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방사청, 신형 호위함 ‘경북함’ 진수
전투체계·탐지장비·무장 등 국산화
첨단 다기능위상배열 레이다 등 탑재
SK오션플랜트서 군함 성공적 건조
시험평가 거쳐 내년 6월 해군 인도
해양주권 수호 핵심 전력 활약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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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양주권 수호 핵심 전력이 될 최신예 3600톤급 호위함 경북함(FFG-829)이 첫 기적을 울렸다. 경북함은 우리 해군이 운용 중인 호위함(FF)과 초계함(PCC)을 대체하는 울산급 배치(Batch)-Ⅲ 2번함이다.
해군과 방위사업청(방사청)은 지난 20일 경남 고성군 SK오션플랜트에서 경북함의 진수식을 개최했다. 장마전선으로 인해 전국에 거센 빗줄기가 쏟아졌지만, 진수식이 열린 현장은 마치 경북함의 밝은 앞날을 축복하듯 맑은 날씨를 보였다.
양용모 해참총장 등 140여 명 참석
경북함이 드넓은 남해를 배경으로 웅장한 자태를 뽐낸 행사에는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을 주빈으로 방극철 방사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 이승철 SK오션플랜트 대표이사 등 민·관·군 관계자 14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국민의례, 사업 경과 보고, 함명 선포, 기념사, 유공자 포상, 축사, 진수 및 안전항해 기원 의식 순으로 진행됐다.
양 총장은 축사에서 “경북함은 대한민국의 뛰어난 조선 기술과 국방과학 기술이 집약된 전투함”이라며 “우리 손으로 만든 최첨단 전투체계, 정밀 탐지 장비, 강력한 무장을 탑재해 국익과 국민의 생명을 바다에서 지키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명 선포는 김태훈(소장)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이 했다. 함명은 지난해 11월 함명 제정위원회에서 결정됐다. 경북함의 함명은 이번이 세 번째다. 최초는 미 해군으로부터 인수해 1967년 취역한 호위구축함(PG-85)이다. 이어 국내 기술로 건조한 호위함(FF-956)이 함명을 이어받았다. 1986년 취역한 두 번째 경북함은 34년간 우리 해군의 주력 전투함으로 활약한 뒤 2019년 전역했다.
진수식에서는 여성이 진수줄을 절단하는 전통에 따라 주빈인 양 총장의 부인 최혜경 여사가 손도끼로 함정에 연결된 줄을 잘랐다.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끊듯 새로 건조한 함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다. 이어 양 총장 내외 등이 가위로 오색테이프를 잘라 샴페인 병을 선체에 부딪쳐 깨뜨리는 안전항해 기원 의식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국내 개발 최첨단 복합센서마스트 적용
경북함은 길이 129m, 폭 14.8m, 높이 38.9m 규모다. 함정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전투체계뿐만 아니라 주요 탐지 장비와 무장을 국산화하는 등 대한민국의 우수한 방산 능력이 집약됐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다기능위상배열(MFR) 레이다다. 4면 고정형인 다기능위상배열 레이다는 이지스 레이다와 같이 전방위 대공·대함 표적 탐지·추적은 물론 다수 대공 표적에도 대응할 수 있다. 대공전 능력이 대폭 향상된 것. 기존 Batch-Ⅰ(인천급)과 Batch-Ⅱ(대구급) 호위함은 회전형 탐지 레이다와 추적 레이다를 별도 운용한다.
특히 마스트는 첨단과학 기술을 집약한 복합센서마스트(ISM) 방식을 적용했다. ISM은 4면 고정형 다기능위상배열 레이다와 적외선 탐지·추적 장비를 포함하며, 스텔스형 설계를 반영했다. 앞선 Batch-Ⅱ 함정은 1면 회전형 레이다를 갖췄다.
HED 2대 장착…고정형 소나 등 운용
추진체계는 대구급과 같은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로 수중 방사소음을 최소화했다. 가스터빈 1대와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체계(HED) 2대가 장착됐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고정형 소나(HMS)와 예인형 선배열 소나(TASS)를 운용해 대잠전 능력도 뛰어나다.
무장은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 △5인치 함포 △대함유도탄방어유도탄 △전술함대지유도탄 △함대함·함대공 유도탄 △장거리 대잠어뢰 및 경어뢰 △국내 개발 근접방어무기(CIWSⅡ) 등을 장착한다.
경북함은 시험평가 기간을 거쳐 내년 6월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며, 이후 전력화 과정을 통과하면 작전 배치된다.
방극철 방사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은 “경북함은 첨단과학 기술 기반의 다기능위상배열 레이다를 탑재한 최신예 호위함”이라며 “새로운 조선소에서 군함을 성공적으로 건조해 조선산업의 기술력과 방위산업의 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글=서현우/사진=이경원 기자
Batch는 동일 함형의 진화적 성능 향상 단계
Batch는 같은 급(Class)의 함정을 건조하는 묶음 단위다. 함정에서 Batch를 쓰는 이유는 기획 단계부터 전력화 완료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체계를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도별 소요 제기를 적용하는데, Ⅰ→Ⅱ→Ⅲ으로 갈수록 함형 발전과 성능 진화가 이뤄진다.
Batch-Ⅰ은 2013년 인천함(2500톤급)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6척이 전력화됐다. 기존 호위함·초계함보다 방어 능력을 강화했고, 대잠수함 능력과 해상작전헬기 운용 능력도 키웠다. Batch-Ⅱ는 3100톤급으로 2023년 10월 춘천함을 해군에 인도하며 사업이 마무리됐다. 1번함인 대구함부터 경남함, 서울함, 동해함, 대전함, 포항함, 천안함, 춘천함 등 8척이 건조됐다. 1·2·5·6번함은 한화오션이, 3·4·7·8번함은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Batch-Ⅳ 건조도 진행 중이다. Batch-Ⅲ와 규모나 외형은 같지만, 통합기관제어체계를 국산화하는 등 성능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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