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신임장교를 통해 본 육군의 백년지대계

입력 2025. 06. 19   15:50
업데이트 2025. 06. 19   15:59
0 댓글
박효빈 대위 육군포병학교
박효빈 대위 육군포병학교



지난 3월 639명의 신임장교가 육군포병학교에 입교했다. 낯설고 긴장된 표정이었다. 교관들은 신임장교의 잠재력을 끌어내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며 25-1기 신임장교를 맞았다. 

신임장교과정 담임교관 임무를 수행하면서 중점을 둔 것은 ‘자율과 책임’이었다. 리더십이란 단순히 부하에게 명령하는 능력을 뜻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신임장교들이 권한보다 책임,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치고 리더로서 올바른 관점과 기준을 마련하길 바랐다.

포술1교육단 전 교관이 머리를 맞대고 훈육지침서를 마련했다. 자치근무제부터 학교생활, 교육훈련, 군사보안, 출타제도, 수료까지의 지침을 명문화하고 스마트러닝체계로 공유했다. 교육생들이 지침을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며 책임지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상급자의 단순한 지시나 통제가 아닌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리더십 함양을 유도한 것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신임장교들은 교관의 지시를 기다리는 태도에서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고 교육에 능동적으로 동참했다. 교육생들은 야간 개인 정비시간에 평일 외출도 가능하지만, 포술교육을 위한 야간 보충교육을 거의 매일 요청했다. 잘 모르는 부분은 상호 간 ‘또래학습(Peer Teaching)’을 하는 등 주도적으로 교육을 이끌었다.

또한 체력 향상을 위해 동기들끼리 수준별로 조를 편성해 아침저녁으로 자율 뜀걸음을 하기도 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이들이 리더로서 자질을 갖춰 나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어느덧 25-1기 신임장교들은 야전으로 나갈 준비를 마쳤다. 입교 때의 어리숙함은 사라지고, 자신감과 기대감이 깃든 표정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달라진 신임장교들을 보며 단장님께서 늘 강조하신 훈육관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육군포병학교 신임장교 지휘참모과정’은 화력전사 양성을 위한 직무보수교육뿐만 아니라 리더로서 갖춰야 할 사고방식과 태도를 정립하는 시간이며, 장교로서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여정의 시작이어야 한다. 포술·전술 등의 지식을 알려 주는 것을 넘어 군 선배로서 다양한 경험을 나누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올바른 방향’을 고민토록 하는 게 진정한 교관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한 명의 리더를 양성하려면 온 학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포병학교 모든 교관이 고민하면서 교육했기에 맡은 임무에 능동적으로 임하는 리더를 키울 수 있었다.

지금까지 열심히 갈고닦은 우리 신임장교들이 이제 저 푸른 야전에서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부하들에게서 존경과 신뢰를 받는 참된 장교로 거듭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육군의 미래를 이끌 이들의 힘찬 출발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25-1기 육군포병학교 신임장교 파이팅!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