를 숨기고 역정보(counterintelligence)를 유도하는 모든 작업은 고도로 숙련된(highly skilled) 현대판 간첩(사이버 요원, 내부 고위 인사 등)과 SNS 영향력자들에 의해 이뤄진다.

현대의 지휘관은 전투지휘뿐만 아니라 정보의 유통을 통제하고(control the flow of information), 사람을 통해 전략을 완성할 줄 아는 감각(a sense for completing strategy)을 갖춰야 한다. 정보는 단지 ‘자료’가 아닌 전략적 결정자(strategic decision-maker)의 눈이며, 그 정보를 수집하는 자가 바로 간첩이다.


6·25전쟁 75주년, 칼럼 연재를 마치며

오늘은 2025년 6월 25일, 6·25전쟁이 발발한 지 정확히 75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날 새벽 예고 없이 시작된 전쟁은 우리 민족의 존립을 위협했고, 그 치열했던 전장은 오늘날까지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있습니다.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군인에게 가장 본질적인 공부는 ‘전략’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영어로 읽는 손자병법’을 게재하며 장병 여러분과 함께한 시간은 저에게도 큰 영광이자 깊은 배움의 여정이었습니다. 매회 칼럼에서 전략의 정수와 인간에 관한 통찰을 담고자 애썼습니다만, 언제나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그럼에도 이 글들이 전략적 사고의 지평을 넓히고, 영어 실력을 기르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기를 기대합니다.

비록 이 칼럼은 오늘로 마무리되지만, 장병 여러분의 전략 및 영어 공부는 지금부터가 진정한 시작입니다. 전략은 전쟁 전에 필요하고, 전쟁 중에는 빛을 발하며, 전쟁 후에도 끝없이 살아남는 ‘지속되는 지혜’입니다. 진정한 리더는 그 지혜를 평생 탐구하며 성장해 갑니다.

그동안 함께해 주신 장병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언제·어디서든 여러분 모두가 지피지기(知彼知己)와 선승(先勝)의 통찰을 품은, 시대를 이끄는 진정한 전략가로 자리매김하길 바랍니다.

선승이후구전(先勝而後求戰)! 이겨 놓고 싸우십시오. 여러분 모두 선승의 전략가이자 전사(Warrior)로 우뚝 서길 기원합니다.

 

필자 이용재 예비역 육군대령은 유엔본부 군사부 현행작전팀장 등을 지내고 주한미군사령부 선임전략고문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어 손자병법』 등이 있다.
필자 이용재 예비역 육군대령은 유엔본부 군사부 현행작전팀장 등을 지내고 주한미군사령부 선임전략고문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어 손자병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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