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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생활의 시작은 복명복창부터(復命復唱)

입력 2025. 06. 20   16:40
업데이트 2025. 06. 2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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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권 대령 육군보병학교
서일권 대령 육군보병학교



신임 장교 여러분, 국토 방위의 소임을 다하고자 대한민국 장교의 길을 선택한 용기에 찬사를 보냅니다. 여러분은 지난 16주간 해당 병과학교에서 야전 임무 수행에 필요한 전술지식과 전투지휘 능력을 구비하고 소대장(참모)으로서 첫발을 내딛게 됩니다. 여러분에게 군 생활의 기본인 ‘복명복창(復命復唱)’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복명복창이란 상급자가 내린 명령, 지시를 되풀이해 말하는 겁니다. 복명은 명령을 받은 사람이 해당 내용을 수행한 뒤 상관에게 다시 보고하는 것, 복창은 명령받은 즉시 그 내용을 반복해 얘기함으로써 정확하게 전달됐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상급자는 자신의 명령을 잘 이해하는지 확인·정정할 수 있으며, 하급자는 자기가 뭘 들었는지 확인받으며 그 시행을 다짐할 수 있습니다. 그 안에는 지휘의 명확성, 정확한 의사소통, 책임감 향상, 사고 예방, 업무의 효율성 증가 등 지휘통제의 핵심 원칙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복명복창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복명복창의 3단계 원칙을 제시해 보겠습니다. 1단계는 상급자에게 명령이나 지시를 받은 즉시 반복합니다. 예를 들면 상급자로부터 “○○일 ○○시○○분까지 ○○고지를 점령 후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은 즉시 수명자는 “네, ○○일 ○○시○○분까지 ○○고지를 점령하고 보고하겠습니다”라고 보고(복창)합니다.

2단계는 수명자가 임무를 완수한 뒤 “○○일 ○○시○○분까지 ○○고지를 점령했습니다”라고 상급자에게 보고(복명)합니다. 통상 복명복창은 2단계에서 종결되지만, 중요한 임무나 명령일 경우 상급자가 한 번 더 확인하도록 하는 3단계 추가 확인 절차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현장에서 용사들과 동고동락(同苦同樂)하면서 현장을 지휘하게 됩니다. 지휘자가 복명복창을 철저히 실천하면 용사들도 그것을 당연한 군대문화로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지휘자인 여러분이 절차를 무시하면 용사들도 기본을 경시하게 됩니다. 여러분이 지키는 습관 하나가 부대의 기준을 세웁니다.

군은 작은 것 하나도 소홀히 해선 안 되는 조직입니다. 정확한 지시, 철저한 보고, 단정한 태도 등 이 모두가 기본에 충실한 군인정신에서 비롯되며, 현장에선 상호신뢰와 강한 전투력 발휘로 연결됩니다. 복명복창이라는 작은 습관을 기름으로써 상급자나 부하들로부터 신뢰받는, 기본이 강한 멋진 장교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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